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형 기자
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우리나라 인구 중 10명에 한 명은 혼자 일상을 보낸다. 흔히 싱글족으로 묶여서 불리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삶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나 혼자 산다'는 여기에 주목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3년 2월 설 특집 파일럿으로 선보인 MBC '나 혼자 산다'(연출 최행호)는 벌써 3년 차를 맞이했다. 한 분기별로 피었다 사그러드는 살벌한 예능판. 별다른 부침 없이 묵묵하게 자리를 지켜온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의 자취 생활을 다룬다. 그 흔한 아이돌도 없고, 한류스타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럼에도 금요일 밤 강자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MBC 최행호(39) 예능국 PD는 이 프로그램의 산증인이다. 10회 때부터 연출을 맡아 뚝심 있게 이끌어오고 있다. '나 혼자 산다'의 원제는 '남자가 혼자 살 때'다. 그는 "원래는 혼자 사는 남자들의 웃기지만 슬픈 이야기가 기본 정서입니다. 거기서 출발했어요. 보고 있으면 한심하기도 하면서도, 애틋한 감정도 생기는 게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던 정서였던 거죠"라고 했다.

최 PD는 '나 혼자 산다'의 장수 비결을 '공감'으로 꼽았다. 그는 "즉각적인 웃음이나 재미보다는 공감과 위로에 포인트를 두고 있어요. 자극적인 웃음은 다른 채널을 틀면 볼 수 있으니까요"라며 "3년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지진 않았을 겁니다. 위로를 줄 수 있으면 했어요"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살이에서 소소한 웃음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나 혼자 산다'는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 소소한 웃음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꽤 살벌한 작업이 필요하다. 최 PD는 "출연자들과 작가들이 1대 1매칭이 돼 있어요. 매일 '무슨 일이 있지 않느냐'라며 통화를 하죠"라며 "그럼 인간적이 유대관계가 쌓이고, 나중에는 친구가 결혼한다거나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거죠. 그게 아이템으로 이어집니다. 가능한 연기자 개인이 실제로 처한 상황을 포착하려 해요"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나 혼자 산다'에는 촬영일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출연자의 일상이 곧 제작진의 스케줄이 된다. 혹독한 프로그램의 대명사 '무한도전'과 '1박 2일'마저도 촬영일이 정해져있건만,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늘 대기 상태다.

MBC 방송화면 캡처
MBC 방송화면 캡처

이런 시스템이 빛을 발한 사례가 있다. 최근 방송된 김반장의 모기잡기 에피소드다. 최 PD는 "김반장이 (작가에게) 모기 때문에 괴롭다고 하더라. 사실 예능에서 모기 잡는 게 이야깃거리가 될리가 없다. 하지만 이 사람이면 캐릭터가 드러나는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 같더라"라며 "듣자마자 '모기 잡으세요'라고 외쳤다"라며 웃었다. 그렇게 모기잡기는 예능이 됐다.

생각보다 극한직업에 가까운 '나 혼자 산다' 제작. 실제로 최 PD는 늦은 오후 이뤄진 인터뷰에서 "때를 놓쳐 점심을 먹지 못 했다"라며, 샌드위치를 집어 들었다. 정신없이 굴러가는 그의 일상이 짐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3년간 밤낮없이 달려온 그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은 뭘까. 무엇을 위해 그리 치열하게 고군분투 중인걸까.

"출연자의 새로운 면을 봤다는 반응이 제일 기분이 좋아요. '밉상'으로 불리던 분들, 알고보면 그렇지 않은 면도 있거 든요.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시구처럼 진짜 그래요. 누군가를 향한 선입견이나 부정적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좋겠어요. 시청률은 기록일뿐이지만, 한 사람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건 영원히 남거든요."

☆★☆★‘나 혼자 산다’ PD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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