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평소 영화 보는 걸 좋아하고, 쉬는 날이면 어머니에게 맡겨 두었던 강아지와 산책을 즐긴다. 혼자 살다 보니 일이 없는 날에는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을 챙기고, 요리는 웬만한 한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로 잘한다. 김시후의 일상 모습이다.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모습이 장난기 있어 보이면서도 말은 진중했다. 그래서 그를 보고 있으면 어떨 때는 20대 청년 같았고, 어떨 때는 10대 소년 같았다.

“진지하다면 진지한 성격인데, 친한 분들은 진지함 속에 유머도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가끔씩 오해를 사기도 해요. 왜 벽을 두는지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 제가 친해지는 데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술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거예요. 1년 걸릴 걸 하루 만에 친해질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제가 술자리를 좋아해요”

아역 배우 시절부터 봐왔기 때문일까. 어느새 30대가 가까워진 나이인데도 김시후가 술을 좋아한다고 말하자 낯선 기분이 든다. 데뷔작인 ‘반올림’ 속 ‘이순신’의 이미지가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는 탓일까. 그 이미지가 부담스럽진 않을까 싶었지만, 김시후는 오히려 “저한텐 엄청 오래전 이야기 같은데 아직 기억하고 계신단 자체가 신기해요”라고 말했다.

아직도 10대 역할이 가능한 얼굴만 보면 믿기 힘들지만, 생각해보면 김시후의 연기 경력은 벌써 14년차, 나이도 어느새 20대의 끝자락에 서 있다. 배우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터닝 포인트를 앞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오히려 자신의 나이로 인해 생기는 ‘제한’에 대해 잊고 살고 있었다.

“워낙 어렸을 때 사회생활에 뛰어들어서 항상 저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분들과 어울리고, 띠 동갑을 넘어서 제 아빠 또래 분들과도 이야기 나누고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나이에 대한 인식이 없어졌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자신의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역할들을 보면 자신에게는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쉽기도 했다. 지금까지 비슷한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맡았었기에 20대가 가기 전에 ‘열혈 청춘물’ 한 번 쯤은 해보고 싶고, 따뜻한 사랑 이야기도 해보고 싶었다.

“20대 끝자락에서 할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 20대 후반임에도 고등학생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제한을 두고 있진 않아요. 30대가 되어서도 20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센 역할들을 하고 싶다는 얘기도 했었고, 악역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사랑스러운, 혹은 멜로 장르의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항상 맡은 역할이 누구의 첫사랑이거나 누굴 짝사랑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사랑이 이루어진 게 거의 없었어요. 다음엔 이루어지는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고등학생 때 배우 일을 시작해 이제 20대도 거의 지나갔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그러하듯 좋은 일도 있었고, 좋지 못한 일도 있었다. 배우 김시후의 20대는 어땠을까. 20대를 되돌아보는 감회를 물으니 “20대는 경험을 쌓는 시기였다고 해야 할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답한다.

“사실 정말 수만 가지 일들이 있었고, 정말 수만 가지 굴곡이 있었어요. 힘든 상황도 많았었고 좋았던 일들도 많았는데, 30대에 접어들면 그 경험들이 뼈와 살이 될 것 같아요. 힘든 시간을 견뎌내는 방법들을 알게 됐고, 한 번 겪었던 건 다시 겪었을 때 대처를 더 잘할 수 있을 테니, 그런 부분에 있어서 도움이 된 것 같아요”

‘30대’라는 말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회에서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르고 기반을 다져놨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실상 변한 것은 많지 않은데 20대 때보다 뭐든 더 잘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을 준다. 곧 서른이라는 나이에 접어드는 김시후. 30대를 앞둔 그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서른이면’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가사가 많이 공감이 되더라고요. 20대 초반에 생각했던 저의 30대 모습은 많이 달랐었죠. 누구나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30대가 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 꿈을 가졌었지만 이룬 것도 있고 못 이룬 것도 있겠죠. 그걸 딛고 앞으로 또 파이팅하면 돼요”

“저는 항상 최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각하려고 해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라는 마인드로 임해왔고, 30대에도 마찬가지로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만들어가고 쌓아가려고요. 사람들이 봤을 때 지금쯤이면 뭔가 얻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데, 저는 지금부터 만들어 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완성이라는 건 없잖아요.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일하고 있는 배우라는 길에서, 제 목표는 계속해서 작품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인터뷰 중 김시후는 어떤 현장에서든 배울 점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당연한 걸 당연하게 여기면 그냥 흘러가는 거고, 의미부여를 하면 자신에게 배울 점이 되는 거라고.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연기를 즐기고 욕심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식상한 표현이지만 김시후가 앞으로 보여줄 모습들이 더욱 기대가 된다.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매 작품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이 사람이 저 사람이야?’라고 할 정도로 연기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많이 변신을 하고 싶어요. 그렇게 카멜레온 같은 배우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드라마나 영화나 어떤 걸 우선적으로 하고 싶다는 식의 선은 전혀 두지 않아요. 뭔들. 하면 좋죠”(웃음)

(사진=박푸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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