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해맑고 친근한 윤동구는 없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마녀보감’(극본 양혁문 노선재/연출 조현탁 심나연) 4회에서는 허준(윤시윤 분)의 가슴절절한 눈물연기가 펼쳐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중 윤시윤이 맡은 허준은 명석한 두뇌와 예술적 감각, 무술 실력, 수려한 언변까지 모두 갖춘 천재지만 서자라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한량 같은 태도 안에 재주와 꿈을 숨기고 살아가는 인물. 초반엔 다소 능청스러운 캐릭터로 등장, 절대 눈물 따윈 흘릴 것 같지 않은 허준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눈물을 펑펑 쏟아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허준이 눈물을 보인 이유는 오로지 어머니 김씨(김희정 분) 때문. 두 사람은 서자와 노비로 천대받지만 서로 의지하며 늘 서로에게 살아가는 이유가 돼주는 애틋한 모자다. 하지만 그런 모자는 손씨(전미선 분)와 허옥(조달환 분) 모자에겐 눈엣가시 같은 존재. 특히 허준에게 열등감을 갖고 있는 이복형 허옥이 허준에게 맞고 돌아온데다가 허준이 어머니 김씨의 노비 문서를 사기 위해 애쓰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한 허옥 어머니 손씨는 김씨를 매로 응징했다.
그것도 모자라 손씨는 허준 앞에서도 “내 오늘 밤 너에게 똑똑히 알려주려 한다”며 김씨를 향해 잔인한 매질을 시작했다. 허준은 멍석에 싸여 구타당하는 어머니 김씨를 지켜보며 절규했다. 급기야 허준은 무릎을 꿇고 제발 멈춰달라며 싹싹 빌기 시작했다. 손씨는 “네 어머니의 노비 문서를 사기 위해 애쓰고 다닌다 들었다. 사람들은 살면서 한 가지 착각하는 게 있단다. 열심히 노력하면 지금 상황에서 벗어날 거란 착각이다. 허나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절대 벗어나지 못하는 게 있다. 그게 뭔지 아느냐? 바로 부모다. 가진 게 많은 부모는 자식에게 많은 걸 줄 수 있지. 그러나 가진 게 없는 부모가 자식에게 물러줄 수 있는 건 버러지 같은 삶뿐이다. 부모의 삶은 그 자식에게 되물림돼야 하는 것, 넌 이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해. 그게 너와 네 어미 모두에게 좋았을 것인데. 허나 이제 와서 누굴 탓하겠느냐. 그런 어미 밑에서 태어나 저주받은 네 인생을 탓해야지. 아무것도 하지 마라. 벗어내려고, 이겨내려고 하지도 말고 그냥 죽은듯이 살아라. 그게 너와 네 어미가 살 수 있는 방법이다”고 독설을 날렸다. 가슴에 비수가 꽂혔지만 허준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꾹 참고 손씨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이어 허둥지둥 멍석을 걷어냈지만 피 흘리고 있는 이는 어머니 김씨가 아닌 돼지 한 마리였다. 반전이었다. 이를 보며 손씨는 “다음번엔 진짜 네 어미가 들어있을 것이야”라고 무시무시한 경고를 남겼다.
이후 허준은 빨래를 하고 있는 어머니 김씨를 도우며 눈물을 삼킨 뒤 “우리 이 집에서 나가요”라고 제안했다. 오죽했으면 다 버리고 떠나려 했을까. 눈물이 그렁그렁한 허준의 눈에 시청자들도 빨려들어갔다. 이는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과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서자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명나라로 가는 배를 타러 간 두 사람. 하지만 허준이 배표를 구하러 간 사이 대기실에 불이나면서 어머니 김씨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이 예고돼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또 한번 윤시윤의 오열 연기가 펼쳐질 것이 예고돼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이같이 복합적인 내면과 상처를 가진 허준에 완벽 빙의한 윤시윤은 2년이란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더욱 깊어진 눈물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는 매니저를 포함, 스태프들도 현장에서 울컥했을 정도로 윤시윤의 연기가 빛을 발했던 명장면이라고. 특히 최근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새 멤버로 합류, ‘해맑은 윤동구’로서 시청자들에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드라마에서는 진지하고 리얼한 눈물연기로 시청자들을 펑펑 울리며 ‘본업 배우’임을 스스로 입증해 눈길을 끈다.
윤시윤의 눈물연기에 시청자들도 응답했다. 방송 직후 네티즌들은 “동구 연기 잘한다. 우는 게 진짜 마음 아프네”, “윤시윤 울 때 같이 울었다”, “해맑은 윤동구 어디갔나? 윤시윤 이렇게 연기 잘하는지 몰랐다”, “허준 울리지 마요. 우는 모습 맘아파 죽겠어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윤시윤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마녀보감’ 제작진 역시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층 성숙해지고 성장한 연기로 돌아온 윤시윤은 촬영에 임하는 태도도 만점이다. 진지하게 몰입하고 즐겁게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프로 ‘ 윤시윤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역하자마자 업그레이드 된 연기를 펼치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는 '배우 윤시윤'의 귀환이 반갑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