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유진 기자]지난 7일 개최된 '제26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이하 '유재하 경연대회')에서 여대생 참가자 공세영이 대상을 수상했다. 공세영은 정치외교학과 전공의 평범한 학생으로 단순히 좋아서 음악을 시작해 4개월간 기타 학원을 다닌 게 전부다. 그는 자작곡 하나 없는 상황에서 열정만을 가지고 '유재하 경연대회' 참가를 결심했다. 준비 기간은 짧았지만 자신의 진솔한 짝사랑 이야기를 담아 '오아시스'를 완성했고 이는 '유재하 경연대회' 대상곡으로 거듭났다.
최근 헤럴드POP과 만난 공세영은 대상 소감을 묻자 부끄러워하며 여느 여대생과 같은 풋풋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음악적 소신이나 취향에 대해서는 뚜렷한 목소리를 내며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수줍은 듯 당당한 공세영은 만들어지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음악을 대하는 순수함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순간 떠오른 감정을 담아 만들었다고 밝힌 자작곡 '나의 방'과 '너랑 바다'도 그를 닮아 투명했다. 화려한 기교나 꾸밈 없이 그가 느낀 그대로가 노래에 담겨 듣는 이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공세영의 꿈을 키워준 '유재하 경연대회'는 유희열, 루시드폴, 김연우 등 실력파 뮤지션을 대거 배출한 명망 있는 대회로, 지난 1989년 유재하음악장학회가 재능 있는 신인 음악인들을 발굴하기 위해 시작한 음악경연대회다. 동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CJ 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매회 활기를 더하며 뮤지션들의 꿈의 무대로 자리 잡았다.
한편 지난 3일 발매된 '제26회 유재하 경연대회' 컴필레이션 앨범에는 대상 공세영의 '오아시스'를 비롯해 금상 최윤희의 '여기요여기요여기요', 일진좋은날의 '너와, 우리', 임주은의 '뚜벅뚜벅', 황민재와 박채현의 '하루가이래', 뱃사공 '첫눈도 내렸고', 김정은 '빨래', 한정훈 '어느오후', 박지원과 강철의 '마음의 초원', 구정현 '그래도 괜찮아'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Q. 대상을 예상했나?
"전혀요. 1%도 생각 못했어요. 그냥 '본선에는 들고 싶다' 정도만 생각했어요. 그러면 앨범에 제 노래가 실리니까요. 가까운 꿈 중에 하나가 앨범 생기는 거였어요. 그래서 본선 안에는 꼭 들고 싶다고 생각했죠."
Q. 대상을 받은 소감은?
"제가 대상을 받은 것도 감사한 일이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런 대회가 생겼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한 일 같아요. 이런 대회를 통해 제 음악을 진심으로 들려드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려요."
Q. 대회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대회를 위해 음악을 해온 게 아니라서 따로 준비한 건 없었어요. '나만의 곡이 생긴다면 대회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어요. 평소에 듣는 음악들이 대부분 유재하 씨와 유재하 출신 가수들의 음악이 많았기 때문에 취향이 그런 쪽으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곡을 쓸 때도 의식하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그런 음악이 나오더라고요."
Q. 기타를 배우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 기타 위주의 음악을 듣다가 기타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엔 시간이 없으니까 듣기만 하다가 대학교 입학 원서를 쓴 날 동네 기타 학원에 등록했어요. 4개월 동안 배우다가 그만두고 혼자 독학했어요. 입학한 뒤에는 기타 동아리에 들었고요. 소소하게 교내 공연을 하면서 꿈을 키웠죠."
Q. '유재하 경연대회' 참가 계기는?
"사실 대회에 참가할 생각은 2학년 때부터 있었어요. 아무래도 '유재하 경연대회'가 다른 오디션보다 싱어송라이터를 위한 대회잖아요. 그래서 더 욕심났어요. 또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 분들이 '유재하 경연대회' 출신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어요. 대회 이름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고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건 2011년도예요."
Q. 경연곡 '오아시스'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지난 4월에 쓴 곡이에요. 학교에서 개최한 교내 창작 가요제가 있었는데 친구가 포스터를 보고 저한테 '너를 위한 대회다. 꼭 나가봐라'고 하더라고요. 신청 기한이 일주일 남은 상황이었고 시험기간이어서 처음엔 못 나가겠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곡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어요. 그래서 당시 짝사랑했던 사람을 생각하면서 곡을 썼고 그 곡이 '오아시스'예요."
Q. 평소에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전 그때그때 제가 느낀 감정을 위주로 곡을 만들어요. 끝까지 완성시킨 곡은 3곡이 전부긴 하지만요(웃음). '너랑 바다'라는 곡도 '오아시스'의 그 분을 떠올리면서 쓴 곡이에요. 올해 여름에 같이 바다에 놀러가고 싶은데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곡에 담았어요(웃음). 또 '나의 방'이라는 곡도 더러운 제 방을 보면서 떠오른 느낌을 담은 곡인데 더러운 방 만큼이나 나태해진 제 모습, 또 음악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했어요."
Q. 존경하는 뮤지션은 누구?
"'제2회 유재하 경연대회' 대상 수상자인 고찬용이라는 분이에요. 가수 이소라 씨와 '낯선사람들'이라는 팀을 함께 하셨어요. 고찬용 씨 음악을 들으면 새롭다는 느낌이 들어요. 또 음악적으로는 어렵지만 듣기엔 편하고요. 저도 고찬용 씨처럼 제 음악을 들었을 때 저라는 사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노래를 들으면 '공세영'이라는 가수가 떠오르는 노래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곡을 많이 써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아직 본격적으로 활동할 노래가 없으니까요(웃음). 내실을 다진 후에 좋은 앨범을 내는 게 제 꿈이에요. 대회가 끝나고 한 소속사에서 연락이 와서 얘기도 나눠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제 음악이 있고 제 노래가 좋아야 회사를 생각할 텐데 아직 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곡이 없잖아요. 심적으로 살짝 부담감이 생겼어요. '이 타이틀에 내가 부응하지 못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이젠 부모님도 같이 응원해주셔서 좋아요. 열심히 작업해보려고요."
Q. '제27회 유재하 경연대회' 참가자를 위한 한마디
"제가 감히 충고의 말을 드릴 순 없지만 제가 만약 올해에도 용기를 못냈으면 이런 일을 경험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방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딱 한 걸음의 용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오래 전부터 이 대회를 생각했는데 막상 참가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준비하고 계신 분들도 여러 두려움이 많으실텐데 일단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