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박찬욱 감독이 오랜만에 글로벌 시리즈에 도전한 가운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1인 4역을 완성해낸 이유를 공개했다.
쿠팡플레이 독점 HBO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 '동조자'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려 박찬욱 감독이 참석했다.
'동조자'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를 다룬 작품.
무엇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1인 4역으로 화제를 모았다.
박찬욱 감독은 "원작 소설을 어떻게 각색할 것이냐를 논의하던 초창기에 떠올린 아이디어다"며 "3화에 등장하는 스테이크하우스 장면이 있는데 소설의 그 장면을 어떻게 각색할 것인가 논의하다가 한 자리에 모여 있는 백인 남성들, 즉 교수, 영화감독, CIA 요원, 하원의원이라는 중요한 인물들이 결국은 미국을 뜻하는 미국 시스템, 자본주의, 기관을 보여주는 네 개의 얼굴일 뿐이구나, 결국 하나의 존재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 점을 시청자가 단박에 알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각본을 쓸 것인가를 공동작가와 논의하다가 교묘하게 대사를 쓰고 하는 것보다도 제일 효과적인 건 한 명의 배우가 연기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까지 미쳤다"며 "이 이야기를 꺼내면 동료들이 미친 사람 취급할까봐 고민을 오랫동안 하다가 이야기를 꺼냈는데 다행히 좋은 반응을 보이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여러 역을 해낼 수 있는 백인 남성 중년 배우가 누가 있을까 고민이 됐다. 이 역을 다 합치면 등장 시간이 주연이나 다름 없다. 훌륭한 배우가 많아도 다양한 역할을 구별되게, 개성 강하게 표현하는 그런 류의 능력을 가진 사람은 막상 쉽게 찾기 어려울 텐데 희한하게도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다"면서도 "그러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TV시리즈를 한 적이 없고, 워낙 슈퍼스타라 큰 기대는 없이 보내나보자 하고 보냈는데 다행히 금방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서 신나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요즘은 한꺼번에 보는 걸 좋아하는 시대인 것 같다. 그런데 한주에 하나씩 기다렸다가 보는 재미도 꽤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내가 어릴 때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TV시리즈를 할 때는 그런 마음으로 만들게 된다. 어렸을 때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볼 때 마무리를 정확하게 안 짓고 궁금하게 하면서 끝나서 다음주가 기다려지고는 했다"며 "TV는 그 맛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난 그런 걸 좋아한다. 그것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한꺼번에 보는 것보다 기다렸다 보는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남의 나라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느껴지는 바가 클 것이다. 그런 것을 항상 생각하면서 봐주십사 한다. 우리도 전쟁을 겪지 않았나"라며 "유머가 많은 작품이다.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상황이나 비극적인 상황에서 나타나는 씁쓸한 유머 등 원작 소설과 비교해서 가장 노력한 부분은 코미디다. 여기서 웃어도 되나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웃으라고 만든 거다. 대폭소가 터질 만한 유머는 아니지만, 그 웃음 자체를 음미해가면서 보시면 더 재밌을 거다"고 귀띔했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후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자, BBC '리틀 드러머 걸'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한 글로벌 시리즈로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의 퓰리처상 수상작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 15일 1회가 공개됐으며, 이후 매주 1회차씩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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