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지난 2012년 4월 사우디 등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지난달 21일 바레인에서 귀국한 60대 남성이 최초 감염돼 전역에 퍼진 지 한 달째. 현재 사망자만 24명(19일 기준) 확진자는 160명을 넘어섰다. 전염 방식 등이 일정하지 않고 치사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전 국민을 긴장 속에 몰아넣고 있다. 중동발 ‘공포 바이러스’인 셈이다. 대한민국 전역을 덮은 이 핵폭탄 바이러스는 연예계도 바짝 움츠려들게 만들었다.
메르스가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자 연예계는 공식 일정을 속속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취재진 등 100여 명이 한 장소에 보이는 영화계는 사전 예방 차원차 일정을 미뤘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은 지난 10일 제작보고회를 이틀 앞두고 열지 않기로 했고, 임상수 감독의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도 쇼케이스를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0일 개봉 예정이었던 ‘연평해전’은 개봉을 24일로 연기했다. 할리우드 톱스타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톰 크루즈는 신작 홍보를 위해 내한할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사태에 불투명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르스 불똥은 한류 스타에게도 튀었다. 지난 13일 열린 제18회 상하이국제영화제 측은 개막 전 국내 배우들에게 참석 취소를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영화제에 초청됐던 배우 장동건 소지섭 배두나는 불참했다. 주요 경쟁 부문인 골든 고블릿 어워드에 진출한 ‘장수상회’ 강제규 감독과 ‘무뢰한’ 오승욱 감독도 건너가지 않았다. 메르스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중국에서 영화를 촬영했던 송승헌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오는 20일 중국 성도에서 가수 싸이 김종국 슈퍼주니어 배우 지창욱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대규모 문화 페스티벌인 ‘한류사랑문화축제’도 중국 외교부의 입국 불허 통보로 기약 없이 연기됐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공연계는 비상이 걸렸다. ‘초여름이 공연계 대목’이라는 속설이 메르스 한방에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가수 이문세는 지난 5일 공연을 5시간 앞두고 취소를 결정했다. 열감지카메라에 손소독제까지 만반의 준비를 할 예정이었지만 사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긴급 취소 결정을 내렸고 결국 11월로 연기했다. 정기고 매드클라운 김장훈 정동하 전인권 밴드도 관객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공연을 포기했다.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측도 지난 13일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콘서트를 준비했다가 경남 지역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옴에 따라 결국 취소했다.
방송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공개 방송 프로그램들도 일정을 취소하거나 방청객 없이 진행하고 있다. KBS ‘전국노래자랑’은 서울 중랑구 편 녹화를 연기했고 EBS ‘스페이스 공감’도 지난 18일까지 녹화 방송을 진행하지 않았다. 빅뱅과 엑소의 격돌로 화제를 모았던 SBS ‘인기가요’와 KBS ‘가요무대’도 방청객 없이 녹화를 진행했다. 앞서 야외 일정을 잡은 팀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장소를 급히 바꿔 진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야말로 메르스 눈치 보며 방송하는 형국이다.
방송 녹화 연기에 한류 스타들의 손발까지 묶은 메르스. 영화계는 개봉일을 늦추면서 한국영화끼리 피 튀기는 경쟁을 해야 하는 ‘제 살 깎아먹기’가 예상되고 있다. 락 페스티벌 등 굵직한 공연을 준비한 주최사들은 출연 가수들에 관객들의 건강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확진자가 줄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옴에 따라 메르스는 연예계 장기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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