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호연 기자] ‘페이지터너’ 김소현과 지수가 엄마의 기대와 육상 국가대표라는 18년 평생의 꿈을 놓았다. 대신 또 다른 도전 과제가 새로운 삶의 이유로 다가왔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청춘 3부작 드라마 ‘페이지터너’(극본 박혜련, 허윤숙/연출 이재훈) 1회에서는 윤유슬(김소현 분), 정차식(지수 분), 서진목(신재하 분)이 뜻하지 않게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시작은 여느 때와 같았다. 천부적인 감각을 타고난 피아노 천재 윤유슬은 악보 없이도 멋진 연주를 선보여 평가에서 호평을 받았다. 만년 2등의 설움에 폭발한 엘리트 서진목은 윤유슬에게 편법을 쓰다가 일침을 맞았다. 불도저 같은 성격을 지닌 높이뛰기 선수 정차식은 엄마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으며 곧바로 성공했다.
그런데 한 순간에 사건이 터졌다. 먼저 서진목이 윤유슬을 지칭하며 “분노해주소서. 당연한 달란트에 뻐기는 자를 지옥의 불기둥으로 심판하소서”라고 저주 섞인 기도에 열중했다. 신이 응답했을까 진짜로 윤유슬은 하교 중 교통사고를 당해 실명 위기에 처했다. 같은 시간 정차식은 새롭다 못해 무모한 도전을 이어가다가 뜻하지 않은 곳에 부상을 입었다.
잔혹한 신의 저주로 꿈을 빼앗긴 세 사람은 병원에서 다 같이 모인다. 서진목은 “원수 같은 계집에게 사과나 용서를” 전하기 위해 윤유슬의 병문안을 왔다. 때마침 “망가진 눈을 극복하려면 피아노를 더 열심히 해라”라는 엄마의 지시에 허탈해진 윤유슬은 자살을 시도하려 했다. “운동을 못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긍정적인 면모를 잃지 않은 정차식이 윤유슬을 막았다.
정차식은 윤유슬에게 “너희 엄마는 네게 배신감을 느낄 거다. 피아노를 좋아하는 척 속인 네 잘못이니 누구도 탓하지 마라”라고, 서진목에게 “시력이 다친 친구의 병문안을 오면서 어떻게 꽃을 사오냐”라고 오지랖 섞인 타박을 전했다. 이렇듯 강해 보이는 정차식마저 엄마 품에 안겨선 불안한 본심을 털어놓으며 오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 바탕 소란 이후 윤유슬과 정차식은 새로운 결심을 다진다. 정차식의 조언이 신경 쓰이던 윤유슬은 엄마에게 “처음으로 내 결정을 얘기할테니 존중해달라. 학교는 열심히 다니겠지만, 피아노는 접겠다. 덤벼봐야 지는 싸움은 포기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엄마로부터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정차식은 “피아노야, 반갑다. 잘 부탁한다”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첫 방송부터 끔찍한 사고가 연달아 일어났다. 그럼에도 “세 청춘의 훈훈한 이야기”일 수 있는 건 아직 어리고 다시 시작할 기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18살인 정차식과 윤유슬에겐 이제 겨우 악보의 첫 장을 넘겼을 뿐이다. 정답이 없는 연주이기에 겨우 악보 한 장 정도는 엇박자로 넘겨져도 괜찮다. 윤유슬이 엄마 아닌 자신의 뜻을 밝히고, 정차식은 피아노와 반갑게 인사하며 이제 이들의 다음 장이 펼쳐졌다.
시력을 잃은 윤유슬에게, 피아노 입문자인 정차식에게, 죄책감을 안고 있는 서진목에게는 서로의 ‘페이지터너’가 필요하다. 악연 아닌 악연으로 얽힌 세 사람은 함께 연주를 마칠 수 있을까. 서로의 ‘페이지터너’가 돼서 악보의 다음 장부터는 제대로 된 박자에 연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페이지터너’는 젊은 청춘들이 서로가 서로의 선생이 되어주며 성장하는 이야기로 풋풋한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 꿈을 향해 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35분에 방송된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