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인간과 귀신의 대결이 올 여름에도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때마다 등장하는 이 소재는 영화 '퇴마: 무녀굴'(감독 김휘)에서 사실적 공포를 내세우며 관객을 찾는다.

'퇴마: 무녀굴'은 제주 김녕사굴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신진오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한 작품.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인 진명(김성균 분)과 그의 조수 지광(김혜성 분)이 기이한 현상을 겪는 금주(유선 분)를 치료하던 중 그의 안에 있는 강력한 존재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진명이 과학적으로 빙의 현상을 해석하고, 신병을 치료하는 모습을 시작으로 신비한 현상과 과학적 현실의 접점을 찾아나간다. 이 부분은 마치 '엑소시스트' 등의 영화에서 본 퇴마 장면을 연상케 하면서 관객을 몰입시킨다. 진명이 차분하게 환자를 리드하고, 지광이 영매로 환자의 기억을 마주하는 연기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사진=영화 '퇴마: 무녀굴' 포스터
사진=영화 '퇴마: 무녀굴' 포스터

특히 유선은 남편의 죽음 이후 자신과 딸에게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의 연속에서 공포감을 느끼는 금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다양한 공포감을 놀래는 연기를 통해 펼친 그는 “공포 상황에 따라 다르게 놀라야했다. 모두 다른 놀람이라서 그걸 분류하는 게 어려웠다. 어떤 때는 공포에 짓눌리면 몸이 경직되고, 큰 비명과 짧은 비명이 나올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많이 있어온 귀신을 통한 공포지만, 그 표현 방식을 유선만의 능숙한 연기로 펼쳐 보인 것. 이러한 연기는 유선뿐 아니라 각각의 상황에서 공포를 마주하는 여러 배우들에게서도 이어졌다. 곳곳에서 빙의를 체험하나 희생을 당하는 조연배우들의 표현이 실감나게 드러났다. 특히 과거 장면에서 등장하는 임화영의 연기는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영화가 원작 소설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분명 흐름이나 스토리 전개 방식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초반에서 진명 캐릭터를 설명하고 빙의를 전면에 드러내는 장면들은 최대한 단축했어야 했다. 퇴마사이자 의사인 진명 캐릭터를 설명해주는 장면으로서 최면 치료를 반복하는 부분은 일부 관객에게 지루함을 유발시킬 수 있다. 또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제주 4·3사건이 드러나지만 초반의 빙의 사건들과 연결되는 부분에서 신선함이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는다.

사진=영화 '퇴마: 무녀굴' 스틸
사진=영화 '퇴마: 무녀굴' 스틸

또 분위기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부분도 있지만, 단순히 깜짝 놀라게 하는 몇몇 장면들은 CG나 전형적인 사운드 효과로 인위적인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결국 ‘퇴마: 무녀굴’은 풍부한 스토리의 배치와 편집에서 다소 빈 틈을 보였고, 공포영화의 형식을 따라가려다 보니 진부해진 점이 발생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영화가 지향하는 사실적 공포감을 만드는데 많은 힘을 보태고 있다. 오는 20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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