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요즘 가장 핫한 남자 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이 사람이 아닐까. 다른 배우들에 비해 외모가 화려한 편은 아니기에 처음엔 그리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으나,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고 연기하는 모습에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배우, 바로 류준열 말이다.
지난 연말을 뜨겁게 달궜던 ‘응팔 열풍’의 주역, 류준열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이렇게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것을 보고 인기를 실감한다며 웃어 보였다.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tvN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응답하라 1988’. 방영 전 우려 섞인 시선이 있기도 했으나, 세 번째 시리즈 역시 전작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고, 출연진은 모두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무명에 가까웠던 류준열에게는 그의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정환’이라는 캐릭터를 떠나보내기 아쉽지 않을까 싶었지만, 잘 보냈느냐는 질문에 시원하게 “그럼요”라고 답했다.
“이렇게 사랑받을 줄 예상 못했죠. 다들 거의 (흥행할 거라고) 예상하지 말라고 했고, 망할 거라고 하신 분들도 계셔서, 그렇게는(사랑받을 거라고는) 예상 못 했어요”
“(첫 방송 후 호평이 많아서) 너무 좋았죠, 감사하고. 첫 방송 나가고 반응이 너무 좋아서 그 뒤부터 정말 신나게 촬영한 것 같아요”
아쉬움은 남지 않았을지언정,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류준열은 ‘응답하라 1988’이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로 ‘공감’을 꼽았으며, 특히 ‘가족 이야기’가 많았던 점을 이번 시리즈의 강점으로 언급했다.
“시청자 분들이 제일 좋아할 수 있는 부분은 ‘공감’인 것 같아요. 드라마 자체가 우리가 살았던 시대가 배경이고, 전작과 다르게 가족들 이야기도 많이 나오다 보니까 연령층 가리지 않고 다 공감할 수 있어서 높은 시청률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극 중 배경이 80년대 후반이지만 제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90년대랑 비슷하거든요. 저는 아파트에 살았지만 윗집·아랫집이 반찬도 나누고, 아줌마들끼리 모여서 수다도 떨고, 애들끼리 모여서 비디오도 보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요? 가족들 나오는 장면이 제일 떠오르죠. (극 중에서) 엄마가 친정 갔다 와서 아빠랑 형이랑 셋이 정신없이 청소하고…. 그런 장면들이 제일 기억에 남죠”
‘응답하라 1988’ 속 많은 매력적인 캐릭터들 중에서 특히 정환은 무심한 듯 툴툴거리면서도 속정 깊은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다. 친구를 위해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택(박보검 분)과 함께 덕선(혜리 분)의 남편 후보로 극 후반부까지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비록 류준열은 극 중 사랑은 이루지 못했지만 보는 이들까지 심장 떨리게 했던 설레는 장면과 대사들을 남기며 ‘정환앓이’를 이끌어냈다. 특히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와 같은 명대사를 탄생시킨 정환의 고백 장면에 대해 ‘낯간지럽지 않았느냐’ 물으니 “정환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대사였고, 정환이답게 잘 이야기한 것 같았어요”라고 직접 연기한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고백 장면은) 정환이로서는 아쉽죠. 덕선이와 이별하는 그런 시점이니까. (…) 배우 자체가 그렇게 아쉬움은 없는데, 정환이는 정말 아쉬울 것 같아요”
“정환이는 가장 솔직하고 순수하고 순진하고 남자다웠던 것 같아요. 답답하다, 왜 이렇게 솔직하지 못하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남자들의 심리가 잘 표현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친구 위해서 고백도 못하고. 저 개인적으로는 우정을 위해서 많이 고민하고, 뒤에서 가족들을 챙겨주는 모습들이 정말 남자답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 연애 스타일이요? 친구가 좋아하는 여자를 좋아해봤던 적이 없어서…. 그런 경험은 없지만, 정환이처럼 답답하진 않았겠죠. 고백 못 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차였으면 차였지”(웃음)
이러한 정환, 류준열의 인기를 방증하듯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에 대해 이야기하니 “그 말이 생겼을 때 바로 들은 게 아니라 나중에 들었는데, 굉장히 기분 좋았어요. 뿌듯하고. 저 때문에 새로 생긴 그런 말들이 기분 좋더라고요”라며 정말 기쁜 듯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덕선의 남편’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하지는 않았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제가 남편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되기 위해서 연기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까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왔고, 그래서 보시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신 것 같아요”
“남편이길 바란 부분도 없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감정들이) 꼬이게 될 거예요. 뭔가 문제가 생기고 어그러지는 부분이 있을 텐데, 그래서 그런 생각을 안 했어요”
“배우들끼리 그런 이야기(누가 남편일지에 대한 이야기)도 안 했어요. 일부러 안 한 건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고, 돌이켜 보니까 ‘왜 얘기 안 했지?’ 싶더라고요. (…) 택이가 남편으로 확정된 순간에는 그냥 ‘정환이 되게 안 됐다, 안타깝다’ 했어요. ‘우리 정환이 어떡해~’ 이런 거죠”(웃음)
류준열에게 따라붙는 또 다른 수식어는 바로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말이다. 그만큼 배우로서 매력을 인정받는다는 긍정적인 수식어지만, 한편으로는 ‘그리 잘생기진 않았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혹시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저는 외모에 관심이 별로 없어요. 오히려 평범하고 보통의 것들에 대해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표현하는 배역들이 보통의 사람들이 많거든요. (제 외모가) 그런 것들을 표현하기 좋은 것 같아서 저는 사실 불만이 없어요. 그 수식어는 잘생겼다기보다 매력이 있단 뜻이겠죠”(웃음)
“‘못.친.소’ 출연제의가 왔다면 나갔을 거예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못 나가서 안타까워요. 촬영할 때 (‘꽃보다 청춘’ 촬영차) 아프리카에 있었을 거예요. 아쉽죠. (…) ‘무한도전’이 워낙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프로그램이니까 정말 나가고 싶었죠. 다음 기회에 꼭 나가고 싶어요”
30살, 류준열은 그리 이르지 않은 나이에 배우로서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무명생활을 견디게 해준 힘은 그 시절을 “좋은 사람들과 재미있게 보낸 시간”이라고 추억하는 그의 긍정적인 성격이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징크스라고 할 만큼 유독 출연진의 차기작이 큰 빛을 보지 못했는데, 그런 부분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저 “저도 그렇고, 그분들(‘응답하라’ 시리즈 출연진)도 본인이 그런 걱정을 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주변 분들이 걱정을 하신 거죠”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또한 이동휘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응답하라 1988’ 출연진들의 ‘인기 유효기간’을 농담 삼아 언급하며 류준열의 현재 인기가 3개월 정도 갈 거라고 예상했던 바, 이에 대해 본인이 직접 예상하는 ‘인기 유효기간’을 물으니 “이미 지나갔죠. 벌써 다른 분들이 기사에 나오고, 다른 드라마가 주목을 받고 있잖아요. 당연한 수순이에요. 제가 조명 받을 시기는 지나갔죠”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대중의 눈에는 운 좋게 작품 하나 잘 만나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류준열에게도 무명배우 시절이 있었고, 단역부터 차근히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때문에 지금의 인기에 자만하지 않고 겸손할 줄 알았다. 자신의 목표를 치유·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류준열. 앞으로 그는 어떤 모습으로 대중과 만나게 될까. 기대감이 자꾸만 커진다.
“‘응답하라 1988’은 제게 소중하고 감사한 작품이죠. 많은 대중 분들을 만나게 해준 작품이고,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준 작품이에요”
“따뜻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런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영화나 드라마 같은 여러 매체는 사람들에게 편리를 주는 건 아니지만 마음에 위로를 주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잘 표현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사진=박푸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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