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영화 '위대한소원'에는 주변에서 흔히 볼법한 친구 셋이 등장한다. 그중 고환이는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어른스럽다. 갑덕이는 '쟤 커서 뭐 될까' 싶을 정도로 대책 없는 게 특징. 마지막으로 남준이는 '우정'에 살고 오글거리는 상황이나 분위기를 못 참는, 주변에 남자 친구들이 더 많을 것 같은 그런 친구다. 스스로를 남준과 꽤 닮았다고 말하는, '귀엽다'는 표현에 낯 간지러워하고 소년같은 미소가 인상적인 배우 김동영을 만났다.

김동영의 데뷔 첫 주연작 '위대한 소원'(감독 남대중)은 시한부를 선고받은 고환(류덕환)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좌충우돌 뛰어다니는 친구 남준(김동영)과 갑덕(안재홍)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동영이 연기한 남준은 친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줄 수 있는 의리파.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은 남대중 감독은 남준이라는 캐릭터를 구상하면서 자연스럽게 김동영을 떠올렸다. '짝패' '말죽거리 잔혹사' 등을 통해 보여준 그의 눈빛 때문이었다. 그런데 호흡을 맞춰보니 김동영은 기대보다 더 남준과 닮았었다고. 김동영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평소에 남준이처럼 멋을 부리거나 있는 척하진 않아요(웃음). 그런데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어설프기도 하고, 말수가 별로 없는 편이기도 하고요. 남준이를 표현할 때 친구들이랑 있을 때 내 모습을 꺼내려고 노력했어요. 그냥 김동영을 보여보자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류덕환, 안재홍 형과 친해지니까 친구들 사이에 있을 때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긴 것 같아요."

남준과 닮은 김동영. 그렇다면 그는 실제로 남준과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친구를 위해 같은 선택을 할까. 이 역시 닮은 부분이 있었다.

"남준과 같은 상황이라면 실제로도 친구를 위해 노력을 해볼 거 같긴 해요. 어른이면 어렵겠지만, 고등학생 때잖아요. 철없고 뭘 모르는(웃음). 일단 부딪혀 볼 거 같아요. 남자는 고등학생 때나 지금이나 늘 철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도 친구들을 만나면 고교시절 선생님들 별명을 얘기하면서 웃거든요. 영화에 그 시절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하고 철없음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고환을 위한 남준과 갑덕의 우정은 웃프다. 친구의 마지막 소원을 위해 절실하게 뛰어다니는 데, 하는 일마다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고 되는 일이 없다. 영화는 이 어리숙한 두 친구의 순수함을 통해B급 웃음을 선사한다.

"촬영하면서 너무 웃겼죠. 옷 벗고 뛰는 장면이 있었는데, 당시엔 안재홍 형도 인지도가 있지 않을 때였어요. 저희 둘을 보면서 지나가던 사람이 '뭐야 뭐 찍어요?'라고 놀라시기도 했어요(웃음). 우리 영화는 웃긴 설정이 아닌 '이걸 실행에 옮길 수 있어?'라고 되묻게 되는 사건들로 웃음을 주는 영화에요. 웃기려고 했으면 오히려 더 오글거렸을 거 같아요."

김동영은 주역 삼인방 중 막내다. 안재홍보다 두 살, 류덕환 보다 한 살 어리다. 나이는 다르지만 '위대한소원' 3인방은 실제 친구처럼 소통했다. 김동영은 "우리 사이에 좋았던 호흡이 영화에 잘 담긴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류덕환, 안재홍 형과 너무 행복하게 촬영했어요. 그래서인지 고환이라는 친구가 생긴 것 같았고 몇몇 장면에서는 울컥하더라구요. 영화에서 두 번 울컥하는 데, 먼저 아이스버킷에 화내는 장면이에요. 친구 고환이는 아파서 누워있는데 그런 친구가 없는 이들은 아이스버킷을 약간 유행이나 놀이처럼 즐기잖아요. 그래서 그 장면을 찍을 때 약간 화도 났어요. 또 마지막 고환의 메시지를 보는 장면도 시나리오에는 덤덤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감정이 확 올라왔어요. 진짜 고환이라는 친구를 잃는 기분에 울컥했죠. 다 호흡을 잘 맞춰준 형들 덕분인 거 같아요."

김동영은 또래 배우들 외에도 팀의 최고참이었던 배우 전노민과도 호흡이 좋았다. 둘은 특별한 데이트도 즐겼다.

"전노민 선배가 너무 편하게 다가와 주셔서 감사했어요. 선배님께서 사우나를 매우 좋아하신대요. 한 번은 같이 가자고 하셔서 따라나선 적이 있는데, 직접 운전해서 데려가 주셨어요. 처음에는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사우나까지 다녀오니까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어서 감사했어요. 그다음에는 단둘이 찜질방에도 다녀왔어요(웃음). 전노민 선배부터 막내 스태프까지 전 스태프가 웃으면서 촬영했어요. 그 기억이 행복하게 남은 거 같아요."

아역배우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에 참여했지만 '주연 배우'라는 타이틀은 처음이다. 그래서 후회도 두려움도 따른다는 김동영. 긴장한 그에게 힘을 준 건 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웃음 소리였다.

"처음으로 오래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다 보니 긴장과 부담이 되요. 그래서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아무것도 안 보였어요. 오로지 제 연기만 신경이 쓰여서 최선을 다했는데도 '조금 더 잘할걸'하는 후회가 들었죠. 그후 GV를 통해 관객과 함께 영화를 봤는데 많이 웃어주시니까 너무 좋더라구요. 뿌듯하고 힘도되고요(웃음). 덕분에 긴장 풀고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는데..일단 저희 영화보고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 서보형 기자
사진 = 서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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