[헤럴드POP=김지혜 기자] KBS2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자와 제작진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잘 나가던 드라마가 삐끗하면서 시청자들도 안타까움과 쓴소리를 토해내는 가운데 출연 배우도 입을 열었다.
'고려거란전쟁'에서 거란군 야율융서 역을 연기하고 있는 김혁은 24일 개인 SNS에서 최근의 논란을 언급하며 "동요되거나 이렇다, 저렇다 표현하지 않는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답답해서 저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고려거란전쟁'은 드라마다. 100% 역사 고증 프로가 아니라 고증을 토대로 재창조해서 드라마로 만들어가는 하나의 작품으로서 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드라마가 끝나지도 않고 진행 중인데 시청자 분들께 큰 혼란이 발생된다고 생각된다"고 우려를 표하며 "어제의 뼈를 스치는 추위 속에서도 저희 '고려거란전쟁'은 촬영을 감행하고 있다. 부탁드린다. 작품으로 봐달라. 이런 상황에 저희 배우들도 맡은 역할에 몰입해서 연기하기도 마음이 무겁다. 드라마 시작 전 양해 멘트가 왜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공영방송 50주년 특별기획으로 야심차게 출발한 KBS2 '고려거란전쟁'은 현종 김동준, 강감찬 최수종 등 주연들은 물론 양구 장군을 그려낸 지승현과 거란군 김혁, 김준배 등 조연들의 명품 열연이 더해지며 시청률 10%를 돌파, KBS 연기대상 7관왕에 빛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원작 소설을 쓴 길승수 작가가 양규 전사 이후 급작스럽게 달라진 전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강하게 비판하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마통사고', '금쪽이 현종' 등의 황당하다는 반응을 이끌며 가장 화두에 오른 현종의 낙마 장면에 대해 길 작가는 "원작 내용 중에는 없다"고 밝혔다.
또 누리꾼들과의 대화에서 "대하사극이 아닌 웹소설 같았다", "대본이 급하게 나오고 있고 수정 작업할 시간이 매우 촉박한 것이 원인이겠거니 한다. 대본작가가 일부러 원작을 피해 자기 작품을 쓰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현종 캐릭터를 제작진에 잘 설명해줬는데 대본작가가 본인 마음대로 쓰다가 이 사달이 났다"며 "앞으로 대본이 좀 나아지기를 기대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개연성 논란이 역사 왜곡으로 번져가는 분위기가 되자 드라마 제작진도 입을 열고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다시 설계된 이야기"라며 원작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작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전우성 감독은 길 작가가 자문을 고사했다며 "저와 제작진이 자신의 자문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고증도 없이 제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당혹감을 느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길 작가는 원정왕후 캐릭터의 방향성에 문제가 있으며, 자문 거절에 대해서는 제작진 측에서 보조작가가 할 일을 요구해 이를 따르지 않자 자문에서 제외된 것이라는 등의 폭로에 나섰다. 길 작가는 "지금이라도 사태를 거짓으로 덮으려고 하지 말고, '대하사극인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고려거란전쟁'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터져나오면서 불과 얼마 전까지 드라마를 잘 보고 있던 시청자들만 혼란을 느끼며 피해를 입게 됐다. 고증 오류에 대한 비판과 창작물로 봐야 한다는 두둔이 팽팽히 대립하는 가운데, 과연 향후 논란이 진화되고 '고려거란전쟁'이 다시 제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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