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배우 아담 샌들러의 판타지 코미디로 소개된 영화 '코블러'(감독 토마스 맥카시). 하지만 웃음기가 없다. 어떤 장면보다 구두를 수선하는 그의 등이 반복돼서 보여주는 장면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코블러'는 매일 똑같이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구두수선공 맥스(아담 샌들러 분)가 어느 날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으면 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렸다. 이는 감독이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라는 인디언의 속담에서 시작된 '하이힐 신고 1마일 걷기 대회'를 접하고 만들어지게 된 스토리.

[아담 샌들러. 사진=영화 '코블러' 스틸]
[아담 샌들러. 사진=영화 '코블러' 스틸]

맥스는 러들(메소드맨 분)의 구두를 수선 중 기계 고장 때문에 창고에 있던 가문대대로 내려온 재봉틀로 수선을 마친다. 위협적인 러들이 구두를 찾으러 오길 무료하게 기다리던 맥스는 러들의 구두를 신어보게 된다. 그는 거울 속 리들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어 구두를 벗자 본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후 맥스는 자신의 가게에 쌓인 구두를 신비의 재봉틀로 수선, 하나씩 신어보면서 다양한 모습로 변신한다. 이때 재봉틀을 돌리는 모습은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맥스의 등을 포착한다. 무료한 일상 속에서 사고치지 않고 어떤 주변의 일에 간섭하지 않던 그의 등이 변신 구두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진 모습을 대신한다.

그는 이 영화에서 온몸을 던지는 망가짐을 선사하거나 센스 넘치는 유머를 던지지도 않는다. 삶에 눌려있는 모습에서 진한 페이소스를 유발하며 판타지적인 상황에 겪을 맥스라는 인물 자체를 집중적으로 그린다. 그중에서도 구두를 고치는 맥스의 등이 인상적이다.

[아담 샌들러. 사진=영화 '코블러' 스틸]
[아담 샌들러. 사진=영화 '코블러' 스틸]

또 사건에 얽혀 들어가면서 자신의 성격을 잃어버릴 것 같던 맥스가 정직한 모습으로 일관되는 장면은 소소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맥스는 구두를 신고 남의 입장이 되면서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을 바라보게 되는 눈도 열리게 된다. 이를 통해 가게 안에 갇혀 있던 그는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후 맥스의 아버지 역으로 등장하는 더스틴 호프만, 옆집 이발소 주인 역의 스티브 부세미, 값비싼 시계를 자랑하는 흑인 리들 역을 맡은 힙합그룹 우탱클랜의 래퍼 메소드맨을 비롯해 멜로니 디아즈, 엘렌 바킨, 댄 스티븐슨 등이 곳곳에서 맥스 역의 아담 샌들러와 얽히며 모습을 드러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스토리는 마을의 재개발 문제에 휘말리는 맥스와 주변사람들의 모습이 중구난방으로 터져나와 산만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름 다양한 상황을 하나로 묶어 들어가는 드라마 전개와 의외의 차분한 판타지를 맛보고 싶다면 '코블러'를 선택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인다.

판타지 코미디이지만 판타지와 코미디의 요소를 빌려 진한 성장 드라마로 완성한 '코블러'. 전성기 시절 코미디 배우로서 보여준 것과는 또 다른 진중한 연기를 펼친 아담 샌들러는 오는 8일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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