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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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김재욱이 달라졌다. 그것도 아주 허당스럽게.

배우 김재욱이 최근 오후 서울 압구정동 조이앤시네마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두 개의 연애’(감독 조성규/제작 하준사) 뒷이야기를 전했다.

‘두 개의 연애’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취재 온 전 여자친구 미나(박규리)와 강릉으로 여행을 떠난 인성(김재욱) 앞에 현재 여자친구 윤주(채정안)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영화다. 김재욱이 자유분방한 영혼의 영화감독 인성 역, 채정안이 발랄한 성격의 시나리오 작가 윤주 역, 걸그룹 카라 출신 박규리가 인성의 옛 사랑이자 재일교포 미나 역을 연기해 스크린 데뷔에 도전했다. 14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두 여자 사이를 오가는 지질한 남자 인성을 연기한 김재욱은 ‘여자들의 공공의 적’ 캐릭터란 평가에 “고민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그것보다 인성이란 캐릭터를 되게 제대로 하고 싶단 맘이 훨씬 더 컸다. 여성분들이 보기엔 별로인 남자일 수도 있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나면 밉기만 한 인물은 아니다.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남자의 우유부단함이나 흔들리는 부분을 갖고 있는 캐릭터다. 비호감은 아닌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고민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성에게 공감을 많이 했다. 오히려 작품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억지스럽다기보다 ‘참 저럴 수밖에 없겠다’는 식으로 흘러가는 게 많은 것 같다. 꼭 주인공이 남자여서가 아니고, 여자여도 과거 연인에게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영화관에서 웃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는 김재욱은 “오히려 노렸던 부분, 웃겠지 했던 부분에선 실소였다면 전혀 계산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박장대소를 하더라. 예를 들어 매운탕집에서 윤주에게 ‘너도 일본어 할 줄 아는 것 아니냐’고 할 때다. 그 부분이 웃음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했는데, 부산영화제서도 시사회 때도 그렇고 그 대사에 많이들 웃더라. 그래서 다시 생각을 했다. ‘맘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구나’ 하고 말이다. 오히려 그 부분이 생각을 안 하고 만든 신이라 자연스럽게 웃었다”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 ‘나쁜 남자’, 영화 ‘앤티크’ 등 독특하면서도 각 잡힌 도시남자 역할을 주로 맡았던 김재욱. 하지만 이번 ‘두 개의 연애’에서는 커다란 점퍼를 입고 부스스한 헤어스타일에 세상에 없을 지질한 남자로 분해 반전을 선사한다. 김재욱의 또 다른 얼굴을 본 순간이었다.

인간미 넘치는 모습이 꽤나 어울렸다는 말에 김재욱은 “건너 건너 그런 이야길 많이 들었다. 정말 감사하다”며 “사실 이런 리얼리즘을 지향하는 영화를 너무 좋아하고, 출연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작품이나 연기는 내게 선뜻 그런 배역을 주기 힘들었을 것이란 걸 나도 안다. 인성이 갖고 있는 기본 톤이나 일본어 연기까지라면 김재욱에게 먼저 줄 시나리오라고는 생각 안 한다. 조성규 감독님을 오래 봐왔고, 그 관계를 통해 기회를 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너무 재밌었다”고 털어놨다.

“‘두 개의 연애’를 통해 그동안 쌓였던 것도 많이 풀렸다. 나자빠지고 까불고 허당기 있는 모습도 인간 김재욱이 갖고 있는 부분이 분명 있는데 그런 것보다는 늘 기존에 대중이 갖고 있는 이미지로만 날 캐스팅을 하시거나 소모를 하려고 하는 분들이 있어서 아쉬웠다. 이게 내가 갖고 있는 전부가 아닌데 하고 말이다. 캐스팅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이미지로 특화가 된다는 것으로도 좋은 게 분명 있다. 또 ‘김재욱의 이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연기도 잘할 자신이 있었다. 그걸 해볼 기회가 생겨서 좋았다.”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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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캐릭터는 배우 김재욱뿐 아니라 인간 김재욱도 바꿔 놨다. “아무래도 캐릭터에 맞춰 현장에서의 모습도 바뀌는 것 같다. 더 까불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전작에서도 각 잡힌 연기를 했지만 컷 하면 까부는 편이었다. 다만 그 안에 갇히는 기분은 있었다. 남들이 날 그렇게 안 봐줘서 의도적으로 까불었던 것도 있었다. 덕분에 이번 ‘두 개의 연애’ 현장에선 정말 대놓고 까불었다”고 말하는 김재욱이었다. 새로운 연기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두 개의 연애’. 김재욱은 망가지는 연기도 자신 있다며 “코미디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동안 그런 연기를 안 했던 건 누굴 탓할 문제가 아니다. 지금껏 해왔던 걸 생각하면 누가 내게 코미디를 주고 싶겠나. 하하. 그래도 ‘김재욱도 내려놓은 연기, 내추럴 한 연기를 하는구나’라는 게 이 작품을 통해 알려진다면 조금 더 작품 선택하는 폭이 넓어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실 인간미 없는 캐릭터는 다 힘들었다. ‘앤티크’ 같은 경우는 특별한 작품이라 힘들었던 지점이 달랐다. 그것보다는 항상 감정을 발산하기보다 안으로 먹는 캐릭터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갈증이 컸다. 자연스럽게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다른 걸 내게 원하더라. 그래도 ‘두 개의 연애’ 같은 작품을 한번 하고 나니까 각 잡힌 역할이 왔을 때 전과는 조금 다르게 도전적으로 섞어가면서 연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델 출신 배우인 김재욱. 지금이야 모델 출신 배우들이 많지만 당시엔 그리 흔치 않았기에 김재욱은 선입견과 싸워야 했다. 잘생긴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잘생긴 모델 출신이 아닌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욕심이 더 컸다고 했다.

김재욱은 “모델 일을 하다가 연기를 하는 분들이 많고 나도 그 중 하나인데, 연기자로 활동을 오래 했음에도 난 아직 모델 이미지가 강한 편인 것 같다. 이상하게 왜 그런지 모르겠다. 아직도 그런 말을 많이 하시더라. 그래서 의도적으로 화보라든지 그런 걸 안 찍은지 몇 년이 됐다. 모델 이미지보다는 배우로 더 다가가기 위해서 한 선택이었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나도 이제 30대 중반이라서 흘러가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싶어서 매 작품 열심히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독특한 외모에 대해서도 김재욱은 “외모가 갖고 있는 건 모든 배우에게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장점을 잘 살리자고 생각한다. 대신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건 피하자는 식이다. 나한테는 모델 출신 이미지가 좋은 건 아니라서 말이다. 대신 흔하진 않은 외모인 것 같다. 분위기나 이미지나 이런 게 말이다. 앞으로 그런 배우들이 많이 나오겠지만, 김재욱이란 배우가 갖고 있는 분위기, 내가 만들어낸 카테고리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게 참으로 장점이자 단점이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끝으로 여전히 김재욱 하면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새로운 대표작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김재욱은 “기회가 있겠죠. 다만 대표작을 만들어야지 하고 작품을 선택하진 않는다. 어떠한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 그 타이밍에 시나리오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매번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 ‘커피 프린스 1호점’에 출연하면서 이게 내 대표작이 될 거란 생각을 안 했던 것처럼 말이다”고 답했다. ‘두 개의 연애’가 김재욱의 대표작이 될 수 있을지, 그의 새로운 대표작이 기다려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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