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영화 ‘암살’이 표절 논란 소송에 휘말린 가운데 제작사 측이 강력 대응 입장을 밝혔다. 어처구니 없는 주장에 빠르게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것. 과연 천만 관객 동원을 목전에 둔 ‘암살’이 공식적으로 억울함을 벗을지, 아니면 남의 작품을 가져다 썼다는 불명예를 얻게 될지 영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소설가 최종림, ‘암살’ 측에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및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법원에 따르면 소설가 최종림 씨는 ‘암살’이 자신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를 표절했다며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최동훈 감독과 제작사 케이퍼필름, 배급사 쇼박스를 상대로 100억 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암살’ 상영을 즉각 중단시켜 달라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가처분 심문은 13일 오후 열릴 예정.

사진=영화 '암살' 포스터
사진=영화 '암살' 포스터

이에 대해 ‘암살’ 제작사 케이퍼 필름은 앞서 지난 6일 “암살 작전이 흔히 알려진 항일투쟁 방식이며 소설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은 자금을 운반하고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등 저격수와는 유사점이 없는 캐릭터”라며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 및 100억원 대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소장이 접수되면 즉시 형사 소송으로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제작사는 이번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명예훼손 혐의로 최종림 작가를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영화 표절 소송, 그동안 법적 판결은?

앞서 표절 의혹을 제기에 상영중단 가처분 신청이 있었던 작품으로는 ‘왕의 남자’가 있다. 지난 2006년 4월 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송진현 수석부장판사)는 희곡 ‘키스’의 작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윤영선 교수가 영화 ‘왕의 남자’의 제작, 배급사인 (주)이글픽쳐스와 (주)씨네월드, 이준익 감독 등을 상대로 낸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사진=영화 '왕의 남자' 포스터
사진=영화 '왕의 남자' 포스터

재판부는 ‘왕의 남자’의 대사가 자신의 희곡 대사를 표절했다는 윤 교수의 주장에 대해 “영화 속 대사가 저작권 침해를 구성할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이 대사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점에 비춰 신청인은 본안 소송을 통해 저작권 침해사실을 입증해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 ‘6년째 연애중’(감독 박현진) 역시 표절시비에 휘말렸다. 이 영화 각색 작업에 참여한 시나리오 작가 최모 씨는 지난 2008년 1월 8일 제작보수 미지급과 저작권 침해를 사유로 서울중앙지법에 상영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같은해 2월 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김용헌)는 “영화사 피카소필름과 박현진 감독 등을 상대로 낸 영화 상영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며 “영화 시나리오에서 신청인의 아이디어 일부가 차용된 사실은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표현이 동일한 경우는 거의 없고 전체적인 줄거리는 신청인에 앞서 작성돼 있던 다른 시나리오에 이미 나타나 있어 신청인의 창작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영화 '6년째 연애중' 포스터
사진=영화 '6년째 연애중' 포스터

하지만 지난 2009년 9월 3일 서울고등법원 제5민사부는 시나리오 작가 최모 씨가 영화제작사 피카소필름과 감독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영화 ‘6년째 연애중’의 각본자 명단에 작가 최모 씨의 이름을 명기하고 손해배상금 등 총 15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에 ‘6년째 연애중’ 측은 대법원 상고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2011년 9월 30일 출판사 이미지 박스는 “‘의뢰인’(감독 송영성)이 자사가 지난 2006년 출판한 ‘앨런 M 더쇼비츠의 최고의 변론’을 표절했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2012년 11월 8일 개봉한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감독 정병길)도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시나리오 작가 윤 모 씨가 자신의 만화와 ‘내가 살인범이다’의 사건 전개, 인물 콘셉트 등이 유사하다고 주장한 것. 이에 윤 모 씨는 서울중앙지법에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또 윤모 씨는 또 영화를 계속 상영하거나 DVD 등을 제작·판매하는 경우 피신청인들이 한 건당 2000만원씩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포스터
사진=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포스터

하지만 그해 11월 30일 ‘내가 살인범이다’ 측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시나리오 작가 윤 모 씨가 제작사에 사과의 뜻을 밝히고 소송도 취하했다”고 밝히면서 표절시비 사건을 종결했다.

표절시비는 반대로 영화 측이 드라마 측에 소송을 건 경우도 있다. 2014년 영화 ‘관상’(감독 한재림)의 제작사가 KBS 드라마 ‘왕의 얼굴’ 측에 표절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사진=영화 '관상' 포스터
사진=영화 '관상' 포스터

2014년 10월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조영철 수석부장)는 영화 ‘관상’의 제작사 ㈜주피터필름이 “드라마 ‘왕의 얼굴’의 제작을 중단하라”며 한국방송공사(KBS)와 KBS미디어를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당시 재판부는 “드라마 ‘왕의 얼굴’과 영화 ‘관상’은 등장인물이나 상황 등이 상당히 다르고, 동일한 표현을 사용하지도 않아 구체적인 표현방법이 동일하지 않다”며 “‘관상’과 ‘왕의 얼굴’이 부분적, 문자적으로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영화의 표절시비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이야기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물건으로 구체화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베꼈다는 것을 판단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따라서 이야기나 대사를 만든 사람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자신의 작품과 비슷하다고 느낄 여지는 있다.

하지만 이러한 표절시비가 해당 작품이 대중에 알려지고 크게 성공하거나, 개봉을 앞둔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부분에서 볼 때 소송하는 이의 의도가 온전히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물론 실제 베꼈다는 의견이 분분해도 해당 영화를 본 사람들이 느끼기에 문제가 없다는 사람이 있다면 결국 개인의 판단 차이가 될 수 있다. 결국 ‘암살’의 경우처럼 빠르게 법적 판결을 받는 것이 적절한 대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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