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 때는 1392년 고려 말. 이성계를 문병하고 오던 고려의 마지막 충신 정몽주가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이 보낸 문객 조영규 등에게 대낮에 철퇴에 맞아 피살된 사건이 발생했다. 지금 들어도 충격적인 이 '선죽교의 비극'은 후일 두고 두고 회자되며 우리의 역사 교과서에 등장했고, 현재 다수의 사극들에서도 다양한 각도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2일 밤 방송된 SBS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이하 '육룡이') 36회에서는 자신의 정의를 위해 정몽주(김의성)를 죽이는 이방원(유아인)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역대급'이라 불리며 호평을 받고 있는 유아인의 '하여가'와 김의성의 '단심가'. 이들의 연기만큼 강렬했던 역대 드라마 속 '선죽교의 비극'을 헤럴드POP이 살펴봤다.
◈'용의 눈물' 유동근, "내 앞을 방해하는 자…모두 죽이리" 배우 유동근이 지난 1996년 이방원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던 KBS1 '용의 눈물'(극본 이환경, 연출 김재형)은 '피의 군주' 이방원의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에 드라마는 이방원의 시점으로 사건이 흘러가고 이후 '왕자의 난' 등 조선 건국 후의 이야기까지 모두 풀어가야 하는 입장에서 정몽주(정승현)와의 사건은 그가 왕이 되기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용의 눈물'에서 그려진 '선죽교의 비극'은 이를 집중 조명한 다른 작품들에 비해 다소 쉽게 넘어간 것이 사실. 하지만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야사의 내용을 따라 정몽주가 말을 거꾸로 타면서 가는 모습이다. 여기엔 여러 가지 추측이 있지만, 드라마에선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정몽주가 밤하늘을 감상하기 위해 말을 거꾸로 타고 갔다'는 설을 택한 듯 보인다. ◈'정도전' 안재모, 임호 성급하게 살해한 '악당'의 모습 지난 2014년 인기리에 종영한 KBS1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에서 그려낸 정몽주(임호)의 죽음은 조금 다른 면모를 지닌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제목처럼 정몽주와 죽마고우였던 정도전(조재현)이다. 그와 뜻을 함께 한 이성계(유동근)도 정도전 이상으로 정몽주를 아꼈고, 정몽주 또한 그들 앞에선 단호한 태도를 보였으나 고려와 조선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느끼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소 성정이 급한 이방원(안재모)은 신변에 위험을 느끼자 정몽주의 살해를 지시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특히 정몽주는 죽기 전 "가서 방원이에게 전하거라. 고려의 충신으로 죽게 해줘 고맙다고. 나의 죽음으로 너희의 대업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찬탈이 됐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육룡이' 유아인, 나를 빼놓고 '킬방원'을 논하지 말라 워낙 역대급 명장면이 많았던 사건이기에 이번 '육룡이'에서 그려질 '선죽교의 비극'은 방송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특히 이 사건은 함께 조선 건국을 도모하던 이방원이 스승 정도전(김명민)과 갈라서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그리고 막상 베일을 벗은 '육룡이' 표 '선죽교의 비극'은 어째서 이방원이 정몽주을 죽일 수 밖에 없었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백성을 위한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자신의 손에 스스로 피를 묻힌 이방원의 고뇌를 담아낸 것. 이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육룡이'의 이방원은 여타 드라마와는 달리 자신이 직접 정몽주 앞에 나타나 '하여가'를 읊는다. 그의 주장을 반박하며 '단심가'를 풀어낸 정몽주의 대사도 놀랍다. 그동안 숱하게 다뤄졌던 인물과 역사에 허구적 요소를 가미해 1392년의 사건을 새롭게 재창조한 '육룡이'와 이를 실감 나게 연기한 배우들에게 많은 시청자들이 감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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