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감동·치유…지상파 채널과 다른 길 가겠다”

이영돈 PD가 종합편성채널 JTBC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처음 기획한 탐사 프로그램 ‘이영돈 PD가 간다’로 내달 1일 돌아온다.

[이영돈 PD. 사진제공=JTBC]
[이영돈 PD. 사진제공=JTBC]

‘이영돈PD가 간다’는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과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 이어 이영돈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세 번째 프로그램이다.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상파 채널에서 시도할 수 없는 탐사 프로그램을 내놓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 PD는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 60분’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등 각종 방송사에서 34년간 쌓은 취재 노하우를 이 프로그램에 쏟아 붓겠다고 했다. 이 PD는 “채널A 퇴사 이후 처음 기획한 게 ‘이영돈 PD가 간다’였는데 절차가 복잡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라며 “주제는 무겁지만 표현은 재밌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보도 프로그램에 대해 ‘탐사 버라이어티’라고 표현했다. 내달 1일 첫 방송되는 1회 ‘자알 계십니까’에서 다루게 될 이형호 군 유괴살인사건이 ‘이영돈PD가 간다’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이형호 군 유괴살인사건은 ‘그것이 알고 싶다’ 연출할 때 다뤘던 1회 아이템이었습니다. 종편채널에서 꼭 한 번 다루고 싶어서 첫 회로 배정했습니다. 목소리와 관련된 사건들은 거의 다 잡혔는데 이 사건만 14년이 지난 지금도 풀리지 않고 있죠. 범인을 만나게 된다면 이형호 군 부친과 같이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무겁지 않게 풀어내 감동을 주는 측면도 있죠. 기존의 탐사 보도 프로그램과는 다른 버라이어티한 측면이죠. 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MBC ‘무한도전’을 탐사 형태로 제작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지상파에 도전하는 상황이라 중압감을 느끼지만 재밌는 프로그램을 만들겠습니다.”

이영돈 PD는 이형호 군을 살해한 범인을 만나기 위해 사비 3000만 원을 걸었다. 범인이 전화를 하면 즉시 3000만원을 주겠다는 것. 사비를 들여서라도 범인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싶다 했다. 슬픔을 간직한 부친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싶다는 것.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다.

[‘이영돈PD가 간다’ 포스터. 사진제공=JTBC]
[‘이영돈PD가 간다’ 포스터. 사진제공=JTBC]

“지금도 범인과 관련된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범인을 만날 수 있는 결정적 제보를 해주면 3000만 원을 줄거고요. 공소시효가 지나서 처벌을 할 수 없습니다. 단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왜 유괴를 해서 살해했는지요. 1회의 최종 목표는 범인이 형호 군 부친과 화해하는 장면을 담고 싶습니다. 분노로 가득한 이 사건이 감동적 이야기가 되길 바랍니다.” 보도 프로그램이 감동과 재미에 무게를 실으면 자칫 가벼운 이야깃거리로 흘러가지 않을까. “가벼운 느낌은 들지 않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직접 취재를 다녀보니 저를 보고 부담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게 취재하는 데 장점 혹은 단점일 수 있죠. 좋은 점만 취해서 나가도록 할 겁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취재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SNS가 활성화 되면서 취재 환경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이형호 유괴 사건도 대중이 범인 목소리를 퍼다 나르면서 여러 가지 증언들을 가깝게 들을 수 있었어요. 파장이 상당합니다. 곧 범인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달라지지 않은 건 피디나 작가가 발로 뛰어야 하는 것이죠.”

[이영돈 PD. 사진제공=JTBC]
[이영돈 PD. 사진제공=JTBC]

이영돈 PD가 3회까지 공개한 주제는 1회 이형호 유괴살인사건, 2회 분노 운전자의 실태, 3회 대한민국 점집 현주소이다. 이외에도 보도하고 싶은 아이템으로 수돗물의 안정성, 자전거 도로의 현실, 택시 승차 거부 실태 등을 꼽았다. 이 PD는 “서민의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주제들을 다루고자 한다. 서민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서민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갈 것”이라고 연출 방향을 밝혔다. 이어 “우리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언제나 열려 있다. 시청자 제보를 저희 방식대로 변형시키고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크림빵 뺑소니 사건’도 이영돈 PD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다. 이날 직접 카드를 들고 시청자 제보를 기다린다고 홍보했다. 이 같은 주제는 이미 여러 보도 채널에서 준비해 방송을 앞두고 있다. 지상파 및 케이블 보도 프로그램과 소재 중복에 대해서는 “크림빵 뺑소니 사건을 우리도 준비하고 있는데 현장에 가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만난다고 하더라. 대중이 관심을 갖는 주제를 찾다보니 동시에 취재하는 일이 많이 벌어질 것 같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보도이니 경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우리만의 감동 스토리를 보여주겠다. 우리의 보도가 세상을 바꾸고 나라를 변화시켰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영돈PD의 소비자 고발’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 등 이름을 걸고 내놓는 프로그램마다 시청자 반응이 좋았다. ‘이영돈PD가 간다’도 성공을 확신할까. “제가 직접 기획한 건 거의 다 잘 됐어요. 잘 안 된 건 KBS ‘박중훈쇼’였죠(웃음). 시기적으로 빨랐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영돈PD가 간다’도 잘 될 것 같아요.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PD수첩’이나 ‘그것이 알고 싶다’와 비교해 탐사 보도 영역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거라 생각합니다.”

시청률 내부 공약도 벌써 세웠다. 3%를 넘으면 스테이크 파티, 4% 제주도 여행, 5% 괌 여행이라고 선언했다. “‘추적 60분’ ‘PD수첩’이 4~5% 나오더라고요. ‘그것이 알고 싶다’는 7~8% 정도고요. ‘그것이 알고 싶다’가 앞서가는 건 시청자에게 근접해 있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우리도 ‘그것이 알고 싶다’처럼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프로그램이 되겠습니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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