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박지영(48)이 돌아왔다. 이름만으로도 사랑스러운, 쟁쟁한 후배들과 함께.
2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모처에서는 영화 '범죄의 여왕'(감독 이요섭/제작 광화문시네마)에 출연한 배우 박지영의 홍보 인터뷰가 진행됐다.
'범죄의 여왕'은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수도요금 120만 원이 나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가 또 다른 사건을 감지한 ‘촉’ 좋은 아줌마 미경(박지영)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다. 신인감독들이 뭉친 광화문시네마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덕분에 현장에서 가장 연장자는 박지영이었다. 자신을 "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 칭한 박지영에게 조복래(개태 역), 허정도(하준 역), 김대현(익수 역), 백수장(덕구 역), 이솜(진숙 역)은 모두 보듬어주고 싶은 후배였다. 노래방 회식은 물론이요, 함께 의기투합하는 시간이 잦았다.
"출연료보다 쓴 게 더 많다"라며 웃는 박지영. 실은 그에겐 보물 같은 사람들이 '범죄의 여왕'에서 돋보이길 바랐던 마음뿐이었다고. 초면이었던 동료 배우들은 함께 촬영을 하면서 사랑스러운 후배들로 바뀌었다.
"나는 촬영장에 사랑을 베풀어 주는 존재였다. 후배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라더라.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생김새만 그렇다. 원래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한 번은 순간 헷갈려서 조복래를 개태가 아닌 덕구라고 불렀더니 '덕구만 좋아해!'라며 삐졌다고 하더라. (웃음)"
사랑 많은 박지영은 "아들~"을 입에 달고 사는 미경 역에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하지만 미경은 자기 핏줄만 아는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다.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 세 들어 사는 젊은 청춘들을 모정과 집밥으로 보듬는다. 박지영 역시 "진숙이도 하준이도 다 사랑한다. 미경은 온 동네 조합 반장이고 싶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오지랖이 '범죄의 여왕'에선 사건을 풀어가는 열쇠가 된다. 홀로 빛나는 게 아닌,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서사를 만들어가는 인물인 것. 박지영 역시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평소 나는 작고 깊은 영화를 좋아한다. '오 그레이스'(2000) 같은 영국 영화다. 하나를 위해 온 동네 사람들이 이야기를 쌓아가지 않느냐. 근데 '범죄의 여왕'이 딱 그렇다. 미경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친구들이 함께 만들어간다. 나는 개태가 검은색을 주면 검정이 되고, 덕구가 흰색을 주면 흰색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또한 이요섭 감독의 디렉션을 최대한 존중했다. 박지영은 "감독이 편안하게 지시할 수 없다면 영화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 그래서 처음부터 편안하게 보이고, 최대한 맞추려 했다. 나는 내 배역만 보지만, 감독은 전체를 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 이야기만 하게 된다지만, 박지영에겐 예외인가 보다. '합리적인 사람'이라 자처하던 그 다웠다.
박지영의 변신이 담긴 '범죄의 여왕'은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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