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금준 기자]그야말로 전쟁이다.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십억원이 투자되는 아이돌 시장. 한 그룹을 띄우기 위해 돈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땀방울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걸그룹 시장'이 있다. 한 때 가요계에서는 '걸그룹은 돈이 안 된다'는 속설이 팽배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걸그룹도 대박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최근 아이돌 시장을 바라볼 때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바로 '콘셉트' 전략이다. 점차 획일화되는 그룹들 중에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독특한 무엇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색깔이 확실한 콘셉트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AOA와 씨엘씨, 마마무. 사진제공=FNC, 큐브, 레인보우브릿지월드]
[색깔이 확실한 콘셉트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AOA와 씨엘씨, 마마무. 사진제공=FNC, 큐브, 레인보우브릿지월드]

걸그룹들은 크게 세 가지로 콘셉트를 나눠볼 수 있다. 말 그대로 '걸그룹' 다운 소녀감성을 지닌 '청순', 남성 팬들의 심장을 뒤흔드는 '섹시', 남성 아이돌을 넘보는 파워풀한 '보이시'가 바로 그것이다.

청순 콘셉트의 걸그룹이 사랑을 받다가도 섹시의 시대가 오기도 하고, 또 청순과 섹시에 지쳐갈 때 쯤 독특한 보이시 걸그룹이 등장해 음악 팬들의 구미를 자극한다. 한마디로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의 아이돌들을 바라보자면 조금 다르다. 비슷비슷한 콘셉트의 그룹들이 쏟아지는 것이 아닌, 다양한 콘셉트가 동시 다발적으로 팬들을 만나는 것. 이른바 콘셉트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셈이다.

◆ '섹시 끝판왕' 노린다…AOA

[AOA의 신곡 '심쿵해'의 스페셜 티저.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AOA의 신곡 '심쿵해'의 스페셜 티저.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에이스 오브 엔젤 AOA는 섹시 콘셉트로 가요계를 제대로 공략한 그룹으로 꼽힌다. 댄스와 밴드가 가능한 콘셉트로 가요계에 첫 발을 뗐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이들은 섹시를 선택하며 단숨에 '대세 걸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코스튬 플레이, 캣우먼 등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게 하는 콘셉트로 남성 팬들을 사로잡았던 AOA. 이들이 새로이 택한 것은 바로 라크로스다. 그간 여성미를 강조했다면, 이번엔 스포티한 이미지로 섹시를 어필하겠다는 것.

15일 0시 공개된 세 번째 미니 앨범 ‘하트 어택(Heart Attack)’의 타이틀곡 '심쿵해' 스페셜 티저 영상에서는 이들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영상 속 멤버들은 옐로우 컬러의 스포츠룩을 맞춰 입고 그라운드로 입장, 매끈한 각선미와 물오른 미모로 팬들의 시선을 훔쳤다.

['앙큼돌'로 사랑받고 있는 씨엘씨.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앙큼돌'로 사랑받고 있는 씨엘씨.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 소녀, 청순을 넘어서다…'앙큼돌' 씨엘씨 소녀의 상큼함으로 승부수를 띄운 이들이 있다. 여자친구, 러블리즈, 오마이걸 등 순수 콘셉트 홍수 속 앙증맞은 애교를 내세운 씨엘씨 이야기다. 데뷔곡 '페페'에 이어 후속곡 '에잇틴' 활동까지 마친 이들은 신곡 '궁금해'로 매력을 뽐내고 있다.

'궁금해'는 짝사랑하는 이성의 SNS를 염탐하며 가슴 졸이는 풋풋한 소녀의 마음을 표현한 곡. 통통 튀는 사운드와 경쾌한 피아노 선율이 감상 포인트다. 씨엘씨 멤버들은 상큼한 무대로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다.

특히 씨엘씨는 상큼발랄한 콘셉트를 무기로 광고계까지 점령하고 있다. '수정처럼 맑고 투명하다'(CrystaL Clear)는 그룹의 뜻처럼 다섯 소녀의 청량감 넘치는 이미지는 다섯 편의 광고 모델 발탁으로 이어졌고, 여전히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 독특 콘셉트는 우리가 '갑(甲)'…마마무

[독특한 콘셉트로 컴백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 마마무. 사진제공=레인보우브릿지월드(RBW)]
[독특한 콘셉트로 컴백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 마마무. 사진제공=레인보우브릿지월드(RBW)]

청순 섹시에 도전하는 독특한 콘셉트돌이 있다. 세계적으로 아기들이 가장 먼저 하고 친숙한 단어인 '마마(MAMA)'처럼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음악을 들려준다는 의미를 더한 마마무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완벽한 가창력은 물론 독특한 댄스로 새로운 '마마무표 퍼포먼스'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레트로 펑키 넘버 'Mr. 애매모호'로 등장부터 신선함을 안겼던 마마무는 일렉트로닉 스윙 '피아노 맨(Piano Man)'으로 자신들의 음악적 스타일을 알렸고, 오는 19일 두 번째 미니앨범 '핑크 펑키(Pink Funky)'로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마마무의 새 앨범 콘셉트는 앨범 타이틀에 걸맞는 '핑크 펑키룩'. 이들은 최근 패션 트랜드인 '데님룩'을 메인으로 한층 트렌디한 스타일, 물오른 비주얼과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앞선 티저에서 취향을 저격하는 남장 스타일을 선보여 기대감을 한껏 높이기도 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음악이 쏟아지는 가요계. 더이상 '좋은 음악'은 성공을 위한 '충분 조건'이 아니다. 이제는 남들과는 조금 더 다른 '유니크함'을 입어야 한다. 오늘도 수많은 걸그룹들은 이 시대를 살아내기 위해 총성 없는 '콘셉트 전쟁'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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