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이제는 이제훈 아닌 ‘박해영’은 상상하기 어렵다. 배우 이제훈이 박해영이라는 인물이 가진 상처와 아픔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고 있다.
이제훈은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에서 무전기 하나로 과거 형사 이재한(조진웅)과 공조 수사를 펼치며 장기 미제사건을 파헤치는 프로파일러 박해영을 연기하고 있다. 해영은 남모를 상처를 가진 인물. 하나뿐인 형이 여고생 성폭생 사건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소년원에 갔다. 이 일로 해영의 부모님은 이혼했고, 형은 세상을 떠났다.
지난 4일 방송된 '시그널'13화에서는 형이 억울한 누명을 썼을 당시, 어린 해영이 느껴야 했던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그려졌다. 아이 해영은 형이 억울하게 잡혀가는 장면을 보면서 "우리 형은 잘 못 한 게 없다"며 울부짖었다. 그러나 절규에도 혼자가 된 아이는 어두운 골목에서 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는가 하면, 고깃집에 들어가 메뉴도 없는 오므라이스를 주문하는 등 홀로 방황해야 했다. 고등학생이된 해영의 별명은 '깡패'였다. 그는 "너희 형 대단하더라"라고 비아냥 대는 친구들과 싸우느라 얼굴이 성할 날이 없었다.
해영의 과거가 그려진 12~13회. 배우 이제훈은 자신의 진가를 백분 발휘했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박해영이라는 인물에 입체감을 더했다. 세상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가득 찬 고등학생 해영을 연기할 때는 무섭게 서늘한 눈빛, 한쪽 입꼬리만 실룩이는 입술, 공허한 표정 등으로 인물의 상처를 표현했다. 현실의 해영을 연기할 때는 톤과 분위기가 확연하게 다르다. 과거 이재한이 자신을 말없이 지켜보고 챙겨줬다는 사실을 안 후 무전으로 재한과 대화하는 장면. 이제훈은 슬픈 감정을 억누르며 "형사님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타까운 눈빛과 떨리는 목소리로 재한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해영의 감정을 세밀하게 담아내 시청자들을 극 속으로 흡입시켰다.
이제훈은 '시그널' 방영 초기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보란듯이 '연기'로 자신을 향한 우려와 불신의 시선을 말끔히 날려버렸다. 박해영이라는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소화했다. 이제는 이제훈 아닌 박해영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한편 '시그널' 14회는 5일 밤 8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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