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 배역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은 배우 김태희의 승리다. 김태희는 종영을 앞둔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극본 장혁린, 연출 오진석) 속에서 '마녀'와 '천사'를 오가는 연기 변신으로 시청률 20% 돌파 신화의 주역이 됐다.

'용팔이'는 실력은 최고지만 고액의 돈만 준다면 조폭도 마다하지 않는 외과의사 용팔이가 병원에 잠들어 있는 재벌 상속녀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드라마다. 극중 김태희는 이복 오빠 한도준(조현재 분)의 음모로 한신병원 12층 VIP플로어 제한구역에 갇혀 식물인간으로 살아야 했던 한신그룹의 상속녀 한여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배우 김태희. 사진=SBS '용팔이' 방송화면 캡처]
[배우 김태희. 사진=SBS '용팔이' 방송화면 캡처]

사실 이 한여진이라는 역할은 여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5회까지 제대로 등장하는 신이 없어 많은 논란을 낳았다. 식물인간 설정상 김태희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누워있어야 했으며 그마저도 약 10분 이상을 넘기지 못 했기 때문. 특히 그동안 숱한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김태희였기에 '누워 있는데 돈 번다' '연기는 언제 하느냐'와 같은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김태희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눈을 뜬 한여진을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을 받고 있다. 복수를 다짐하는 한여진의 각오를 보여주기 위해 곱게 기른 머리를 싹둑 자르며 단발 투혼을 보여준 그는 입을 앙다물고 독기 서린 눈빛을 한 채 자신을 죽이려 했던 고 사장(장광 분)과 한도준을 차례로 정리하는 냉혹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이와 동시에 김태희는 자신을 깨운데 조력한 김태현(주원 분)과의 멜로 연기에도 자연스럽게 몰입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순해지는 한여진의 변모에 마치 김태희가 1인 2역을 소화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을 정도. 김태희의 호연이 빛을 발한 것인지 중후반부 스토리에 탄력을 받은 '용팔이'는 아직도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여전히 수목극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배우 김태희. 사진=SBS, KBS2, MBC 드라마 방송화면 캡처]
[배우 김태희. 사진=SBS, KBS2, MBC 드라마 방송화면 캡처]

앞서 '용팔이'가 시작도 하기 전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김태희. 그는 지난 2003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통해 얼굴을 알린 후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KBS2 '구미호 외전'에서 주연이데도 불구하고 다소 부족한 연기력을 드러내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이후 KBS2 '아이리스'에서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키는 듯했으나 첫 사극 도전작인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어색한 발성 등으로 다시 한 번 연기력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김태희에게는 '얼굴만 예쁜 배우'라는 꼬리표가 늘 붙어 다녔고, 김태희 본인도 이를 의식한 듯 "데뷔 당시 충분한 준비 없이 주인공을 맡게 되다 보니까 많은 허점을 보였다"며 "그래서 선입견이 자리 잡게 됐다. 변화된 모습으로 그걸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거다"라는 다짐을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김태희는 3년이라는 시간을 침대에 누워있던 한여진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4kg을 감량했다는 후문. 자신의 열과 성을 '용팔이'에 쏟아부은 김태희는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이제 '얼굴만 예쁜 배우'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배우로서의 도약을 시작했다.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태희가 과연 '용팔이'의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 것인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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