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tvN 새 주말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발표회가 열린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펠리스 호텔. 드라마의 시작을 알리는 제작발표회는 대부분 화기애애하기 마련이지만, ‘디어 마이 프렌즈’의 제작발표회는 유독 더 유쾌하고 말 그대로 "행복하다"라는 말이 넘치는 현장이었다.

'그들이 사는 세상'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집필했던 노희경 작가의 신작 '디어 마이 프렌즈'는 "살아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꼰대'들과 꼰대라면 질색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청춘들의 유쾌한 인생 찬가를 다룬 작품이다.

이날 노 작가는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 과정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작품이지만, 자극적인 소재를 다뤄야 주목 받는 현재 드라마 특성상 제작이 가능할지 또 대중에게 통할 수 있을지 등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희경 작가가 이 드라마를 제작하게 된 이유는 "황혼기를 사는 이들의 치열함이 충분히 이야기가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 노 작가는 "이 작품을 쓰면서 느끼는 건 젊은 사람들이 치열한 건 노년의 치열함에 비하면 치열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황혼의 청춘 시기가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다. 그 치열함은 충분히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장 목숨이 오늘 또 내일 끊어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우상이었던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하고 싶어서다. 노 작가는 "더이상 '디어 마이 프렌즈'를 미룰 수 없었던 건 선생님들의 나이도 있었다. 이 분들이 하루에 12시간씩 촬영을 해주시고 계신다. 그 치열함이 있을 때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개인적인 내 욕심은 나의 우상들과 일하고 싶었다. 이 순간은 세상 어느 작가보다 내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디어 마이 프렌즈'와 다른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극의 중심에서 밀려나있던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이다. 김영옥, 나문희, 윤여정, 김혜자, 고두심, 신구, 주현 등은 왕년에 안방극장을 주름 잡았었다. 그러나 어느새 주인공에서 밀려나 '누군가의 엄마'를 연기하고 있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는 다르다. 이 드라마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도시형 '꼰대' 캐릭터를 핵심 소재로 내세웠다.

황혼 청춘의 이야기를 그리기에 47세 고현정이 현장에서 막내, 어리광을 부리며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다. 또 베테랑 배우 고두심은 고현정이 없을 땐 막내의 몫인 커피 심부름까지 해야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주 4일 12시간씩 빡빡한 스케줄로 촬영 중이다. 때때로 젊은 PD의 재촬영 요구가 이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디어 마이 프렌즈' 배우들은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나의 이야기'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김영옥은 "기존 드라마에서는 자식들의 활약을 보면서 병풍처럼 감초 역할을 한다. 그런데 우리가 일할 수 있다는 자리가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너무 좋아서 그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극중 생활력 있고 매사 거침없는 장난희를 연기하는 고두심도 "촬영 내내 입이 벌어지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어디가면 어른이라고 내팽개치는 데 여기서는 고현정을 빼고 내가 제일 막내다. 좋으면서도 살짝 어렵다. '커피 가지고 와라'고 하면 뛰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심부름을 하게 된 에피소드를 전하면서도 그의 얼굴에는 밝은 웃음이 가득했다.

윤여정은 김혜자의 말을 떠올리며 울컥했던 기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첫 촬영 날 김혜자 언니가 '노희경 작가가 죽기 전에 우리를 만나게 해 주려나봐'라는 이야기를 해서 울컥했다. 정말 노희경 작가 아니면 이런 작품은 어렵다. 감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최근에는) 각자의 드라마에서 엄마를 연기했었지만, 과거에는 같은 드라마에 동창으로도 나오고 함께 출연했었다. 그런 같이 했었다. 어느새 다 헤어져서 각자의 엄마 노릇을 하다가 다시 뭉치니 너무 기분이 좋고, 촬영장에서 웃음이 난다"고 말했다.

메가폰을 잡은 홍종찬 감독은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더 오래 연기를 해온 배우들을 만나기에 앞서 걱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 열정을 보면서 깜짝 깜짝 놀랄 때가 많다. 감히 어느 젊은 배우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흐뭇해 하기도. 평균 나이 75세 배우들이 모인 '디어 마이 프렌즈' 현장이 치열하고 유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는 13일 밤 8시 30분 첫 방송.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