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이젠 어두운 세계의 여자 보스다.

80년대 후반 등장해 90년대 인기스타로 등극한 뒤 21세기에도 ‘여배우’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는 인물. 보는 이를 사로잡는 연기력을 과시하면서 끊임없는 변신을 이어온 연기자. 바로 신작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김혜수 이야기다.

김혜수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하는 가운데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게 됐다. 그는 충무로의 떠오르는 스타 김고은과 호흡을 맞춘 ‘차이나타운’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동안 그가 영화배우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돌아보면 ‘국가대표 여배우’라고 칭찬하기에 손색이 없다.

그는 지난 1986년 영화 ‘깜보’로 데뷔했다. 당시 16세로 박중훈과 함께 출연한 이 영화에서 그는 불량소녀 나영 역을 맡아 풋풋한 매력을 드러냈다. 이후 김혜수는 ‘수렁에서 건진 내 딸 2’ ‘그 마지막 겨울’ ‘어른들은 몰라요’ ‘오세암’ 등의 작품을 거쳐 90년대에도 꾸준히 영화에 출연했다.

김혜수는 ‘잃어버린 너’에서 가슴 뭉클한 순애보 사랑을 보여줬다. 또 이명세 감독의 ‘첫사랑’에서는 대학생 역할로 사랑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또 ‘남자는 괴로워’ ‘닥터 봉’ ‘미스터 콘돔’ ‘찜’ 등 당시 트랜디한 로맨틱 코미디로 발랄한 매력도 뽐냈다. 김혜수는 안성기, 한석규, 김호진, 안재욱 등 인기 남자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심지어 김혜수는 1998년 금성무, 미라 소비노 등 외국 배우들과 연기한 ‘투 타이어드 투 다이’라는 영화를 찍기도 했다. 이어 그는 곽경택 감독의 ‘닥터K’에서 마취과 전문의 역을 맡아 냉철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 김혜수는 ‘신라의 달밤’으로 코믹한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그의 연기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쓰리’에서는 ‘메모리즈’편을 통해 공포물에도 도전했고, 이는 2005년 ‘분홍신’에서도 이어진다. 파격적인 모습은 노출로 화제가 된 ‘얼굴 없는 미녀’에서 시작됐다.

이후 ‘타짜’ 역시 노출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는 정 마담 캐릭터로 다시 한 번 배우로서 정점을 찍었다.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명대사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김혜수는 반전을 가진 캐릭터인 정 마담이 호구(권태원 분)를 속이기 위해 연기하는 수줍은 모습부터 고니(조승우 분)를 홀리는 섹시함까지 골고루 소화했다.

김혜수의 연기 행보에 변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람 피기 좋은 날’에서 대학생과 사랑을 나누는 유부녀 역할, ‘좋지 아니한가’에서 늘어진 티셔츠를 입은 백수 이모 역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또 ‘열한 번째 엄마’ 같은 가슴 저린 이야기, ‘모던 보이’의 일제강점기 속 미스터리한 이야기에도 뛰어들었다.

그는 2010년 한석규와 재회한 ‘이층의 악당’에서 변함없는 연기력을 과시했다. 이어 2012년 최동훈 감독의 천만 영화 ‘도둑들’에서 금고털이 펩시 역을 맡아 케이퍼 무비도 필모그래피에 올렸다. 또 2013년 흥행작인 사극 ‘관상’을 통해 기생 역할로 관객과 만났다.

그리고 오는 4월 30일 개봉하는 ‘차이나타운’에서 김혜수는 냉혹하고 비정한 차이나타운의 실질적 지배자인 엄마 역을 맡았다. 엄마는 베일에 싸여 있는 이민자 출신으로, 폭력적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조직을 일구고 어떠한 일에도 감정의 동요조차 보이지 않는 인물이다.

김혜수는 24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진행된 ‘차이나타운’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맡은 역할에 대해 “그동안 영화에서 본 ‘엄마’와는 다른 인물이다”라며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한다. 실제 누구의 엄마는 아니지만 모두 그를 엄마라 부르고 거약할 수없는 권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 역할을 위해 김혜수는 하얗게 센 머리칼과 주근깨 가득한 피부는 물론 특수 분장으로 두둑한 뱃살을 만들었다. 이전과 확연히 다른 거친 여성으로의 변신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과연 여배우 김혜수의 도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특히 ‘차이나타운’에서 그는 어떤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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