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호연 기자] 사회가 을을 권하고 있다. 워킹맘일 경우라면 더욱 심하다. 가족에게도 을이 돼야만 한다. ‘욱씨남정기’ 속 러블리 코스메틱 한영미 과장이 그렇다.
지난 15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극본 주현/연출 이형민) 9회는 한영미(김선영 분)의 고충이 그려졌다.
한영미는 갑작스러운 시모의 여행을 통보받고 아들 지호를 가장 걱정했다. 자신의 직장만 중요한 남편은 되도 않는 논리를 펼치며 폭력적인 모습까지 보였고, 이 때문에 불안한 아들은 밤새 눈물로 잠들어야 했다.
아이를 대신 돌봐줄 사람이 없다보니 엄마인 한영미가 미안할 일들이 자꾸 생겼다. 낮엔 직장 상사에게, 저녁엔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밤에는 아들에게 사과했다. 신경이 분산돼 있으니 어느 한 일에 100%의 에너지를 쏟을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일을 놓을 수도 없었다. 인쇄가 잘못된 부분을 책임져야 했고, 공장까지 직접 다녀왔다. 그런 한영미의 상황을 보며 싱글대디 남정기(윤상현 분)는 걱정했고, 이혼녀 옥다정(이요원 분)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신팀장(안상우 분)과 조동규(유재명 분)는 한영미의 회사 생활에 대해 핀잔했다. 결국 아들을 데리고 출근했을 때는 옥다정으로부터 직접적인 퇴사 종용까지 받았다. 한영미를 위로해주는 건 “조금 늦게 데리러 와도 괜찮다. 뛰다가 넘어질 수 있다”는 아들뿐이었다.
워킹맘 한영미 과장은 극중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다. 이상을 접어가면서 자신의 삶을 현실에 끼워 맞추고 있다. 한영미는 자신을 질타하는 옥다정에게 “내게 직장은 매일 전쟁이다. 그래도 아이를 먹이고 가르치려고 직장에 다닌다”고 진심을 담아 토로했다.
한영미를 비롯한 수많은 워킹맘들은 사실상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인정받기는 어렵다. 결국 을 중 을이 됐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한영미의 육아를 돕기 위해 남봉기(황찬성 분)가 투입됐고, 한영미는 비로소 편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욱씨남정기’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매회 속 깊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김선영의 고군분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김선영은 담담해서 더 안타까운 표현력으로 워킹맘의 심정을 십분 대변했다. 러블리 코스메틱, 그리고 수많은 현실의 ‘한영미’들이 앞으로는 편한 웃음만 지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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