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지숙 기자
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아가씨’ 김태리가 박찬욱 감독의 칭찬 화답했다. 그러면서도 귀여운 원망을 덧붙인 김태리였다.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용필름) 기세가 무섭다. 지난 6월1일 개봉한 ‘아가씨’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과 동성애 코드라는 핸디캡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첫날 29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불러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러한 흥행 뒤에는 첫 상업 장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열연을 펼친 신예 김태리의 공도 컸다.

박찬욱 감독도 배우 김민희 하정우도 김태리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이에 김태리는 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 인터뷰에서 “박찬욱 감독님이 내 앞에선 칭찬을 잘 안 해줬다. 그래서 지금 인터뷰를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리는 “배우마다 다르긴 한데, 박찬욱 감독님이 내겐 칭찬을 해주는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인터뷰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김민희 하정우 선배와 감독님 인터뷰를 검색해서 봤는데, 모두 나에 대해 좋게만 이야기를 해줘서 기사를 아주 열심히 감사하게 읽고 있다”고 말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 숙희(김태리), 아가씨의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태리는 “‘아가씨’에 출연하고 싶다고 마음먹은 이유가 바로 박찬욱 감독님이 연출하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숙희 역할이 주연이지 않냐”고 박찬욱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큰 역할이고 내 능력의 한계를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디렉션이 확실하지 않으면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박찬욱 감독님은 자신의 시나리오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분이고 뭘 찍을 건지, 어떤 걸 원하는지 정확하게 말해주니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막혀 있는 것 같으면서도 평소엔 풀어주고, 너무 갇혀 있다 싶을 땐 디렉션을 한마디 해주는데 그게 완벽한 해결책이 되곤 했다. 신인 배우에겐 너무나 좋은 감독님이다.”

영화에 백작(하정우)이 아가씨 히데코(김민희)를 정신병원에 팔아넘기려고 수를 쓰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김태리는 숙희가 그 전에 의사를 만나 아가씨의 상태를 전달하는 신에서 박찬욱 감독의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내가 대사를 하는데, 박찬욱 감독님이 원하는 게 안 나왔나보다. 그래서 테이크만 계속해서 가고, 분위기도 조금 가라 앉았다. 그때 박찬욱 감독님이 내게 ‘몸을 앞으로 살짝만 숙인 상태서 대사를 해볼까?’ 그러더라. 그래서 그게 뭔지 잘 모르는 상태서 시키는 대로 연기를 했는데, 하고 나서 모니터를 보니 그게 무슨 느낌인지 알겠더라. 정말 놀라웠다. 그러면서 나중엔 내가 이런 생각을 직접 스스로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열린 배우가 됐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테이크를 허투루 쓰지 않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는 그런 배우 말이다.”

“촬영장에서 내가 연기를 잘 못하고 있다고 느껴서 의기소침해 있을 때도 종종 있었다”는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님이 다 끝나고 나서 칭찬을 해줬는데 촬영장에선 그런 칭찬을 못 들었다. 칭찬을 받으면 더 잘하는 스타일인데 말이다”고 웃었다. 그때 아껴뒀던 칭찬을 이제야 풀어놓고 있는 박찬욱 감독을 향한 귀여운 원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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