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유진 기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하 '응팔')을 보는 재미 중 하나는 장면마다 등장하는 추억의 물건들이다. 1988년을 배경으로 하는 '응팔' 속 '추억템'들은 당시의 기억이 없는 10~20대에게는 신선한 볼거리이며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볼 수 있는 재미를 준다. 또 1980년대에 추억이 많은 30~40대에게는 잠시나마 과거를 떠올릴 수 있는 반가운 매개체로 작용한다.
헤럴드POP은 함께 추억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추억템' 모음집을 준비했다. 우리가 '응팔'을 보며 신기했던 혹은 반가웠던 추억의 물건들은 어떤게 있었을까.
◆ 브라운관 TV '응팔' 속 가장 눈에 띄는 물건은 보기만해도 답답해지는 브라운관 TV다. 두껍고 무거워 보이는 몸체에 화면은 왜 이렇게 작은지. 지금은 LG전자로 이름이 바뀐 '골드스타(GoldStar)' 로고도 향수를 자극한다. 길게 뽑히는 안테나와 화면 옆에 자리한 다이얼과 버튼도 현시대에선 찾아보기 힘든 모습 중 하나다. 군더더기 없는 터치형 제품이 대부분인 요즘, 다이얼을 돌리고 버튼을 눌러 채널과 음량을 조절하는 모습은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 대형 캠코더 쌍문동 골목길 졸부 정환(류준열)네 집에는 거대한 골드스타 캠코더가 있다. 작은 SD 카드를 넣어 영상을 저장하는 현재의 가정용 캠코더와 달리 네모난 VHS 비디오 테이프를 넣어 녹화하는 방식이다. 극중 캠코더 가격을 묻는 미란(라미란)에게 성균(김성균)은 "98만 원"이라고 답한다. 당시 매우 고가의 제품이었으나 요즘 스마트폰 동영상 화질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이 재밌다.
◆ 다이얼 전화기 덕선(혜리)네, 선우(고경표)네, 정환네, 택(박보검)이네에는 공통적으로 다이얼 전화기가 등장한다. 구불거리는 전화선이 달린 버튼식 전화기는 90년대까지 널리 쓰였지만 다이얼 방식은 10~20대에겐 생소할 수 있다.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숫자 하나하나를 돌려서 입력하는 모습이라니. 특히 현재는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집 전화기 자체가 많이 사라졌다. 커다란 수화기를 들고 안부를 묻는 장면마저도 추억이 돼버렸다. 정환네는 다이얼 전화기 외에 신형 무선 전화기도 갖고 있다. 지금은 당연한 '무선'이 부의 상징이었던 시절이다.
◆ 미니 카세트 플레이어 극 초반 덕선이 갖고 싶어하던 삼성의 '마이마이'도 추억의 아이템 중 하나다. 소니가 '워크맨'을 출시한 뒤 미니 카세트 플레이어가 큰 인기를 끌었다. 스마트폰 하나로 음악과 라디오를 듣는 요즘과 달리 1980년대 청소년들에겐 미니 카세트 플레이어가 전부였다. 덕선의 언니 보라(류혜영)는 골드스타 모델인 '아하'를, 덕선은 장기자랑 1등 상품으로 받은 '마이마이'를 갖고 있다. 선우는 휴대용 라디오 플레이어로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듣는다.
◆ 88 담배, 솔 담배
'응팔'에서는 1980년대 유행했으나 현재 단종된 88 담배와 솔 담배 시리즈가 등장한다. 보라는 파란 색상의 88 라이트를, 동일(성동일)은 하얀 종이갑에 든 솔(백솔)을 피운다. 또 보라는 골목길에서 흡연 중이던 학생들을 혼내며 "청소년 주제에 청솔도 아니고 88 골드를 피워?"라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청솔은 솔 담배 시리즈 중 파란 포장지에 든 것으로 보라는 88 라이트와 청솔을 번갈아 피운다. 88 담배와 솔 담배는 각각 2011년, 2005년 단종됐다.
◆ 추억의 식품들 옛날 옷을 입고있는 '응팔' 속 식품들도 반갑다. 정봉(안재홍)이 마요네즈와 함께 밥에 비벼먹었던 '스노우 마아가린'과 절에서 나온 뒤 숟가락으로 퍼먹던 '스팸'은 시청자들의 식욕과 추억을 동시에 자극했다. 또 '치토스', '선키스트 오렌지 주스', '월드콘', '투게더', '꼬깔콘' 등은 현재 시판 중인 것들로 반가움을 안겼다. 또 택이가 아침마다 마시는 '비락우유', 진주(김설)네 집에 있던 '점프' 분유, '동물왕 과자세트'와 '해피라면', '이따리아노' 등도 1980년대 감성을 물씬 풍겼다.
◆ 화장품 방문판매 정봉이 대입 6수에 실패하자 엄마 미란은 성균을 내보낸 뒤 일화(이일화)와 선영(김선영)을 집으로 부른다. 이어 등장한 이들은 '쥬단학 아가씨'와 '아모레 아가씨'. 두 방문판매원은 세 사람에게 직접 피부 마사지를 해주며 상품을 소개한다. 미란은 이들로부터 대량의 화장품을 구매하고 아부를 듣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지금도 화장품 방문판매가 이뤄지고 있긴 하나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 만큼이나 가두점도 많아져 흔한 풍경은 아니다.
◆ 놀잇거리 정환의 방이 화면에 들어올 때면 항상 눈에 띄는 것이 3인용 보드게임인 '다이아몬드 게임'이다. PC 게임이 보급되기 전이기 때문에 주인공들은 만화책을 읽거나 비디오를 보고 또 라디오를 함께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친구들과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PC방을 다니는 지금 청소년들의 모습과는 매우 다른 풍경이다. 특히 극중 등장하는 '여학생' 잡지는 지난 1965년 창간된 월간지로 유명 하이틴 스타들의 모습과 패션 및 뷰티 정보, 순정 만화 등이 들어있어 오랫동안 인기를 끌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각종 고민글과 연예인에 관한 정보 등 소소한 읽을거리를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창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