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기존 이미지 벗고, 도전해봤어요. 도전이 됐나요?"

오는 19일 개봉을 앞둔 영화 '계춘할망'(감독 창)이 처음 언론에 공개되던 지난 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베테랑 배우 윤여정이 기자들에게 되물은 말이다. 영화를 일반 관객들보다 먼저 본 입장에서 그의 질문에 답변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완벽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창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윤여정과 김고은, 김희원, 양익준, 신은정, 최민호, 류준열 등이 출연한 영화 ‘계춘할망’은 12년의 과거를 숨긴 채 집으로 돌아온 수상한 손녀 혜지(김고은)와 그의 할머니 계춘할망(윤여정)의 이야기를 담은 가족드라마다.

'배우 윤여정'하면 스타일리쉬하고 도회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처음 '계춘할망'의 줄거리가 공개됐을 때 의아했던 부분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베테랑 배우 윤여정의 연기력을 의심한 것이 아니다. ‘돈의 맛’ ‘하녀’ ‘여배우들’ ‘장수상회’ 등 기존 작품들과 전혀 다른 색의 영화를 택했기 때문이었다. 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윤여정은 영화에 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해 "처음 영화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도시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왜 캐스팅을 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그때 그 캐스팅 담당자가 '그 이미지가 소멸됐다'고 하더라. 재밌게 말하는 부분에 끌려 만나게 됐고, 점점 말려들었다"면서 "도회적인 이미지가 소멸됐다고 해서 도전해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도전이 됐느냐?"라고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계춘할망’에서 윤여정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평범하고 소박한 제주도 해녀 할머니로 완벽 변신했다. 이를 위해 윤여정은 실제 해녀들도 3~4시간 입고 있으면 압박감을 느끼는, 성인 남자도 답답함과 묵직한 무게를 버거워할 정도의 특수장비를 착용해야 했다. 특히 영화 홍보사 측에 따르면 해녀복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촬영을 감행했다고. 제주도에서 강한 바람과 햇살 속에서 생활하고 오매불망 손녀 혜지를 기다린 계춘을 표현하기 위해 특수 분장도 해야 했다. 언론시사회에 앞서 열렸던 '계춘할망' 제작발표회에서 윤여정은 "이번 작품을 충분히 편안하게 촬영했냐"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좌중을 폭소케 했는데, 영화에는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겼다.

'계춘할망'에는 반전도 있지만 극 대부분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할머니와 손녀의 특별한 시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따뜻하게 담아낸다. 그중에서도 손녀에 대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계춘은 우리가 한 번쯤 ‘폭’하고 품에 안겨봤을 따스한 할머니 그 자체다. 손녀 혜지를 바라보는 윤여정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아련한 기억으로 남은 따뜻했던 할머니의 눈빛과 얼굴이 자연스레 떠올려지는 관객이 많을 것 같다. 또 계춘이 혜지를 품에 안는 장면에서는 눈물까지 난다. 베테랑 배우 윤여정이 계춘이라는 인물을 더 사실적이고 현실적이게 또 따뜻하게 그려냈다. 윤여정의 새로운 도전은 아름다웠다. '계춘할망'은 오는 19일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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