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윤성희 기자]몇 년 전부터 그가 출연하면,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졌다. 청순한 외모지만 완벽한 코믹 연기, 가녀린 몸매지만 화려한 액션. ‘반전’ 매력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배우 전지현 이야기다.

전지현은 지난 2012년 최동훈 감독과 함께 한 영화 ‘도둑들’로 첫 1000만 관객을 동원, ‘1000만 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그는 최동훈 감독과 재회,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암살’을 통해 다시 한 번 ‘1000만 영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극중 전지현은 만주 이청천 한국 독립군 제 3지대 저격수이자 일본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안옥윤 역을 맡았다.

‘암살’ 속 홍일점으로 열연한 전지현은 전체 작품의 80%를 이끄는 주연 배우로서 어릴 적 아픔을 지닌 섬세한 감정 연기부터 5kg의 총을 맨 채 들고, 뛰며 친일파 암살 작전을 수행하는 액션 연기까지 안옥윤 그 자체의 모습을 그려냈다.

배우 전지현 [사진제공=흥미진진]
배우 전지현 [사진제공=흥미진진]

‘암살’ 개봉 당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지현은 관객들의 반응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말이 지나야 실감이 날 것 같아요. 평일이다 보니깐,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시사회 반응이 좋다보니까, 기분은 좋아요. 이번에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 사실 처음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때 깜짝 놀랐어요. 이제 와서 말하지만,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감독님 특유의 색깔이 많이 빠져 있어서 시나리오는 완벽하고 재밌어도 관객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했거든요. 막상 영화를 보니까 감독님 특유의 색깔도 드러나고, 메시지는 메시지대로 있어서 감탄했어요.”

주말이 오기도 전, ‘암살’은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단기간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암살’은 100만 관객수를 돌파했다. 특히 ‘암살’은 한국영화 중 이례적으로 여성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전지현 또한 ‘암살’이란 작품을 만난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

“사실 한국영화에서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작품을 만난다는 건 쉽지 않거든요. 전 2005년에 개봉한 ‘친절한 금자씨’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암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희열을 느꼈어요. 최근 몇 년간 작품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자신감도 있었어요, 아마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시나리오를 받았다면 자신감이 없어서 안 했을 거예요. 전 자신 없거나, 못하는 건 아예 안 하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암살’은 감독님에 대한 신뢰는 물론,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거절할 이유가 없었죠.”

배우 전지현 [사진제공=흥미진진]
배우 전지현 [사진제공=흥미진진]

작품 속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까 역할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터. 하지만 전지현은 총 연습은 물론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철저히 공부했고, 캐릭터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100%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 자체에 재미를 느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안옥윤 캐릭터의 매력을 백분 발휘하는 데 충분했다. 최동훈 감독은 전지현에게 ‘전지현이 아니었다면 안옥윤을 누가 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 전지현 역시 영화 ‘도둑들’의 예니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보다는 ‘암살’ 속 안옥윤을 연기하는 게 편했다고 말했다.

“실제 성격은 예니콜, 천송이와 많이 비슷한 편이에요. 그런데 저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편하지 않아요. 캐릭터를 보여줘야 하는데, 제가 튀어나올 때가 있거든요. 한두 번은 괜찮은데, 여러 번 반복되면 제 스스로에게 치이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할 때 답답함을 느껴요.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 있으면, 철저하게 연기를 할 수 있거든요. 물론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하지만 상반된 인물을 연기하는 게 편해요. 그런 점에서 안옥윤을 연기하는 건 편했어요.”

전지현은 더 이상 ‘CF스타’가 아니라 배우로 우뚝 섰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연기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쓴 글과 지금이 다르고, 같은 책을 작년에 읽었을 때와 올해 읽었을 때 느낌이 다르잖아요. 연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배우란 직업 자체가 표현을 하는 직업인데,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성숙해지잖아요. 성숙해지는 만큼, 표현해 내는 것도 더 성숙해질 거라 믿어요. 그래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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