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이준익 감독이 ‘자산어보’를 흑백으로 연출한 이유를 공개했다.
이준익 감독은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동주’에 이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자산어보’ 역시 흑백으로 만들었다.
최근 헤럴드POP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준익 감독은 흑백을 통해 특별함을 부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영화를 통해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한 지식을 얻기도 하는데 일방적으로 주어진 지식이라면 편협된 지식이지 않나. 쌍방으로 우리네 그 시대의 지식과 역사를 같은 수면 위에 올려놓고 보면 훨씬 더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고, 거기서 사극을 찍는 의미가 생기는 거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세대는 어려서 흑백 서부 영화를 많이 봤다. 컬러는 요즘 너무 많이 보고 있지 않나. 흑백을 경험했던 내가 나이 먹어서 흑백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 흑백이라고 해서 낙후되거나 오래된 것들에 대한 재현이 아니라 특별함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준익 감독은 “‘동주’도 흑백이라서 더 특별하다고 여긴다. 암흑기 공기 속에서 빛나는 청춘 ‘윤동주’, ‘송몽규’가 사라져가는 과정을 흑백으로 온전히 모시는 그런 마음처럼 한양에서 명문사대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강진과 흑산도에서 사라져가는 그 여정 역시 소중하게 다루고 싶었다. ‘목민심서’, ‘자산어보’ 등을 통해 그 시대 소중한 순간들을 목격할 수 있기에 흑백이면 좋겠더라. 흑백으로 특별하게 모시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사극이라는 게 거대한 사건, 전쟁, 권력다툼 등을 다루는데 ‘자산어보’는 그런 사극과는 너무 다르다. 잘 모르는 인물들이 나오고, 큰 사건도 없고, 대부분 일상이다. 관점 자체가 다르기에 특별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흑백을 통해 강조될 거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컬러는 소품이라든가 물건이 많아도 가지런하게 정돈되게 화면을 구성할 수 있는데 흑백은 뭐가 많으면 지저분하고 어지러워 보인다. ‘정조’와 ‘정약전’ 둘이 있을 때도 의자와 사람 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걸 다 뺐다. 배경과 인물만 남으니 관객들은 인물한테만 집중할 수 있다. 감정들이 격동칠 때는 컬러보다 훨씬 더 가깝게 와 닿는다. 눈으로 현란한 볼거리는 없지만, 감정 스펙터클은 굉장히 세다. 이건 컬러가 흑백을 이길 수 없고, 그래서 우리 영화는 특별하다.”
한편 이준익 감독의 신작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오는 31일부터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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