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데, 등장할 때마다 시선을 잡아 당기는 캐릭터가 있다. 어쩌면 다른 로맨스 코미디 장르 드라마라면 남자 주인공일 것 같은 매력을 뿜어대는 ‘또오해영’ 속 ‘성진’이 그렇다. 권민이라는 이름에서 개명한 뒤 운명 같은 ‘또오해영’이라는 작품을 만나 행복하고 신이난다는 배우 권해성을 만났다.
봄 같은 설레임과 여름 같은 뜨거운 매력을 지닌 tvN 월화드라마 ‘또오해영’은 동명이인 두 여자와 그들과 엮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이 드라마는 지난달 2일 방송된 첫 회를 시작으로 12회 동안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많은 인기 요인 가운데 극의 중심인 오해영(서현진 분) 외에도 다채로운 캐릭터가 현실적이고 때로는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모습으로 공감과 재미를 동시에 안기고 있다.
‘또오해영’에 등장하는 해영의 남자 중 적은 분량에도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 캐릭터는 단연 해영의 직장 상사 ‘성진’일 터다. 성진은 직접적으로 감정을 표현하진 않지만 해영을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를 연기하는 권해성은 ‘성진’을 많이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직접적인 대사 없이도 해영을 지지하는 성진이라는 남자를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시작은 ‘또오해영’ 연출을 맡은 송현욱 감독의 전화 한통이었다. 권해성은 ‘응급남녀’라는 작품에서 송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내심 송 감독이 새 작품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기대를 했던 건 사실이지만, 직접 전화를 걸어올 줄은 몰랐다.
“육아 중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송 감독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응급남녀’ 때 같이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요. 당시 저를 너무 잘 찍어주셔서, 다시 하고 싶은 욕심이 컸어요. 전화를 받은 동시에 ‘나를 캐스팅 해주시려나?’ 많은 생각이 오가더라고요. 그때 든 생각은 딱 하나에요. ‘무조건 해야지’(웃음).”
‘또오해영’은 극의 중심인 해영과 도경(에릭 분)의 이야기 외에도 친절하게 주변 캐릭터를 설명하고 보여주는 편이다. 그럼에도 성진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은 단 한 줄, ‘해영을 좋아하는 직장상사’가 전부였다. 권해성은 한 줄로 설명된 성진이라는 인물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헤어, 의상, 작은 제스처까지 혼자 만들었다.
“대본 리딩 후 작가님 PD님께서 성진은 부드러운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주문하시더라고요. 또 외모가 멀끔하다고 조금 가리길 바라셨어요. 그래서 아내와 고민을 하면서 의상, 헤어 등을 준비했어요. 스타일리스트 없이 혼자 준비했던 이유는 제가 생각했던 성진은 멋있어 보이게 있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보통 일반 회사원이 모델처럼 입진 안잖아요. 조금 더 큰 스타일의 옷을 입고 싶었어요. 또 캐릭터를 컬러에 비유하곤 하는데 도경은 파랑색, 태진은 회색, 진상은 초록, 수경은 야광 핑크, 오해영은 연두나 파란색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런데 성진은 민트색이 생각났죠. 사실 성진에 대한 설명이 단 한 줄이었기에 만들어 나가기 나름이었어요(웃음). 성진은 동글동글한 걸 좋아하는 느낌의 사람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머리스타일, 안경테까지 신경 썼어요. 물론 비싸지 않은 선에서 준비했죠(웃음).”
권해성이 어찌 보면 사소한 리액션과 소품까지 신경 쓴 이유는 장면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었다.
“매회 장면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매 장면이 소중했어요. 그렇다고 튀기 위해 오바스럽게 연기를 하면 시청자들이 보기에 불편할 것 같았어요. 장면에 묻어나면서도 튀지 않는데 보이는 인물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디테일하게 준비하고 성진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렇다고 단순히 외형적인 소품에만 신경 쓴 건 아니다. 권해성은 직장 동료이자, 여자로서 해영을 좋아하는 성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그 감정을 담아내고자 했다. ‘오해영’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푹빠진 것도 물론이다.
“성진을 연기하면서 과거 제가 느꼈던 짝사랑 감정이 미묘하게 살아나더라고요. 짝사랑을 하면 어느 날은 그 상대가 100%로 좋았다가, 그 마음이 뚝 떨어지기도 하잖아요. 또 혼자 미워하다가 다시 좋아하죠. ‘내가 성진이라면?’이란 질문을 스스로 해보면, 짝사랑한다고 매순간 한 없이 좋아하진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성진은 매장면마다 해영을 바라보거나 좋아하는 마음이 달랐던 것 같아요. 혼자 ‘왔다리 갔다리’ 요동치는 거죠(웃음). 또 먼저 해영 캐릭터의 매력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해영은 정말 매력적인 여자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투명하고 솔직해요. 때때로 용기도 있어요.“
권해성의 간절함은 한 줄 설명이 끝이었던 성진 캐릭터를 지금의 모습으로 그려냈다. 권해성은 마치 ‘성진’이라는 캐릭터가 곁에 있는 것처럼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런 권해성과 오해영에 푹 빠진 서현진이 만나 시너지를 발휘한 장면이 여럿이다.
“11회에서 해영이 옆에서 도경, 태진과 나란히 통화를 해요. 성진의 입장에선 옆에서 소곤소곤 거리는 게 신경 쓰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휴-’ 한숨을 쉬는 리액션을 했었죠. 그 촬영을 한 후 “(남자가) 한 둘이 아니구나”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그때 성진의 마음이 이해되더라고요(웃음). 또 도경과 해영이 안는 장면을 봤을 때는 ‘뭐야?’이런 반응이 저절로 나왔죠. 그 다음 장면이었던 도시락 장면에서는 숟가락을 탁 놨는데, 그 역시 애드리브로 나온 장면이었어요.“
"노래방 장면도 애드리브로 탄생했어요. 제철밥상 팀이 나서서 해영에게 힘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해영이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고 짠하기도 하니 내가 성진이라면 해영 뒤에서 도와줄 것 같다'고 말씀드렸고 동의해 주셨죠. 또 이사가 대놓고 해영을 무시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안 좋았어요. 대본에는 그런 부분이 없었는데, 일단 성진으로서의 목표는 ‘해영이 무안하지 않는 것’이었어요.“
서현진과의 호흡은 리허설 없이도 척하면 척이다.
“첫 번째 회식 장면에서 해영이 노래한 곡을 더 한다고 해요. 이때 성진 입장에선 해영이 너무 짠해 보이고 무안해보였어요. 그 순간에도 권해성이었다가 성진이었다가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애드리브로 “이제 그만 들어가자”라고 얘기를 했더니, 서현진씨가 “한곡 만 더”라고 해주더라고요. 대본에 있던 게 아니고, 그 순간 우리가 만든 장면에요. 그때 연기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 외에도 성진과 해영이 커피를 타면서 흥얼거리는 장면도 권해성, 서현진이 만든 애드리브다. 서현진이 먼저 커피를 타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렸고, 이에 권해성이 반사적으로 춤을 췄다. 두 번째 회식 장면에서 성진이 무대로 나서 사회를 보는 장면 중 ‘해영의 신체나이’를 공개할 때 해영이 안타까운 리액션을 보이는 데 이 역시 두 콤비가 만든 깨알 같은 장면.
“같이 연기하면서 서현진씨에게 너무 고마울 때가 많아요. 일단 내가 성진 입장에서 대본에 없던 애드리브나 반응을 하면, 서현진씨는 해영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리액션을 해주면서 좋은 호흡을 주고받아요. 그러 장면에서는 연기하는 배우로서 짜릿하죠.”
☆★☆★‘또 오해영’ 권해성 인터뷰★☆★☆
☞'오해영' 남편감, 권해성표 '성진'이 딱 인데? [팝인터뷰①] ☞'또오해영' 권해성 "서현진 보면서 많이 배워요" [팝인터뷰②] ☞권해성 "아내 윤지민, 투명한 오해영과 닮았어요" [팝인터뷰③]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