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연 기자]'루카 : 더 비기닝'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이 시즌2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지난 9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이하 '루카')은 특별한 능력 때문에 쫓기게 된 지오(김래원 분)가 유일하게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강력반 형사 구름(이다희 분)과 함께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스펙터클 추격 액션극으로, 인간의 진화와 유전학, 복제 등 참신한 소재를 다루며 장르물의 외연을 확장했다. 이에 장르물임에도 평균 5~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
평범한 인간이 되고자 하던 지오는 '인간은 옳은 존재가 아니다'라며 스스로 괴물이 되는 예상치 못한 파격 엔딩을 그렸다. 더욱이 지오를 제외하고 여주인공인 구름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이 모두 사망하는 결말에 역대급 충격을 안겼다.
최근 헤럴드POP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김홍선 감독은 지오에 대해 "만들어진 생명체로, 태어나서 살면서 한번도 본인의 선택을 하지 못한 캐릭터"라며 "지오에게 본인이 인간으로 살지 괴물로 살지 선택할 권리를 주고 싶었다. 어떤 생명체도 권리를 박탈당하면 안 되지 않나. 그것이 인간이라면 더욱 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래서 지오가 내리는 결정을 따라가려 했다. 지오가 무슨 결정을 내리든 그건 지오가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믿으려 했다. 결국 지오는 괴물이 되는 결정을 내렸지만, 정말 지오가 괴물인지는 여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예상 밖의 결말을 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루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김 감독은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욕망의 실체화인 이기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말하고 싶었다. 인간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물도 아닌 불행하고 불완전한 존재인 지오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의 끝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인간이 다 옳은가?'라는 대사처럼 '팬데믹도 환경 기후도 모두 다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루카 : 더 비기닝'을 연출했다는 김 감독은 "저는 '루카 : 더 비기닝'에 나타난 세상이 우리네 세상과 닮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씁쓸하고 답답하지만 그대로 보여줘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별히 연출에 신경 쓴 부분에 대해 "'루카 : 더 비기닝'은 기존 한국 드라마에 비해 CG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CG 부분에 특히 많은 공을 들였다"며 "'루카'만의 특별한 소재를 구현하기 위해 현실적인 부분과 SF의 판타지적 장르 사이에서 적절한 수위를 잡기 위해 노력했고, 관계자들과 CG 컨셉부터 디자인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또한 김 감독은 "캐스팅은 작품에 있어 제일 중요하지만 제일 힘든 부분이다. 그리고 저는 캐스팅은 인연 같다. 아무리 좋은 캐스팅도 인연이 닿지 않으면 안 맞는 캐스팅이니까"라며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와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친 김래원, 이다희, 김성오 등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김래원 배우는 천상 배우다. 복잡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인 지오의 내면을 그렇게 깊고 다채롭게 보여주기 솔직히 쉽지 않았다. 편집실에서 화면을 보면서 '아 이런 것도 표현했구나'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리고 지오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한 고민선상에서 몸도 만들었다. 길 잃은 강아지처럼 앙상한 느낌을 주고 싶다고 했는데 그걸 몸으로 만들어내 너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다희, 김성오 배우 역시 이들이 왜 이름을 걸고 배우로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라고 놀랄 때가 많았다. 김성오 배우 또한 명불허전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 외의 모든 배우분들께 의존한 것이 많다. 배우분들 모두가 자신의 것을 다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손 the guest’, ‘보이스1’ 등으로 '장르물의 대가' 수식어를 얻은 김 감독은 '루카'를 통해서는 인간의 진화와 유전학이라는 새로운 소재에 도전했다. 계속해서 참신한 소재에 접근하는 원동력이 있을까.
김 감독은 "집에서는 '맛있는 녀석들'과 '나는 자연인이다' 애청자다(웃음). 장르만를 즐겨보지는 않는다. 코미디, 멜로, 휴먼 등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하려 한다.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아본다"라면서도 "그런데 제가 재미를 느끼는, 그래서 자꾸 선택하는 이야기가 장르 쪽이다. 장르는 하나의 주제를 극명하게 전달하는 확실한 방법이고, 그것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제가 아무리 어떤 작품이 잘 돼도 시즌2를 안 하려는 이유는, 인생은 짧고 할 이야기는 많다는 제 개인적인 생각 때문이다.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 데 반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계속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다른 이야기'를 찾으려 한다. 그렇게 계속 다른 이야기를 찾다 보니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이처럼 시즌2를 잘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김 감독은 '루카' 시즌 2에 대해 "제목 중 '더 비기닝' 때문에 시즌2를 많이 이야기해주시는 것 같다. 하지만 시즌2를 염두에 두고 만든 이야기는 아니었다. 원래 제목은 '루카'였지만, 촬영을 다 하고 나니 '이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의 시발점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제목에 ‘더 비기닝’을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시즌2는 안 하자 주의라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누가 이어서 시즌2를 만들어 가신다면 저도 엄청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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