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우리가 아는 피터팬은 어째서 '영원히 자라지 않은 아이'로 남을 수 있었을까. 어린 시절 한 번쯤은 궁금해했을 피터팬의 숨겨진 이야기. 바로 '피터'가 '팬'이 되는 과정을 담은 영화 '팬'(감독 조 라이트)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팬'은 평범했던 한 소년이 네버랜드로 여정을 떠나면서 전설적 영웅인 피터팬으로 거듭나는 시작점을 그렸다. '해리 포터' 제작진이 만든 새로운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로 '피터팬'의 프리퀄로 볼 수 있다. 영화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인 1930년대 영국 런던. 갓난아기 때 보육원 앞에 버려진 고아 피터(리바이 밀러 분)는 어느 날 엄마 메리(아만다 사이프리드 분)가 남긴 편지를 읽게 되고 자신이 '특별한 아이'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정확히 그게 무슨 뜻인지는 모른다.
그러던 어느날 수녀들의 계략으로 검은수염(휴 잭맨 분) 해적 일당에게 납치된 피터는 신비의 나라 네버랜드로 끌려간다. 피터는 그곳에서 하늘을 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되고, '하늘을 나는 소년이 나타나 대적한다'는 예언의 주인공이 피터임을 알아챈 검은수염은 그를 제거하려 한다.
결국 피터는 네버랜드에서 만난 후크(가렛 헤드룬드 분)와 힘을 합쳐 탈출을 감행, 자신을 도와줄 원주민 나라로 향한다. 피터는 그곳에서 만난 공주 타이거 릴리(루니 마라 분)로부터 출생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고 부모의 원수인 검은수염에 대적하기 위해 요정 왕국으로 험난한 모험을 떠난다.
사실 '팬'이 들려주는 피터팬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점이 많다. 피터의 적은 후크가 아닌 검은수염이고 심지어 앙숙으로 유명한 피터와 후크는 검은수염에 대적하는 동지로 나온다. 피터팬은 '하늘을 나는 아이'로 유명하지만 '팬'에서 피터가 하늘을 나는 모습은 영화의 10분의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런 새로운 시도가 영화를 보는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특히 악랄한 검은수염을 연기하기 위해 삭발 투혼을 펼친 휴 잭맨의 연기 변신은 이 영화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그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검은수염을 완벽하게 소화해 극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더했다.
그리고 누가 뭐래도 '팬'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환상적인 CG에 있다. 메리가 피터를 고아원 앞에 내려놓는 강렬한 첫 장면은 마치 해리포터가 마법학교를 처음 봤을 때의 두근거림을 선사했다. 이외에도 피터가 네버랜드로 이동할 때의 항해 모습이나 동화 속에 존재하던 악어 및 인어의 출연 등 우리가 어릴 적 꿈꿔왔던 상상 속의 세계를 스크린에 완벽하게 구현해 감탄을 자아냈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피터는 아직 아이인 만큼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여행을 이어간다. 마지막 검은수염 일당을 처단할 때는 물론 주인공인 피터의 활약이 돋보이지만 이도 전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능력일 뿐이다. 여기에 극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피터와 검은수염의 심리 묘사도 허술한 편으로 영화가 막강한 시각 효과에 다소 치우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직 두 손이 온전한 상태인 후크와 원주민 공주 타이거 릴리 역시 뚜렷한 개성 없는 조력자 역할에 머물러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어릴 적 누구나 한번 쯤 꿈꿔봤을 동화 속 주인공 피터팬을 훌륭하게 스크린으로 소환한 '팬'. 다소 아쉬운 점은 있으나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어른들에게는 잊어버렸던 동심의 세계를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안나 카레리나' 등의 필모그래피로 이름을 알린 조 라이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팬'은 현재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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