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이 쉽지 않았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통과의례처럼 ‘발연기’ 논란에 수차례 휩싸였다. 하지만 지난 2009년 MBC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 연기력 논란을 벗고 고공 비상 중이다. 이후 7년간 거침없이 성장하더니 최고 인기 여배우에게 붙여지는 ‘로코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게다가 올해 인기 드라마가 여러 편 나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MBC 연기대상의 유력한 대상 후보다. 올해 MBC ‘킬미힐미’부터 ‘그녀는 예뻤다’까지 인기 컨디션이 최고조다. 시청률 역주행 신화를 만들어낸 ‘그녀는 예뻤다’ 주역 황정음이 기자들 앞에 섰다. 활짝 핀 웃음도 당당한 모습도 ‘그녀는 예뻤다’ 속 김혜진이 걸어서 나온 듯했다.
황정음은 “지난 2개월간 하루 1시간 정도 잠을 자서 제정신으로 연기를 못했다”라며 이번에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음을 고백했다. “‘그녀는 예뻤다’가 많은 사랑을 받고 무사히 촬영을 마쳐서 감사드려요. 촬영하는 내내 정말 행복했어요. 고생하는 스태프들 얼굴 보기 안쓰러워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김)혜진이가 사랑스러워서 못 떠나보내겠더라고요. 드라마가 매력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어요.” ‘그녀는 예뻤다’는 그야말로 폭발적 인기였다. 시청률 역주행은 최근 볼 수 없었던 대기록으로 황정음이 출연했던 KBS 드라마 ‘비밀’ 이후 2년째만이었다. 지난 9월 16일 첫 방송된 ‘그녀는 예뻤다’는 첫 회에 4.8%(닐슨미디어 기준)로 출발하더니 2회 만에 7.2%로 대폭 상승했다. 이후 9회 만에 16.7%를 기록했고, 13회에는 18% 돌파했다. 무서운 상승세였다. 황정음은 “시청률은 하늘이 준다고 한다. 잘 될 줄 알았다”라며 “1회 마치고 시청자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인기를 예감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인기 비결에 대해 황정음은 배우들과의 호흡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인기 작품은 절대로 한 명이 잘 돼서 되는 게 아니다. 아역부터 성인까지 캐스팅이 너무 잘 됐다. 배우들도 서로 욕심을 안 내고 채워줬다. 다들 정말 잘 맞았다”라고 자평했다.
특히 두 남자 주인공 박서준과 최시원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박서준에 대해서는 “연기의 합이 오고 가는 재미가 있었다. 저 또래 배우 중에 연기를 정말 잘한다. 서준이가 ‘누나. 내가 못하는 부분 채워줘서 고마워’ 했는데 나도 마찬가지였다”라고 평가했다. 최시원에 대해서는 “연기하면서 느낀 행복한 감정이 고스란히 표현된 것 같다. 그 친구를 보면 예전의 내 모습이랑 비슷하다. 연기할 때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더라. ‘지붕 뚫고 하이킥’ 시절 나를 보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인기 드라마 ‘킬미힐미’를 마치고 쉬고 싶었다던 황정음은 쉴 틈 없이 ‘그녀는 예뻤다’를 택했다. 연기의 눈을 뜨게 해준 작품인 ‘지붕 뚫고 하이킥’을 같이 했던 조성희 작가를 믿었기 때문이라고.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 가벼운 로맨스물을 안 하려고 했다. ‘이거 해도 괜찮을까’ 걱정했다”라고 털어놓은 뒤 “다행히 나에게 어울리는 작품이 들어온다. 캐릭터만 잘 맞으면 되도록 출연한다. 이번에는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 오랜만에 코믹은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라고 말했다.
2002년 걸 그룹 슈가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한 황정음은 2005년 방영된 드라마 ‘루루공주’를 통해 연기자로 전향했다. 이후 여러 작품에서 ‘발연기’ 논란에 휘말리는 등 배우로서 존재감이 미약했다. 그러던 중 운명처럼 찾아온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연기자로 우뚝 섰다. 황정음은 오랜 아픔을 딛고 배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자신감과 노력을 꼽았다. “어려서부터 친구들이 ‘쟤 왜 저래’ 했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어요. ‘지붕 뚫고 하이킥’ 시절에는 제 모든 걸 걸었어요. 엄마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 처음 봤다’ 하셨을 정도로요. 스스로 재미를 느껴야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연기력 논란을 벗어난 지 한참 됐지만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매번 연기에 대해 고민하며 스승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황정음은 “조 작가님이 대본 리딩을 할 때 캐릭터를 흉내낸다. 그걸 잘 기억한 뒤 내 것으로 만들어서 한다. 대본을 완벽하게 이해를 못하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질 않는다”라며 “아직도 연기 수업을 받는다. ‘비밀’ 끝나고부터 연기를 알려주는 선생님이 계신다. 선생님이 의지가 된다”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이제는 연기대상 후보로도 불린다. 올해 대상 수상을 예감할까. “대상 후보라고 애기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대상을 받게 되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하지만 기대는 안 해요. 대상은 서른다섯 안으로 받는 게 꿈이었으니 3년 더 남았네요(웃음).”
‘그녀는 예뻤다’에서 황정음은 철저하게 망가졌다. 비만 오면 더욱 사방으로 뻗는 폭탄 머리에 홍조와 주근깨가 가득한 볼. 소위 말하는 ‘폭탄녀’가 됐다. 이렇게 파격 변신한 모습으로 두 달 가까이 시청자와 만났다. 파격 변신에 대해서는 “원래 망가지는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라고 운을 뗐다. 드라마 ‘돈의 화신’에서는 뚱뚱한 모습으로도 변신했던 그다. 황정음은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많이 망가졌다. 흑인처럼 보여서 정말 우울했다. 그런데 오히려 예뻐지고 나니 연기하기 조금 어려운 지점들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폭탄머리가 편하구나’ 하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예뻤다’ 여주인공 혜진은 사랑과 꿈을 동시에 쟁취한 여자다. 그녀는 정말 예뻤다. 그렇다면 황정음은 언제 자신이 예쁘다고 느낄까. “지금이 가장 예쁘고 좋은 때인 것 같아요. 가장 행복했을 때는 드라마 ‘비밀’ 촬영했을 때예요. 우는 연기를 그렇게 잘하는지 몰랐거든요(웃음). 저도 몰랐던 연기를 잘하니까 깜짝 놀랐어요.”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연기의 재미를 다시 한 번 느꼈다고 고백했다. “촬영할 때마다 죽을 것처럼 힘들지만 계속 일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어요. 이번에 정말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모든 걸 다시 얻은 느낌이에요.”
작품 욕심이 많다던 황정음은 영화도 도전해보고 싶고, 해외 시장도 관심이 간다고 했다. “예전에 점을 봤는데 2016년 해외 운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내년에는 한 번 해외 진출을 기대해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웃음).”
황정음에게 “꿈에 대해 말해달라”고 하자 “그건 비밀”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정말 귀여웠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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