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예능 프로그램들이 스태프들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면서 ‘시청 재미’를 보고 있다.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으로 MBC 인터넷 채팅 프로그램을 표방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들 수 있다. 유명 인사가 PD와 작가를 겸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누리꾼의 실시간 채팅 반응을 보며 프로그램을 이끌어간다. 이 중 요리하는 법을 주제로 정해 누리꾼과 만나는 ‘백주부’ 백종원 편에 등장하는 작가들과 권해봄 PD가 ‘예능판 신 스틸러’로 활약 중이다. 백종원이 요리를 마치면 그 맛을 평가해주는 일명 ‘기미작가’가 등장한다. 평범한 얼굴인데 표정이 다양하다.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오버스러운 표정을 짓고 엄지손가락을 올리면 “정말 맛있다”는 뜻이다. 입맛에 맞는 음식이 나오면 한 입 시식으로는 아까워 그릇째 들고 나간다. 시청자는 ‘기미작가’의 표정과 행동을 보며 맛을 예측하는 즐거움을 얻는다. 백종원은 “시청자들이 ‘기미작가’의 맛 평가를 안 믿는 것 같다. 다른 스태프를 부르겠다”며 새롭게 남자 스태프를 불렀다. 그 스태프는 떡볶이를 한 입 먹더니 “설탕 너무 많이 넣었다”라고 직설적으로 평가해 백종원을 시무룩하게 만들었다. 이 스태프는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13년 춘천호 캠핑 편에서 지아와 짝을 이룬 일명 ‘치타 삼촌’인 진행팀 송명익이다. 방송 당시 점퍼에 화려한 치타 무늬 바지를 입고 나와 이같은 별명이 붙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권해봄 PD는 직접 프로그램에 녹아든다. 권 PD의 활약은 예정화 코치와의 요가에서 드러났다. 예정화 코치와 커플 요가를 하면서 재밌는 자막에 야릇한 표정까지 얹어져 방송 직후 주목을 받았다. “예정화 코치와 커플 요가 이후 여자친구에게 싹싹 빌었다”는 후일담을 공개해 재미를 선사했다. 이후 체조 선수 출신 신수지 편에서도 등장해 다양한 플라잉 요가 동작을 겨우 소화했다. 이 모습을 본 한 시청자는 “피디가 이렇게 위험한 직업이다”라는 촌철살인을 날려 권 PD의 활약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최근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스태프의 활약이 눈에 띈다. MBC ‘무한도전’ 카메라 감독인 장용대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06년부터 ‘무한도전’ 카메라 감독으로 활약하면서 감초 역할을 하고 있는 그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툭하면 “용대야” 부르면서 그의 존재감을 종종 알려왔다. 최근 여섯 번째 멤버로 입성한 제국의아이들 광희가 ‘패션왕’ 편에서 용대 감독과 함께하면서 전면적으로 드러났다. 1981년생임에도 노안 외모 때문에 “40대 아니냐”며 구박을 받더니 ‘패션쓰레기’로 뽑히면서 절정의 코믹 감각을 과시했다.
이외에도 예능 감각과 콘텐츠 생산 능력을 인정받아 YG엔터테인먼트로 간 유병재 작가도 방송 작가, 연기자, 방송인, 개그맨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스타 스태프’가 됐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유호진 PD도 프로그램을 이끌며 출연자를 쥐락펴락하는 스태프로 자주 얼굴을 보인다. tvN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등을 연출한 나영석 PD와 MBC ‘무한도전’을 10년째 이끌어오며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 같은 활약과 감각을 보여준 김태호 PD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방송가의 스태프 활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스타 스태프’는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그우먼 이경실이 “저 사람은 PD 같지 않고 (맘씨 좋은) 쌀집 아저씨 같다”라고 동료들과 했던 이야기를 방송에서 공개한 이후 붙여진 별명이다. ‘쌀집 아저씨’라는 호칭이 뜨거운 호응을 얻으면서 김영희라는 이름보다 더 유명해졌다.
이처럼 스태프의 방송 활용은 카메라의 경계를 허물며 스타들의 24시간을 담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늘어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유병재처럼 제2의 스타 탄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따라서 새로운 얼굴과 매번 신선함을 원하는 방송가에서 리얼 버라이어티의 스태프 활약을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년 가까이 현장에서 뛰며 유명 프로그램의 탄생을 지켜본 한 방송 작가는 헤럴드POP에 “수 십년 전부터 카메라 안보다 밖이 더 재밌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과거에는 스태프들이 등장하는 게 ‘NG’라고 여겼을 정도로 존재 노출을 꺼렸다. 오직 스타들만 빛나야 하는 게 방송가의 불문율처럼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과거 현상을 짚으며 “이제는 웃음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한 컷이라도 웃음이 들어갈 수 있다면 스태프들의 잦은 활용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카메라 뒤에서 겸손한 웃음을 주던 스태프가 카메라 앞으로 나가 떠드는 게 이제는 미덕인 시대”라고 진단했다. 김은주 기자
ent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