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100년 전 사라진 조선의 호랑이를 2015년 스크린에 옮겨 놓은 '대호'. CG 호랑이가 주연이라는 이 실험적인 영화에서 박훈정 감독이 내린 답은 바로 '명불허전 배우' 최민식이었다.

8일 오후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대호'는 일제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사진=영화 '대호' 스틸]
[사진=영화 '대호' 스틸]

하얀 눈으로 뒤덮인 지리산, 그곳엔 '산군'이라 불리는 '조선 호랑이의 왕' 대호가 살고 있다. 이 대호는 일제에 의해 씨가 말라버린 조선 호랑이 중 마지막 존재로 몸무게 400kg, 길이 3m 80cm에 달하는 산의 주인이다.

소싯적 '조선 최고의 명포수'라 불렸던 천만덕은 잡을 것만 잡으며 산에 대한 예의를 지켰던 대호의 숙적. 과거 비극적인 사건으로 포수를 그만둔 그는 아들 석이(성유빈)와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며 고난의 시대를 견디고 있다.

하지만 때는 일제강점기, 조선을 점령한 일본군의 욕심이 결국 비극을 부르고 만다. 일본군 고관 마에조노(오스기 렌)가 대호의 호피를 원했던 것. 탐욕에 눈이 먼 일본군과 대호에 원한을 가진 조선 포수대 리더 구경(정민식)은 대호 사냥에 나서고 평범하게 살던 대호와 천만덕 가족의 삶을 뒤흔들게 된다.

[사진=영화 '대호' 스틸]
[사진=영화 '대호' 스틸]

지난해 최민식은 1760만 관객을 돌파한 '명량'으로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올드보이', '파이란', '취화선',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등 각기 다른 영화에서 명불허전 연기를 보여주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이끌어낸 그는 차기작 '대호'에서도 굵직한 감정선을 그려내 감동을 자아냈다.

특히 시사회 후 박훈정 감독은 "왜 최민식이었나"라는 질문에 "처음에 쓰면서 천만덕이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누군가 싶었다. 제작이 바로 안 되고 몇 년 동안 돌고 돌아 다시 왔을 때도 이 역할을 떠올렸을 때 최민식이라는 배우밖에 없었다"며 최민식이 '유일한 답'이었음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최민식 또한 "'대호'에서 조선 호랑이는 민족의 정기일 수도 있고 우리가 지켜내야만 하는 순수한 정서, 자존심일 수도 있다. 단순히 생물학적인 의미에서의 호랑이가 아니라 대자연과 더불어 이 호랑이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그 시대의 정신적인 상징성에 매료돼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영화 '대호' 포스터]
[사진=영화 '대호' 포스터]

특히 최민식의 상대역이었던 대호와의 촬영은 모두 대역 배우나 블루 스크린 뒤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욱 놀랍다. 그는 "상상으로만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힘들었다"면서도 대호와의 대결 장면에서 묵직한 감동과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해 감탄을 자아냈다. CG를 향한 연기가 그 정도니 아들 석이를 향한 부성애는 말할 것도 없었다.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았던 대호의 CG도 최민식의 명품 연기를 살리는데 충분한 역할을 했다. 예상 이상으로 큰 위화감 없이 극에 잘 녹아든 대호의 모습을 보며 "맨땅에 헤딩을 하는 것 같았다"는 박훈정 감독의 새로운 시도는 꽤나 성공한 듯 보인다.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보다 대호를 보고 반했다는 평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여기에 대선배 최민식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연기로 찰떡 호흡을 보인 아역 성유빈의 활약과 마치 광인처럼 대호에 집착하는 구경 역의 정만식, 이들과 함께 포수 생활을 하며 깨알 재미를 불어넣는 칠구 역 김상호의 활약도 돋보인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아름다운 설산의 풍경과 웅장한 OST까지. 가슴 시린 감동을 담은 '대호'가 올겨울 관객들의 마음을 훔칠 준비를 끝냈다. 오는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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