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뢰한', tvN '굿 와이프' 전도연
영화 '무뢰한', tvN '굿 와이프' 전도연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전도연이 연기하는 김혜경은 왜 유독 특별할까.

배우 전도연이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로 11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공교롭게도 '굿 와이프'에서 전도연이 맡은 배역의 이름은 김혜경이다.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무뢰한'(감독 오승욱) 김혜경과 같다. 스크린과 브라운관 모두에서 김혜경으로 분한 전도연. 그가 연기하는 김혜경에게 왜 대중은 이토록 지지를 보내는 걸까.

영화 '무뢰한'은 '킬리만자로'(2000)로 연출 데뷔한 오승욱 감독이 무려 15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영화다. 범인을 잡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형사 정재곤(김남길)과 사람을 죽이고 잠적한 살인자 박준길(박성웅) 그리고 준길의 애인인 김혜경(전도연)의 이야기를 그린다. 준길을 잡기 위해 김혜경이 일하는 단란주점 영업상무로 들어간 재곤은 혜경의 외로움과 눈물, 순수함에 흔들리고 혜경 또한 재곤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무뢰한'은 촬영 전 캐스팅 문제로 잠시 어려움을 겪었다. 재곤 역을 맡기로 했던 이정재가 '빅매치' 촬영 중 어깨부상을 당해 하차하게 된 것. 당장 크랭크인을 앞두고 남자 주인공을 구해야만 했던 '무뢰한'. 이에 전도연은 술을 싸들고 제작사로 찾아가 오승욱 감독과 밤샘 회의를 시작했다. 스케줄이 가능한 남자 배우를 선별, 재곤 이미지에 맞는 이를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발 벗고 나선 전도연 덕에 김남길이 합류할 수 있었다.

제작부 역할까지 해낸 전도연은 '무뢰한'이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 받는데 큰 역할을 해낸다.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프랑스 칸을 찾았던 전도연은 이듬해엔 '무뢰한'으로 다시금 칸을 방문하며 칸의 여왕 존재감을 드러냈다.

CGV아트하우스, CJ E&M 제공
CGV아트하우스, CJ E&M 제공

특히 전도연은 '무뢰한' 김혜경을 위해 직접 콘셉트를 짜고 의상을 준비, 완벽한 김혜경을 만들어냈다. 연기력이야 더 말해서 무엇 하리.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살인자의 여자 김혜경. 나른한 말투와 천박하지만 천박하지 않고 자존심 세지만 사랑에 목매는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어낸 전도연의 저력은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여자최우수연기상, 제15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여자 연기자상, 제24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으로 보답 받았다. 그런 전도연이 다시 김혜경이란 이름으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무려 11년 만이다. '프라하의 연인' 이후 오랜만에 드라마로 컴백한 전도연은 회당 수억원을 쥐어줘도 전혀 아깝지 않은 존재감과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를 한편의 영화로 만들어버리는 전도연의 미친 열연에 시청자들도 호응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도연이 '굿 와이프'에서 연기하는 김혜경은 검사인 남편의 부정부패로 인해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한 순간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15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하는 인물이다. '무뢰한'의 김혜경이 주체적 인생을 살지 못하고 이리 저리 끌려 다녔다면, '굿 와이프' 김혜경은 좋은 아내로 살았던 지난 15년의 경력 단절을 벗어 던지고 신입 변호사로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김혜경은 아직은 서툴지만 인간적이고, 우습게 보는 이들에겐 대놓고 한방 먹여주는 그런 캐릭터다. 누군가에겐 판타지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어딘가 실제할 것 같은 김혜경은 전도연을 통해 1회부터 이미 완성형 캐릭터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극 전반을 이끌고 가면서도 한 치의 빈틈없이 치밀하고 섬세한 감정연기로 김혜경의 성장을 그려내고 있는 전도연. 괜히 전도연 전도연 하는 게 아니란 걸 몸소 보여주고 있는 그다. 그리고 전도연이 연기하는 또 다른 김혜경을 만날 수 있어 참으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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