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류승완 감독/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류승완 감독이 '모가디슈'를 극장에서 꼭 개봉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모가디슈'를 통해 지난 2017년 개봉한 '군함도'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모가디슈'는 지난해 겨울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개봉이 미뤄졌다가 올 여름 출격하게 됐고 200만 고지를 눈앞에 두며 의미 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헤럴드POP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류승완 감독은 '모가디슈'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모가디슈' 프로젝트는 덱스터 스튜디오가 류승완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하면서 성사된 가운데 원래 제목은 '탈출'이었으나 '모가디슈'로 변경됐다.

"덱스터 스튜디오가 갖고 있던 각본을 의뢰 받았다. 공교롭게도 내가 수년 전에 이 소재를 보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덱스터 스튜디오에 판권이 있다는 걸 알고 내 것이 아닌가보다 관심을 끊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프로젝트가 내게 온 거다. 처음에 받은 각본은 방향이 많이 달랐다. 목표 지점은 같으나 중간 과정이 되게 달랐다고 할까. 각색과 영화 완성하는 모든 것에 대한 자유권을 주신다면 해보겠다고 했고,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오케이했다."

이어 "상업적으로 보면 '탈출'이라는 제목을 쓰는 게 쉽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탈출'로 제목을 정하는 순간 관객들이 자칫 하면 미리 자신들이 원하는 영화를 그리고 들어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모가디슈라는 공간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요해서 고심하다가 제목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모가디슈' 포스터
영화 '모가디슈' 포스터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작품.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제작진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소말리아 국영TV 사장의 서적 자료, 종군 기자의 사진은 물론 한국 교환 학생으로 와 있는 소말리아 대학생, 군사전문가, 아프리카 관련 학과 교수 등의 자문을 통해 철저한 사전조사를 했다.

"영화 만들 때 은근히 취재를 엄청한다. 엔딩크레딧을 보면 우리가 만났던 사람들, 참고했던 자료들이 쭉 나온다. 많은 분들을 만나뵙고, 당시 상황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 추천 받은 관련 서적들을 다 구해서 읽어보기도 했다. 그래도 부족한 게 있어서 다단계하듯 소개 받고 또 소개 받아 만나뵙고, 인터뷰를 했다. 부족한 게 있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서 조사를 했다. 촬영할 때도 드라마틱한 소재인 만큼 상황과 인물들을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한 긴장을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뿐만 아니라 '모가디슈' 촬영은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100%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됐다.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등 출연진은 모로코에서의 추억을 소환하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아마 배우들의 마음가짐이 달랐던 것 같다. 4개월 정도 외국에서 찍어야 하니 서로 믿고 의지하지 않으면 서로에게 피곤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한 것 같다. 진짜 똘똘 뭉쳤다. 되게 감사한 게 모두가 공동 책임을 진다는 마음으로 내 편이 되어줘서 내가 신경 쓸 일이 별로 없었다. 배우들이 서로를 잘 챙겨주고, 스태프들을 잘 챙겨줬다. 다들 지금도 자주 모로코 현장을 그리워한다. 육체적으로 힘든 과정이 없었던 건 아닌데 좋았다. 다시 가라면 언제든 이 경험을 다시 할 거다."

류승완 감독/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류승완 감독/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많은 영화들의 개봉이 연기된 상황에서 '모가디슈'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영화들은 극장 개봉 대신 OTT 플랫폼과 손을 잡기도 했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은 꼭 극장에서 개봉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팬데믹이 이렇게 길게 갈 줄은 아무도 몰랐지 않나.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지만, 우리 제작진은 무슨 기록적인 흥행 스코어를 만들자라는 욕심은 덜했다. 아무리 비싼 돈을 준다고 해도 이 영화는 스트리밍으로 넘길 수 없다는 게 원칙이었다. 내 스스로도 그렇고 모두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극장에서 체험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실 여름 개봉도 고민이 많았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관객이 있다면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용기를 냈다."

그런 '모가디슈'팀의 용기에 응답하듯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물론 올림픽 시즌에도 꾸준히 관객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올해 한국 영화 최초 2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다행히 우리의 진심을 알아주신 것 같아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코로나 4단계가 연장되고 있고 지난주 올림픽까지 있었는데 이 와중에 많은 분들이 영화를 봐주시고 좋아해주시고 하셔서 한편으로는 기적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공개하고 나서 많이들 응원해주시고, 관객들도 좋아해주시고 하시는데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요즘은 하루하루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