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널' 예고편 캡처
영화 '터널' 예고편 캡처

[헤럴드POP=이소담 기자]‘터널’ 김성훈 감독이 정치인 캐릭터를 여성으로 설정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 정치인 캐릭터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고 나섰다.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제작 어나더썬데이, 하이스토리, 비에이 엔터테인먼트)이 지난 10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무너진 터널 안에 갇힌 한 남자의 생존기와 1인 재난극 장인 하정우의 역대급 연기에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것. 여기에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의 연출력 또한 빛을 발했다.

그런데 ‘터널’에서 주요 인물이 아님에도 주목 받는 캐릭터가 또 있다. 바로 김해숙이 연기한 행정자치부 장관이다. 일각에선 사건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여성 정치인을 보고 현재 대통령이 떠오른다는 의견을 내기도.

이에 김성훈 감독은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김해숙 씨가 연기한 여성 장관을 대통령과 겹쳐 보이는데, 아니라고 발뺌하는 거냐고 묻는다면 나도 할 말은 없다. 실제 행자부 장관 캐릭터를 여성으로 설정했을 때 주변에서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김성훈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김성훈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해당 캐릭터가 원래부터 여성으로 설정된 것은 아니었다. 김성훈 감독은 “원래는 남자 장관이었는데, 영화를 보다 보니 여성 캐릭터가 배두나 말고는 없더라. 그렇다고 ‘영화의 꽃 담당’이란 식으로 여성 캐릭터를 우겨 넣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주체성이 없는 여성 캐릭터는 담기 싫었다. 당시 남은 캐릭터가 기자, 정치인, 노동자였는데 그 중에서 정치인을 여성으로 설정하는 게 가장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정치인 캐릭터에 김해숙 씨가 캐스팅 됐다”고 밝혔다. 덜컥 결정은 했지만,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여성 대통령이 재임 중이기 때문. 이에 김성훈 감독은 “우려도 물론 있었다. 누구나 영화를 보면서 대동소이한 생각을 하겠구나 느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정치인 캐릭터를 넣은 건 그 캐릭터 자체와 김해숙이 가진 귀여움 때문이었다. ‘누구? 나?’ 이런 대사를 정말 귀엽게 하더라. 과연 남자 배우가 그런 대사를 했다면 영화에서 귀여울 수 있었을까?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어차피 여성이건 남성이건 한국사람 아닌가. 정치인 캐릭터에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외계에서 온 것도 아니고 말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김성훈 감독은 “여성 정치인 캐릭터가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야기는 나올 수도 있겠지만, 영화 자체의 본질이 지닌 힘이 관객에게 어필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여성 정치인 캐릭터를 넣을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며 “그리고 단순히 생각해봐라. 투자배급사 쇼박스도 재벌 대기업인데, 만약 그걸 비판할 의도가 있었다면 대기업에서 그런 내용을 허락했겠나. 잘라냈겠지. 아니면 나를 자르거나 말이다. 하하. ‘터널’ 제작 과정에서도 우리끼린 그냥 영화일 뿐이고 김해숙 선배가 너무 귀엽다는 생각만 했다. 악의를 갖고 행동하는 캐릭터가 아니잖나. 스스로를 변호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우린 그렇게 순수하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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