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형의 작은 집 더홈, 그리고]

안녕하세요, 싱어송라이터 이지형입니다.

지난 주 월요일에는 눈이 오더니, 이번 주 월요일에는 비가 오네요. 그만큼 날이 풀렸다는 증거겠죠?

'더홈'을 시작할 때만 해도 봄은 까마득히 멀어보였는데, 이젠 저 언저리쯤 다가와 있는 듯합니다. 그렇게 봄이 다가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길고 길었던 '더홈'은 지난 일요일 커튼콜 공연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습니다.

오늘은 더홈 대망의 마지막, 커튼콜 공연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더홈 커튼콜'은 연극 형식이 아닌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는데요, 실은 재작년 '더홈'을 마치고 괜히 아쉬운 마음에 다음엔 이렇게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뭐랄까, '더홈'에 관심 가져주셨던 분들에게 드리는 선물 같은 공연이라는 게 맞는 표현이겠네요.ㅎㅎㅎ

커튼콜 공연에는 기존 더홈 4인조에 벤조와 바이올린 연주자 3분이 추가됐습니다. 총 7인조로 작년 콘서트 '가을'과 같은 구성이었죠. 지난 콘서트 때 이렇게 하니까 개인적으로 사운드가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그 사운드를 보다 많은 분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번에도 7인조로 출격했습니다.

아무래도 매일 연극을 해야하다보니 시간이 없어서 극장에서 짬을 내어 합주를 했는데요, 사운드가 생각보다 좋게 나와서 왜 진작 '더홈'을 7인조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잠깐 생각해보았는데 그렇다면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제 비중이 줄어들것 같더라고요...ㅋㅋㅋㅋ 농담일거 같죠?...ㅋㅋㅋㅋㅋ.....

커튼콜 공연에서는 평소 '더홈' 연극에서 많이 들려드렸던 곡은 좀 지겨우실 거 같아서, 콘서트에서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준비해봤습니다. 그렇다보니 다시 연주자들에게 이 부분은 어떻게 쳐야하는지 얘기도 하고, 즉석으로 편곡도 했는데요. 다들 제가 하는 말을 잘 따라줘 정말 고마웠습니다.

합주가 끝나고 두 번의 '더홈' 공연과 밤이 지나서 이제 정말 '더홈'의 마지막 커튼콜 날이 다가왔습니다.

아무래도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다보니 아침부터 기분이 남달랐습니다. 괜히 더 긴장되기도 하고, 맘이 뒤숭숭하기도 하고, 이제야 아쉬운 게 생각나기도 하고, 그렇게 조금은 긴장된 상태로 마지막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냥 지레 생각으로는 콘서트니 평소보다 편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더홈' 기간 동안 극에 몰입해 있다 보니 오히려 콘서트가 더 어색해서 관객들을 못 쳐다보겠더라고요.ㅋㅋ

공연의 시작은 '더홈'과 같았습니다. 평소처럼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온 지형이 커피를 타고 곡 작업을 하는 느낌으로요, 제 입으로 얘기 드리기 부끄럽지만, 그 다음부터는 무엇을 상상하셨던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더홈 커튼콜'은 말 그대로 '커튼콜'이니만큼 보통의 콘서트와는 또 다르게 진행했습니다.

중간에 관객 한분을 무대 위로 올려, 얘기를 나누고 선물을 드리기도 하고, 나름 더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장면들을 다시 보여드리기도 하는 소소한 이벤트도 준비했습니다.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포크, 알앤비, 뮤지컬 버전으로 편곡해서 불러드리는 장면을 다시 부르는데, 중간에 계속 웃음이 터져 나와서 겨우겨우 꾹 참고 불렀어요.ㅎㅎ;;;

그렇게 앙코르를 포함해서 13곡 정도의 노래를 부르고, 평소 공연보다도 길었던 2시간 40분이라는 러닝타임으로 공연을 정말로 끝마쳤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이 자리를 빛내주신 관객들께, 또 같이 고생한 멤버들, 그리고 스태프들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새해 인사까지 드렸는데도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들었던 기분을 말로 설명할 수가 없네요.

공연이 끝나고 관객이 다 나가고 난 뒤, 무대를 치우기 전에 저와 출연했던 멤버들, 그리고 수고한 스태프들 전체가 무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커튼콜까지 26회라는 공연을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이렇게 긴 시간 같이 공연을 무탈히 진행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저 사진에 있는 사람들이 고스란히 뒤풀이로 옮겨갔습니다. 뒤풀이는 뭐니 뭐니 해도 역시 고기죠. ㅋ.ㅋ 정말 맛있었는데 그 맛이 전해지도록 찍혔는지 모르겠네요...

고기가 익어갈 때쯤, 극 중 지형 방에 있던 남아공 와인을 개봉했습니다. '인기가요'나 '뮤직뱅크' 나가면 따려고 서른 살부터 고이 아껴뒀던 바로 그 와인! 고생한 스태프들에게도, 대표님에게도 와인을 한잔씩 따라드렸습니다. 게스트로 와줬던 고영배(소란)와 권정열(10cm)이 고맙게도 뒤풀이 장소에도 와줬어요, 참고로 권정열은 '더홈' 최다 게스트입니다. 3회나 와준 참 고마우면서도 일이 없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ㅋㅋㅋㅋ;; 요즘 정말 바쁜 스케줄에도 절친한 형을 응원해주는 참 착한 동생입니다.

그렇게 새벽까지 이어진 뒤풀이마저 끝났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더홈'이 끝난 후 기분이 어떤지, 홀가분한지, 시원섭섭한지를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사람 마음이란 게 무 자르듯 잘리는 것도 아니라 그 중간쯤에 있겠지만, 아직은 시원섭섭한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내일도 공연장에 가서 연극을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랄까요?ㅎㅎ;;;

'더홈'이 다시 언제쯤 여러분들에게 선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고 또 자랑스럽게 선보일 수 있을 정도의 이야기가 쌓이면 그때 또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그때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저희 집에 와주셔서, 긴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글 & 사진 = 이지형, 해피로봇레코드 정리 = 이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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