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누군가의 성장을 지켜보며 희로애락을 함께 느낀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특히 가던 길을 틀어 새로운 곳을 향해 정진하는 사람의 성장이라면 더욱 짜릿한 쾌감으로 다가온다. 남성 3인조 JYJ 출신 배우 박유천이 그러하다. 지난 21일 종영한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마지막 회를 동시간대 1위로 마무리하며 로맨스물 남자 주인공의 몫을 거뜬히 해냈다.
박유천의 로맨스 드라마 출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성균관 스캔들’(2010) ‘옥탑방 왕세자’(2012) ‘보고싶다’(2013)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코믹하면서도 진지한 극과 극을 오가는 로맨스 연기의 스펙트럼을 선보였던 그다. 하지만 전작들에서 온전한 박수를 받지 못했다. 데뷔 초반에는 연기력 미흡이 지적됐으며 같은 남자 주인공에 역할이 가려져 도드라지지 못했다. ‘뭔가 아쉬운 연기’라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그런 연장선에서 만난 ‘냄보소’는 박유천에게 적잖은 부담감을 줬다. 장르부터 난해했다. 제목 그대로 냄새를 보는 여자의 이야기라는 미스터리 서스펜스인 데다 로맨틱 코미디까지 얹어졌다. 여주인공과의 호흡만으로 굵직한 이야기의 흐름을 끌고 가야 하는 무게감 있는 자리였다. 게다가 감각을 잃어버린 경찰이자 여동생을 잃은 아픔까지 가진 최무각이라는 캐릭터는 쉽게 소화할만한 역할이 아니었다. 매사에 진지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코믹해야 했다. 박유천은 드라마 데뷔 5년 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을 터뜨리며 한 회씩 차분하게 풀어갔다. 몸에 맞춘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적 흡입력을 높였다. 냄새를 시각적으로 처리한 영상미가 가벼운 분위기를 풍겼으나 캐릭터의 무게 중심을 잃지 않았다. 결국 남자 주인공의 자리를 능숙하게 소화해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박유천이 ‘냄보소’를 통해 보여준 것은 배우들과의 호흡이다. 여주인공 신세경과의 연인 호흡은 ‘로코킹’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며 시종일관 달달한 매력을 선사했다. ‘억지 로맨스’라는 혹평이 ‘냄보소’에서는 도드라지지 않았을 정도로 신개념 로코물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악역 남궁민과의 대립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극적 재미를 안겼다. 배우들과의 합이 전작보다 한층 자연스러워졌다는 반응을 받았다. 박유천의 장점들이 드라마 인기에 촉매제가 됐던 것일까. 지난달 1일 첫 회에서 꼴찌로 시작한 ‘냄보소’는 지난 21일 마지막 회에서 10.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1위로 화려하게 마감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몰아치는 호흡과 매력 덕분에 경쟁 작품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히트작만 일궈낸 홍정은 홍미란 자매 작가의 차기작 MBC ‘맨또롱 또똣’과 인기 배우 김선아와 주상욱을 내세운 KBS ‘복면검사’도 ‘냄보소’의 인기를 추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유천의 차기작은 영화 ‘루시드 드림’이다. 설경구, 고수, 강혜정, 박인환, 천호진 등 굵직한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박유천은 지난해 데뷔한 영화 ‘해무’로 각종 신인상을 휩쓸고 있는 만큼 오는 26일 열리는 제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도 남자 신인상 유력 후보로 수상이 점쳐지고 있다. ‘냄보소’를 통해 보여준 박유천의 성장 가능성이 ‘루시드 드림’에서도 폭발할 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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