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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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김명민이 망언 아닌 망언을 내뱉었다. 자신의 연기가 늘 부끄럽다고 말이다.

배우 김명민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감독 권종관/제작 콘텐츠케이) 뒷이야기와 함께 자시느이 연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날 김명민은 “이번 영화엔 연기 구멍이 하나도 없었다. 난 정말 복 받은 배우다. 너무나 훌륭하고 완벽한 팀에 속해 있었다. 내가 주전이라고 치면, 우리 멤버, 선수들이 주전이 빠져도 알아서 다 해줬다. 내가 실수해도 다른 배우들이 다 채워줬다. 그런 대단한 배우들로 구성된 영화다”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명민은 “액션신 같이 힘든 장면에선 고생하기도 했지만, 날로 먹었다는 느낌이 드는 게 연기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다. 여길 가면 이런 그림으로, 저긴 또 다른 색깔로, 가는 곳마다 너무나도 퍼펙트한 배우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안에서 그들이 숨 쉬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리액션을 받으면 끝났다. 김영애, 신구 선생님에 성동일 김상호 그리고 김향기까지. 모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냐”고 ‘특별수사’를 함께 한 배우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그렇다면 김명민 본인의 연기를 스스로는 어떻게 봤는지 물었다. 이에 김명민은 “항상 내 연기가 부끄럽다. 그래서 현장에서 모니터도 잘 못 본다”고 답했다. ‘망언이 아니냐’는 기자의 말에도 김명민은 꿋꿋하게 “사실이다. 내 연기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모니터를 안 보는 이유? 어차피 봐도 그게 그거다. 더 나아질 것도 없지 않나.(웃음) 또 다른 이유는 감독이 오케이를 했는데, 내가 굳이 토를 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다. 배우가 눈으로 자신의 연기를 보게 되면 욕심이 생긴다. 본인을 보면 어색하거든. 어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를 쭉 보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그날 장면만 보지 않나. 그리고 어차피 욕심내서 다시 찍어 봤자, 처음에 오케이 했던 장면을 쓰기 마련이다. 그런 경우를 하도 많이 봐왔고, 나도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 그래서 현장에선 모니터를 아예 안 본다. 어느 순간부터는 못 보겠더라.”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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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은 “그런데 김영애 선생님도 모니터를 못 본다고 하더라. 부그럽고 창피하다고 말이다. 김영애 선생님 같은 대배우도 모니터를 못 본다고 하는데 나도 그런 과인가 싶어서 살짝 발을 얹어보려 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모니터를 못 보는 게 이상한 건 아니구나 싶어서 위안을 얻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본인의 연기가 아직도 부끄럽다는 김명민. 연기본좌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은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 건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그 누구보다 치열하기 때문이었다.

김명민은 “작품 시작 단계부터 내가 맡은 캐릭터에 대해 전사와 후사를 모두 쓴다. 시나리오에 드러나지 않은 캐릭터의 과거와 미래 이야기 말이다. 많이 쓸 땐 10페이지도 넘는다. 정말 무궁무진하다. 어떻게 태어났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런 걸 써나가면서 캐릭터를 만드는 식이다. 영화에선 보통 그 인물의 며칠 아니면 하루만 보여주잖나. 전후사정을 모두 설명할 순 없으니 말이다. 분명 생략도 하고 압축하고 편집을 하는데, 그 안에서 스스로 명분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연기 소신을 밝혔다.

“내가 생각하고, 머리에 담아두고 연기를 하는 것과 그냥 촬영장에 시간 맞춰 나가서 연기하는 것은 다르다. 생각을 하고 연기를 하면 그것이 관객에게도 알게 모르게 보일 거란 믿음을 갖고 있다. 사람이 그렇잖나. 아무리 아닌 척 해도 조금 전에 어떠한 상황을 겪고 오면 그게 얼굴에 드러난다. 티를 안 내려 해도 방금 전 안 좋은 일을 겪으면 사람이니 드러날 수밖에. 그러니 배우에겐 캐릭터 분석이 필요하다. 배우는 캐릭터를 대변하는 대변인이지 않나. 난 어디선가 그 인물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연기한다. 캐릭터와 사랑에 빠진다고나 할까? 많이 알아야 한다. 그래서 전사와 후사를 쓰면서 상상을 많이 한다. 그건 내 자유니까. 물론 실존인물은 서적과 실록에 이야기가 다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지만 말이다.”

그동안 매 작품에서 매소드 연기를 펼쳐내며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구축해온 김명민은 “배역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건 무조건 도움이 된다. 서울예대 연극과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그러한 과정을 모두 기초부터 배웠다. 행과 행간의 의미를 적어내는 과정을 통해 대사의 의미를 모두 적어내곤 했다. 그래서 깨알 같은 메모들로 지저분하고 더러워진 대본을 갖고 다닌다. 누군가는 지금도 그렇게 연기하느냐고 묻는데, 그건 내게 자연스러운 과정이다”고 밝혔다. 어마무시한 연기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만든 김명민이었다.

한편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는 경찰도 검찰도 두 손 두 발 다 든 브로커 필재(김명민)가 사형수로부터 의문의 편지를 받은 뒤 세상을 흔들었던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명민이 변호사 사무실 브로커로 연기변신에 나섰으며 이밖에도 김상호 성동일 김영애 김향기 등이 출연한다. 6월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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