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올해 KBS를 빛낸 인물은 바로 이휘재(43)였다. 여느 수상자와 달리 이휘재는 웃지 못했다. 수상 소감에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이휘재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15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대상은 방송인이라면 한 번쯤 받아보고 싶을 정도로 영광적인 상이다. 게다가 이휘재는 데뷔 이래 23년 만에 첫 대상 수상이었다. 누구보다 감격이 컸을 테지만 이휘재는 미소 한 번 보이지 않았다.
이휘재는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 ‘비타민’ 등 KBS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무대에 선 그는 표정이 굳었다. 왜 그랬을까. 웃지 못하는 이유가 수상 소감에서 감지됐다.
무대에 선 이휘재는 “장현승, 타블로, 엄태웅, 송일국, 이동국, 추성훈 가족 등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활약한 아이들을 대표해 내가 이 상을 받는다는 걸 안다. 대상 수상자로 내 이름을 듣는 순간 ‘아 며칠 동안 댓글 보면 안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라며 대상 수상 자격에 미흡하다는 말을 돌려서 표현했다.
이번 대상 수상은 오롯이 자신의 활약으로 된 게 아니라 팀 전체를 대신해 받았다는 것. 올해 대상의 수상자가 된 것도 ‘비타민’을 이끄는 진행자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속 쌍둥이 아빠로 활약한 부분이 더 컸기 때문이다. KBS를 대표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만든 주역 중 한 명임에도 단체를 대신해서 주는 상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고 느낀 것. 이휘재는 스스로 잘해서 받은 게 아니라 팀 영향이 컸음을 수상 소감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지난 1992년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몰래카메라’로 데뷔한 이휘재는 지난 23년간 여러 방송사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데뷔 초 출연한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코너 ‘인생극장’은 그의 대표작이다. “그래, 결심했어”와 같은 유행어와 ‘롱다리’라는 신조어는 당시 사회를 휩쓸었을 정도였다. 인기 중심에 항상 이휘재가 있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미디 동서남북’ ‘오늘은 좋은날’ 등 MBC에서 활동하며 큰 인기를 얻어 최우수상, 프로듀서상, 인기상, 특별상 등을 받았지만 대상의 영광은 주어지지 않았다.
이후 MBC뿐만 아니라 KBS와 SBS로도 발을 넓히면서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SBS에서는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 ‘도전 1000곡’ 등을 대표 출연 작품으로 만들었고 KBS에서는 ‘상상플러스’ ‘비타민’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에서 활약하며 방송 영역을 허문 인기 방송인으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데뷔 초인 과거와 비교해 현재 개인으로서 활약이 미미한 상황이다. 단독이 아닌 공동 MC로서 빛났던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 여러 출연진과 조화를 이루는 방송인으로서 러브콜을 많이 받으면서 단독 MC의 자리는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개인의 역량이 덜 발휘됐고 과소평가됐던 적도 더러 있었다. 아직 이휘재는 데뷔 초만큼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홀로 내밀 수 있는 인생의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했다. 그렇기에 올해 KBS연예대상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음에도 마음이 무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이휘재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느낀 점들을 토대로 방송인 못지않게 가장으로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노라고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KBS에 몸 담은 지 꽤 됐는데 (상과는 인연이 없어서) 여러 사람들에게 푸념을 많이 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은 뒤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이렇게 길게 출연할지 몰랐다. 매주 힘들게 작업하고 있는 모든 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 2년 전부터 새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아들과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아이들 잘 키우겠다. 아버지에게도 존경한다는 말 꼭 드리고 싶다”며 눈물의 수상 소감으로 박수를 받았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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