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이순신에 이어 이번에는 명포수로 나섰다. 전작 '명량'을 통해 1761만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역대 1위 흥행 기록을 새로 쓴 최민식의 쉼 없는 도전은 계속되고 있는 것. 더욱이 이러한 연기 도전은 호랑이 CG를 상대로 한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높다. 그리고 호랑이가 가진 상징성에 매료돼 출연하게 됐다는 그의 말처럼 '대호' 속 최민식은 관객을 홀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것은 아마 '대호'의 천만덕 속에 배우로서 쌓아온 그의 연기 인생이 녹아들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렇듯 오직 연기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대한민국 대표 명품 배우 최민식을 헤럴드POP이 만나봤다.

[배우 최민식. 사진=송재원 기자]
[배우 최민식. 사진=송재원 기자]

Q. 인터뷰를 할 때 어떤 느낌인가요? "인터뷰는 영화를 마치고 진행하는 마지막 작업입니다. 그래서 재밌죠. 결국 영화의 끝은 관객이거든요. 인터뷰는 그전에 하는 마지막 활동이라 어떻게 보면 영화를 내보이기 전 음미한다고 볼 수 있어요. 완제품을 만들어서 제 삼자에게 평가를 받는 긴장감과 설렘도 있고요."

Q. 인터뷰를 하면서 작품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경우도 있나요?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업을 하면서 쌓아왔던 걸 해소해버리는 것 같습니다. 동료들하고 나누는 이야기하고는 또 다른게 영화를 감상한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재미가 있죠. '아. 저렇게 볼 수도 있지', '왜 이렇게 보지?', '영화 볼 줄 아네'라는 생각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재미있습니다."

Q. 과거 인터뷰에서 박훈정 감독이 아티스트적인 마인드가 있어서 좋다고 하셨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점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치셨나요? "박훈정 감독이 그런 면은 아직 있지만 이전보다는 많이 순해진 것 같아요. 하지만 전 사람마다 있는 그런 각자의 캐릭터는 잔재미일 뿐 결과적으로 일을 잘하기 위해 모인 거니까 (작품을 선택할 때) 그런 점은 구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더 성숙하고 깊어지는 모습에서 바라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도 이번 박훈정 감독과의 작업은 의미가 있었어요."

[배우 최민식. 사진=송재원 기자]
[배우 최민식. 사진=송재원 기자]

Q. 요즘 같은 산업에서 영화를 아티스트로 보는 게 점점 좁아지는 게 현실이지 않나요? "사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우리는 예술가에요' 하는 건 촌스럽고 미련한 겁니다. 결과물로 보여줘야 하죠. 영화의 특수성을 일부 국가에선 예술의 차원에서 바라보지만 '본인들이 예술가에요' 하는 것보다 결국은 문화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지금의 영화인들의 위상과 대중들의 인식이 이전보다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봐요. 예전에 저희 아버지께서 제가 배우를 한다고 하자 '따따라'라고 하셨죠. 지금 이렇게 영화나 대중문화에 관심 있는 나라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굉장히 행복한 거고 좋은 시절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더 잘 만들고 다양하게 만들어야 해요. 오락거리도 만들고 진지한 내용도 만들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CG로 만들어진 호랑이를 김대호 씨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분(?)과의 호흡은 어떠셨나요? "김대호 씨는 싸가지도 없어요. 시사회가 끝나니 홀라당 가버리더라고요.(웃음) 이 작품을 선택하면서부터 언론시사회까지 어딘가 꼭 체한 것처럼 불안했었어요. 저희가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고 생각해서 만들더라고 김대호 씨의 연기 별로면 이 영화는 힘들다고 생각했죠. 김대호 씨가 별로면 무슨 몰입이 되고 메시지 연결이 되겠나 싶었어요. 그래서 결과물을 보기 전까진 몰랐어요. 물론 대표자들은 중간중간 확인을 해봤을 겁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완성된 결과물을 아니었을 테지요. 온갖 디테일이 다 살아야 하는 건데 그걸 어떻게 확인했겠습니까. 일일이 털 하나도 다 그려야 하는 건데 말이죠. 사실 여태껏 이렇게 불안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Q. 사실 연기를 할 때 김대호 씨는 리액션이 없었잖아요. 연기적으로 독특한 경험이었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영화가 가벼운 게 없어요. 종반으로 갈수록 결말이 귀결되는 부분이었지요. 않나. 참 막막했어요. '이게 잘 표현돼야 하는데, 그래서 관객들이 천만덕과 대호의 행위를 잘 이해해야 하는데'라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잖아요. 이 스트레스는 작품을 선택할 때부터 예상했던 거니까 즐기는 수밖에 없었어요. 박정훈 감독이 '컷'이라고 하면 저쪽에서 김대호 씨가 물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촬영에 임했습니다."

[배우 최민식. 사진=송재원 기자]
[배우 최민식. 사진=송재원 기자]

Q. 극중 성유빈 씨와의 호흡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떤 배우인가요? "저희는 현장에서 성유빈에게 '어르신'이라고 불렀어요. 말도 느리고 밥 먹는 것도 느리고 무슨 노인네 같았죠. 언론시사회 그랬죠. 말을 하면 축축 늘어난 스타일이에요. 저희는 밥 먹을 때 5분이면 먹는데 성유빈은 소가 되새김질하듯 500번은 씹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성유빈이라는 친구는 그만큼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여유가 있어요. 불이 났다고 해도 걸어갈 친구죠. 깊이가 있는 배우입니다."

Q. '대호'라는 영화를 찍으며 어떤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나요? "영화 속에 녹아있는 업, 인과응보, 예의가 잘 드러났으면 했어요. 산에 대한 예의, 자연에 대한 예의, 그래서 "잡을 만큼만 잡자"는 신념을 가진 천만덕이 좋았습니다. 극중 천만덕과 대호는 서로 상반된 입장이지만 팔자가 닮아 있어요. 사람과 짐승이고 죽이고 살해당하는 입장이지만 말이에요. 여기서 보이는 이 이야기가 요즘의 경쟁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잊고 지냈던 가치들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했습니다."

Q. 결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사실 여러 가지 버전의 결말을 논의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결말은 아니었지만 지금 영화 속 업장소멸이라는 결말도 전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니 저도 짠하더군요. 결국 천만덕과 대호는 복수를 하는 거나 다름없었어요. 단 한 번도 일본군을 향한 증오를 표출하지도 않으면서 말이에요. 전 '대호'가 항일의 모습과 무관한 게 더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천만덕의 삶의 태도로 마에조노의 욕망이 차단되는 그러한 모양새가 참 좋았어요." ※ 최민식, "격정 멜로 꼭 해보고 싶어요" [POP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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