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영화 ‘무뢰한’(감독 오승욱)이 칸 영화제 공식 스크리닝을 마친 뒤 외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무뢰한’ 측은 17일 “칸 시사 직후 쏟아진 외신들의 호평에 이어 미국 영화지 버라이어티(Variety)가 합류했다”며 “외신들의 전반적인 반응은 느와르와 범죄영화, 스릴러와 로맨스 등 이질적인 장르를 매끄럽게 한 작품 안에 보여준 오승욱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하드보일드로 남성적 분위기가 주도하는 영화 임에도 여성 캐릭터가 가진 다양한 결을 입체적으로 묘사한 전도연에 대한 만장일치의 호평이 돋보인다”고 소식을 전했다.
이어 “김남길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도 눈에 띄며, 강국현의 촬영, 조영욱의 음악, 김상범과 김재범의 기교를 부리지 않으면서도 잘 조율된 편집까지 고른 상찬이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버라이어티 아시아 수석 편집자인 매기 리는 리뷰 작성 전에 본인의 트위터에 “전도연, 한국 영화의 여왕임을 또 한번 입증했다”라는 글을 올려, 호평임을 짐작하게 했다.
버라이어티는 “형사가 살인자를 잡기 위한 미끼였던 술집 마담과 엮이는 ‘무뢰한’은, 상심(상처받은 마음)을 서서히 불타오르듯 표현하는 영화의 무드를 주연 여배우인 전도연의 대가다운 연기가 끌고 가는 스타일리시한 느와르다”라며 “한국 영화의 첫 번째 르네상스에 기여한 바 있는 재능 있는 작가이자 감독 오승욱은 부패한 경찰과 기업이 결탁한 더러운 세상에 던져진 밑바닥 인생들이 품게 되는 실낱같은 희망을 쿨한 태도, 그리고 잘 조율된 스타일로 불러낸다”고 리뷰를 시작했다.
또 두 남녀 캐릭터에 관해서는 “고전 느와르 영화와 미친 듯한 사랑을 다루는 영화의 전통 속에서 태어난 주인공들은 예리하게 정의된 개성과 인격을 가지고 그려진다. 서로를 향한 친근감이 오히려 이들의 외로움과 상처받기 쉬운 면을 보여주면서 두 사람의 행동은 필연적이고도 파괴적인 결말을 향해 함께 몰아간다”고 평했다.
이어 “전도연의 혜경은 세월이 그에게 친절하지만은 않았음을 알게 하는 얼굴을 보여준다. 나른한 듯한 걸음걸이는 취하지 않고 맨 정신으로 있는 것, 그리고 아침에 침대에서 나오는 것. 이 두 가지가 그에게 시지푸스의 바위 같은 견딜 수 없는 일상이라는 걸 암시한다”며 “그럼에도 그가 소소하게 즐겁거나 혹은 열정을 느낄 때, 혜경의 뼛속 깊이 새겨진 관능에 다시 불이 붙는다. 재곤과 함께 외상값을 받는 신에서 전도연은 그만의 대가다운 표정, 목소리와 보디랭귀지로 저항할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면서도 잔혹한 포식자 같은 모습을 동시에 선사한다”고 언급했다.
또 “그리고 이 예측할 수 없는 론도에서, 전도연의 상대역 김남길은 여주인공에게 좀 더 드라마틱한 표현의 폭을 내어주면서 뒤로 물러선다. 재곤의 감정은 혜경에 비해서는 덜 복합적이지만, 김남길은 후반부의 장면들에 점점 더 강렬함을 더하면서 자신의 캐릭터가 가진 불확실함과 치명적인 비겁함을 전달한다”고 썼다.
미국의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는 “필름 느와르의 스타일리시한 코드들을 충실히 담고 있는 ‘무뢰한’은 그러나 보통의 느와르들과 달리, 팜므 파탈 혹은 여주인공-언제나 믿음직한 전도연이 연기한- 이 남자주인공보다도 더 깊은, 굉장히 다양한 여러 층의 결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라며 “전도연은 혜경을 단순하게, 무지한 성적인 존재로 그리지 않고, 캐릭터의 혼란스러운 심리 뒤에 숨어 있는, 모든 갈등의 결을 다 보여줬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스타, 전도연. 그는 ‘무뢰한’에서 복잡 미묘한, 다양한 뉘앙스를 가진 연기로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상대적으로 빛이 바래게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트위치 필름은(Twitch Film)은 “형사 스릴러, 무디 느와르, 막 시작되는 사랑을 그린 로맨스, 다크 드라마 그리고 아트하우스 필름. 그게 다 한 영화로 합쳤을 때 나오는 것. 그게 ‘무뢰한’이다. <무뢰한>에서 시도된 장르의 혼합이 매끈하고 정교하고 세련됐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혼성 장르 영화로서 ‘무뢰한’의 미덕을 언급한 다음 “혜경이 가진 여러 얼굴을 연기하는 전도연은 스크린 위에서 자석처럼 관객을 끌어들인다. 손님들에게는 웃음을 팔고, 소주 병에 짠하고 건배하며 홀로 술잔을 기울이거나 연인의 품 속으로 녹아들면서 온통 어두운 그를 둘러싼 세계 안에서 찰나 같은 평온을 찾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설적인 음악감독 조영욱의 음악은 결정적인 장면들에서 많은 것을 보탠다. 박찬욱 감독과 함께 했던 그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무뢰한’의 음악은 서서히 사라지고 흐르거나, 심장 박동처럼 고동치는 식으로 집시 스타일의 아코디온과 함께 냉소적인 터치를 더한다”며 “한편, 강국현의 촬영은 화면의 디테일로 관객의 주의를 끌어들인다. 화면이 계속 어두운데도, 놀랍도록 컬러풀하다. 화면 프레이밍과 미묘한 움직임 또한 인상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영화지 플릭피스트(Fleakfeast)의 “15년 전에 한 작품을 만들었던 게 다임에도 불구하고, 오승욱 감독은 (이 두 번째 작품에서) 카메라 뒤의 연출자로서, 그리고 작가로서도 확실한 터치를 보여준다. 그가 쓴 시나리오는 범죄와 로맨스를 기운 자국 없이 매끄럽게 섞는데 성공했다”는 평과, 트위치 필름(Twitch film)의 “전도연의 또 한번의 놀라운, 뛰어난 연기와, 소름 돋을 정도의 대사들 그리고 종종 마음을 사로잡는 미학적 성취. ‘무뢰한’은 (킬리만자로에 이은) 오승욱 감독의 단단한 두 번째 작품이다”라는 평은 오승욱 감독의 15년 만의 연출작이자 두 번째 작품 ‘무뢰한’이 칸을 통해 세계와 행복하게 만났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무뢰한’은 진심을 숨긴 형사와 거짓이라도 믿고 싶은 살인자의 여자의 피할 수 없는 감정을 그린 하드보일드 멜로 영화다. 오는 27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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