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두나가 '고요의 바다'를 통해 배우로서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돌아봤다.
언제나 안주하지 않는 배우 배두나가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로 한국형 SF물에 도전, 또 한 번 한계 없는 배우임을 증명해냈다.
최근 헤럴드POP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배두나는 '고요의 바다'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배두나는 일찍이 할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 SF물을 경험해봤기에 여건상 한국형 SF물 제작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최항용 감독의 단편 영화 '고요의 바다'를 보고 완전히 매료돼 용기를 냈다.
"사실 감독님의 단편 '고요의 바다'가 졸업작품인데 굉장히 영리한 방법으로 몰입을 잘 시킨다 싶었다. SF물이지만 기술력이나 과학적인 부분보다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면서 몰입시키는 것에 완전히 반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주피터 어센딩'으로 외국에서도 SF물을 경험하다 보니 한국 예산으로 SF물을 만드는 게 가능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감독님의 단편을 보니 왠지 이 사람이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심리묘사가 중요한 작품이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
이어 "단편은 조금 더 시 같다. 넷플릭스 시리즈는 8부작이다 보니 소설이 될 수 밖에 없다. 길어지고, 설명이 많아지면서 볼거리 역시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배우들이 이 작품에 붙어줬다고 생각한다. 대원들로 나오는 배우들 다 너무 멋있어서 훌륭하다고 생각하면서 찍었다. 단편보다 더 풍부해지지 않았나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배두나는 극중 저명한 우주 생물학자 '송지안' 역을 맡았다. '송지안'은 다른 대원들이 임무에 매진하는 것과 달리 홀로 발해기지를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이다. 배두나는 최항용 감독을 모티브로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고 비화를 공개해 흥미로웠다.
"22살 때 박사 학위를 딴 천재 과학자니 감독님, 작가님과의 첫 미팅 때 과학적인 용어를 많이 쓰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었다. 그외에는 내가 주문한 것도, 감독님이 특별히 주문하신 것도 없다. '송지안'을 두고 연구실에서 연구만 하다 보니 사회성도, 사교성도 없는 은둔형 외톨이 같은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이야기하다가 감독님을 모티브로 삼았다. 감독님이 말수가 없으시기도 하고, 한 번도 자외선을 받아보지 못한 것처럼 하얘서 은은한 오타쿠 같은 느낌이 있다고 말씀드린 적도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언니와의 관계였다. '최국장'(길해연)과의 5년 전 장면을 초반에 찍은 덕에 캐릭터의 톤앤매너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심리묘사가 중요한 작품인 만큼 그런 부분이 쉽지 않았다고 솔직히 밝히기도 했다. "감정선으로 시청자들을 따라오게 해야 하는 포지션에 있어서 그것을 놓치고 가면 끝장이라는 부담감이 있었다. '송지안'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해야 하는데 그걸 섬세하게 잘 가져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었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놓치지 않도록 매신, 매컷을 중요시했다."
배두나는 이번 작품으로 우주복까지 입어보게 된 가운데 우주복 무게가 10kg에 달해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터. 그럼에도 동료 배우들 덕에 좋은 기억밖에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배우라는 직업의 좋은 점은 한 번 살면서 여러 가지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거다. '고요의 바다'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봐서 좋았다. 내가 입다입다 우주복까지 입어보구나 싶어 희열을 느꼈다. 감사한 인생이라는 생각을 했다. 무거워서 몸도 힘들고 괴로우려면 괴로울 수 있는 촬영이었는데, 배우들과의 케미가 좋아 재밌었다. 사진첩에도 내가 다 웃고 행복해하고 있는 사진만 있다. 서로 웃겨주려 노력하는 촬영장이라 힘들었던 기억은 거의 없고, 웃었던 기억만 남은 것 같다."
하지만 '고요의 바다'를 두고 호불호는 갈리고 있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지만, 생각보다 심심하다는 것. 이에 배두나는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최선을 다해 만족스럽다고 털어놨다.
"요즘은 1회부터 자극적으로 시선을 잡고 가는 작품이 많은데 우리는 사실 그런 공식을 따라가지 않았다. 우리 작품은 고요한데 안에서 소용돌이 친다. 외부에서 파도 치는 작품은 아니라 다른 관점으로 자극적인 걸 원하시면 안 맞을 수는 있을 것 같다.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조건 속에서 피땀 흘려 최선을 다해 굉장히 만족한다. 내 주변에서는 느리게 가는 것 같으면서 긴장감이 쪼여와서 다음 편을 안 볼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더라. 내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기도 해서 그게 제일 기분 좋았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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