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복수극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복수극’이 성립되려면 ‘악’이 있어야 한다. 이 ‘악’이 행하는 악행들이 보는 이들을 분통터지게 하면서도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이 자극성이 사람들을 복수극에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복수극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권선징악’ 구조에 있다. ‘선’의 위치에 있는 이가 자신을 무너뜨린 사람·집단을 향해 일격을 날릴 때의 그 통쾌함, ‘악’이 처절하게 무너질 때의 카타르시스가 복수극이 계속해서 사랑받을 수 있는 매력이다.
‘악’과 맞서기 위해 독해진 ‘선’이 행하는 복수의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현재 MBC에서 방영 중인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차지원(이진욱 扮)처럼 정면 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아니면 자신의 신분을 꽁꽁 숨긴 채 복수 대상에게 접근 할 수도 있다. 여기서는 처절한 복수를 위해 자신의 얼굴까지 바꾼 이들을 살펴본다.
◆ ‘아내의 유혹’ 구은재(장서희 扮)
불륜, 배신, 납치, 자살 등 온갖 자극적인 요소들로 점철된 이 드라마가 인기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복수극의 미덕이라 할 수 있는 ‘통쾌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구은재는 불륜을 저지르고 자신을 죽이려고까지 한 남편 정교빈(변우민 扮)과 남편을 빼앗은 신애리(김서형 扮)에게 처절한 복수를 다짐한다. 그래서? 자신이 죽은 줄 알고 있는 두 사람 앞에 상당한 재력가이자 성공한 사업가 민여사(정애리 扮)의 외동딸 민소희(채영인 扮)로 위장해 접근한다.
구은재는 단지 머리를 단발로 바꾸고 눈 밑에 점 하나 찍었을 뿐인데, 수년 간 한 이불을 덮고 살았던 남편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그렇게 정교빈은 아내였던 구은재의 유혹에 흔들리고, 구은재는 복수에 성공한다. ‘아내의 유혹’에는 비상식적인 전개가 숱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구은재가 보여주는 통쾌한 복수와 너무 말이 안 돼 오히려 다음이 더 궁금해지는 전개로, ‘막장 드라마’라는 수식어와는 별개로 마지막 회까지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 ‘상어’ 한이수(김남길 扮)
'상어'는 ‘부활’, ‘마왕’ 그리고 최근 종영한 ‘기억’ 등을 집필한 김지우 작가의 작품이다. 김지우 작가는 복수극이라기보다 심리극이라고 해야 맞지 않나 싶을 정도로 섬세하고 세밀한 묘사로 한이수의 복수를 그려냈다.
한이수는 억울하게 사망한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눈앞에서 아버지가 죽는 모습을 지켜본 그는 사건을 파헤치려다가, 그 사건을 덮으려는 세력에 의해 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성형수술로 전혀 다른 인물, 자이언트호텔 사장 김준(요시무라 준)이 되어 복수의 칼날을 갈고 돌아왔다. 이후 한이수는 가족들에게까지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재력으로 무장한 거대 악(조상국 가야호텔그룹 창업회장 /이정길 扮)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상어’가 전달하는 텍스트에는 원수 집안의 딸을 사랑하게 된 한이수의 고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선과 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철학적 메시지 등이 담겨 다소 어렵게 읽혀지기도 했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사랑을 받았다.
◆ ‘몬스터’ 강기탄(강지환 扮)
지난 3월 방송을 시작한 ‘몬스터’는 거대한 권력집단의 음모에 가족과 인생을 빼앗긴 한 남자의 복수를 다룬 드라마다. 주인공 강기탄 역을 맡은 강지환은 세 번 연속 복수극에 출연, 복수극만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가고 있다.
극 중 강기탄의 원래 이름은 이국철이다. 그는 수도 의료센터 상속자로 사랑 많은 부모님 밑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하지만 이모부 변일재(정보석 扮)의 손에 부모님을 잃고, 재산을 잃고, 시력까지 잃었다. 거기에 이모 정만옥(배종옥 扮)을 죽였다는 누명을 썼다. 가장 최악인 것은 이 모든 일을 가족이라고 믿었던 변일재가 꾸민 일이라는 것이다. 이국철은 변일재에게 당한 만큼 돌려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이를 악 물고 죽을 고비를 넘겼다.
시간이 흘러 이국철은 우연히 다시 마주친 옥채령(이엘 扮)의 도움으로 시력을 회복하고, 얼굴까지 성형해 완전히 새로운 인물 강기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후 강기탄은 변일재가 미래전략사업부 법무·재무실장으로 있는 도도그룹에 신입사원으로 입사, 변일재의 곁에서 복수를 차근히 실행시켜 나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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