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합작 넷플릭스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

한효주X오구리 슌 표 힐링 로맨틱 코미디

용필름X넷플릭스 재팬 협업으로 OTT 역할 ‘톡톡히’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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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왜 우린 서로 괜찮은 걸까요?”

용기.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수없이 내야 하면서도, 섣불리 내기 어려운 이 움직임은 어쩌면 가장 담대한 진심을 담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마음을 전하는 ‘용기’일 때는 더욱이 그렇다. 그리고 여기, 그 진심을 전하는 게 유달리 기적인 두 사람이 있다.

눈 맞춤이 가장 서툰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과 단번에 눈이 맞는 것, 악수조차 하기 힘든 결벽 강박증을 지닌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떨리게 하는 이와 손을 잡게 되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끝내 마주 봤고, 닿았다.

자칫 과할 수도 있는 설정을 초콜릿 한입에 전해지는 행복처럼 순수하게 그려낸 넷플릭스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의 이야기다. 작품은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세상의 한구석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희망을 전한다.

“사랑에 서툰 두 사람으로 위로를” 마침내 만난 한효주X오구리 슌 표 힐링 로코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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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와 일본 인기 배우 오구리 슌이 넷플릭스 재팬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로 만났다.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2010년 개봉한 장 피에르 아메리스 감독의 프랑스 영화 ‘로맨틱 어나니머스’를 원작으로 하며, 달달한 초콜릿을 매개로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쇼콜라티에의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에서 한효주는 시선 공포증을 가진 천재 쇼콜라티에 이하나 역을, 오구리 슌은 트라우마로 결벽증을 안고 있는 제과 대기업 2세 후지와라 소스케 역을 맡아 기적의 캐스팅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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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리 슌은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배우다. 그가 출연한 일본 드라마만 해도 <꽃보다 남자>(2005년), <아름다운 그대에게>(2007년), <리치맨, 푸어우먼>(2012년) 등 국내 팬층이 탄탄한 작품들이다.

무엇보다 과거 드라마 <꽃보다 남자> 시리즈에서 하나자와 루이 역으로 아시아 여성들을 설레게 했던 오구리 슌은 2012년 이후 로맨틱 코미디 출연이 처음이다. 하지만 40대에 들어서며 그의 넓어진 연기력과 깊어진 매력에 넷플릭스는 망설이지 않고 그를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서툰 어른들의 러브 스토리로 정면승부를 하고 싶다”는 제작진의 열망이 실현된 것.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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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하나’는 한효주가 맡게 되며 재탄생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구리가 참석한 어느 회의 중 화상통화가 계기가 캐스팅의 계기가 됐다. 당시 한효주와 여러 작품을 함께하며 깊은 친분을 쌓은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가 가벼운 마음으로 개인 여행 중이던 한효주에게 화상통화를 걸었고, 휴식 중이던 그녀가 순수하게 전화를 받았다고.

그때 전해진 그녀의 투명함과 타고난 밝기에 “이하나 캐릭터가 녹아있다”라고 직감한 제작진은 일본인 설정으로 되어 있던 하나를 한효주에 맞춰 한국인 캐릭터로 시나리오를 재작성하고 캐스팅에 착수했다.

그렇게 하나가 된 한효주는 작품의 대사 90%가 일본어인 만큼 1년간 도쿄에 머물며 작품 준비에 노력을 기울였다. 한효주는 이어 천재 쇼콜라티에 설정을 소화하기 위해 해외의 유명 초콜릿 가게를 방문하는 등 자발적으로 초콜릿 공부를 시작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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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어나니머스> 속 인물들은 어딘가 어색하고 서툴다. 보통의 세계에서 각자만의 사연이 있는 이들의 불완전함은 오히려 서로에 대한 이해와 응원을 바탕으로 따뜻한 사랑을 이루고, 이내 희망을 전한다. “누군가를 위해 변하고 싶다”는 마음을 지닌 이들의 등을 다정하게 밀어주면서.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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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에 참여한 용필름은 개발 단계에서 ‘메인과 서브 플롯에 반드시 다층적인 주제를 담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에서 용필름은 메인 플롯에는 원작보다 더욱 강조된 현대인의 ‘멘탈’ 문제를, 서브 플롯에는 전통과 새로운 문화의 충돌과 전환이라는 주제를 담았다.

작품은 이런 주제들을 불완전하지만 사랑스러운 어른 남녀의 로맨스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오구리 슌은 “40세가 되어 로맨스 드라마를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지만, 이번 작품의 소스케와 하나는 서로 사랑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사랑에 서툰 두 사람’”이라며 순수한 두 사람의 관계에 애정을 드러냈다.

한효주 역시 “대본을 읽은 순간부터 순수한 이야기였고, 어색한 두 사람을 응원하고 싶어졌다”며 “저도 이 작품에 정말 위로받았고, 보는 분들도 그렇게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작품은 일본 특유의 순수한 감정을 살린 로맨스물에 더해 오늘날 ‘어른’의 이야기로 펼쳐진다는 점에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현대인들이 겪는 ‘익명성’의 문제도 드러내며 요즘 사람들이 겪는 심리 상태도 섬세하게 짚는다.

상담도 익명으로 받는 시대, 사회와는 철저히 거리를 둔 채 일상을 사는 것이 가능한 요즘, 마음이 닿는 사람을 대면했을 때 느껴지는 따뜻함이 또 다른 세계를 연다는 것을 드라마는 세심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용기’로 건네는 고백의 가치를 북돋운다.

‘韓·日 국경 초월한 명콤비’ 용필름X넷플릭스 재팬 협업

[한효주 인스타그램]
[한효주 인스타그램]

“마지막 마지막까지 화이팅”

<로맨틱 어나니머스> 촬영장에서는 드라마의 메시지처럼 서로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것도 한국어로 말이다. 해당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일 합작 드라마로, 한국과 일본의 제작진이 함께 만들어 간 이야기다. 다른 두 나라의 협업이었지만 오히려 더욱 현장감 넘치고 유연한 촬영 환경이 구축됐다는 후문.

여기에 일본어와 한국어, 후반부의 발리 로케이션에서는 영어와 인도네시아어도 오가며 글로벌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다. 세밀한 스토리 구성에 강점을 두고 현실감과 배우의 생리를 중시하는 일본 측과, 현장에서 탄생한 아이디어를 재미있게 여기며 대담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려는 한국 측의 차이가 드러났다는 것.

넷플릭스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큰 변경 사항에 일본 스태프가 당황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서로의 주장을 주저하지 않고 명확히 전달하기 시작하면서 스태프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해졌다고 한다.

배우들의 역할도 컸다. 특히 일본어 연기를 선보여야 했던 한효주는 가교 역할도 톡톡히 했다. 한효주는 “현장에서 탄생한 것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는 한국의 촬영 현장 에피소드를 알렸는데, 이에 오구리와 일본인 스태프들은 큰 자극을 받아 마지막까지 힘을 내며 ‘하나(한효주)로 인해 하나’가 됐다.

오구리 슌은 “결국 이 작품은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엇갈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이야기”라며 “하나하나의 작은 기쁨들이 쌓여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점에서 여러분의 인생에도 적용될 수 있듯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효주 역시 ““나는 살아갈 힘을 얻었어요”라는 하나의 대사가 있는데, 저도 이 작품에서 올해 살아갈 힘을 얻은 것 같다”며 “슌오빠가 말한 것처럼, 여러분의 내일이 조금이라도 더 활기차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작품은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감각적인 영상미와 따뜻한 감성을 인정받은 츠키카와 쇼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한국의 김지현 작가가 극본을 집필했다. 나아가 한국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이하준과 촬영 감독 야마다 코스케가 힘을 합쳤다.

무엇보다 이하준 디자이너와 촬영 감독 야마다 코스케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응원하는 사이다. 일본에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프로덕션 디자이너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이하준에게 촬영 감독 야마다가 먼저 다가가 함께 촬영 로케이션을 하며 거리를 좁혔다고 한다.

한일 협업 콘텐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한국 영화 ‘굿뉴스’에는 야마다 타카유키, 카사마츠 쇼 등 일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서사에 힘을 실었다.

[쿠팡플레이 제공]
[쿠팡플레이 제공]

비슷한 로맨스 장르로는 지난해 쿠팡플레이가 공개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있다. 해당 작품은 소설이 원작으로 한국과 일본 제작사가 함께 만들고, 이세영, 홍종현, 사카구치 켄타로, 나카무라 안 등 한일 배우가 나란히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하고, 일본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 나카무라 마사루 작가가 각각 연출과 각본을 맡은 정해인 주연 디즈니플러스 ‘커넥트’도 한일 합작에 해당한다.

글로벌 플랫폼으로 협업의 문이 더 열려있는 OTT다. <로맨틱 어나니머스>에 이어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로드>가 한일 합작으로 출격을 준비 중이다.

만화 ‘푸른 길’에서 출발한 ‘로드’는 도쿄와 서울에서 사지가 뒤틀린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드라마로, 살인 사건을 뒤쫓는 두 형사 이야기다. 한준희 감독이 진두지휘한 이 작품에서 일본 배우 나가야마 에이타가 주인공 일본 경찰 역을 맡았고, 함께 극을 이끄는 한국 경찰로는 손석구가 낙점됐다.

전문 초콜릿 감수에 재탄생한 OST ‘고백’까지…섬세한 연출로 일궈낸 웰메이드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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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어나니머스>를 본 시청자들 사이에선 OST에 대한 칭찬이 다수다.

“용기를 내야 해”라는 가사로 슬픈 짝사랑이 아닌, 설렘과 희망이 가득한 분위기로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온 박혜경의 노래 ‘고백’이 그 주인공.

해당 곡은 소스케와 하나의 첫사랑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이에 제작진은 ‘고백’을 주제곡으로 선정하고 일본어 가사를 새롭게 입혔다. 편곡은 음악감독 달파란이 맡아 원곡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가창은 청아한 음색을 지닌 르세라핌(LE SSERAFIM)의 김채원이 했으며, 그의 목소리로 아련함과 설렘이 더해졌다.

지난달 19일 부산국제영화제 온스크린 섹션 상영작 넷플릭스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 GV 현장에서 츠키카와 쇼 감독(왼쪽부터), 배우 오구리 슌, 한효주. 김민지 기자
지난달 19일 부산국제영화제 온스크린 섹션 상영작 넷플릭스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 GV 현장에서 츠키카와 쇼 감독(왼쪽부터), 배우 오구리 슌, 한효주. 김민지 기자

수려한 영상미로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지난 9월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온스크린 초청작으로 발탁돼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 온스크린 초청작 기준에는 다음이 궁금해지는 스토리와, 스크린으로 봤을 때 가치가 더해지는 영상미가 중요한데, 이를 모두 갖춘 작품으로 선정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작품의 초콜릿 제조 장면이 주목받는다. 각 에피소드 부제가 극의 중심인 초콜릿 전문점 ‘르 소베르’ 에서 판매하는 초콜릿의 명칭이고 오프닝 시퀀스 역시 각 초콜릿의 제조 과정을 담아 매 회차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저절로 초콜릿이 먹고 싶어지는 섬세한 연출이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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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쇼콜라티에 설정에 걸맞게 해당 작품에는 ‘전문 초콜릿 감수’ 과정이 필수였다. 이는 ‘쇼콜라티에 가와지’의 셰프 쇼콜라티에 가와지 사토미가 맡았다. 100% 순수 카카오에 철저히 집착한 맛을 재현했다고.

나아가 이야기의 주요 무대가 되는 ‘르 소베르’ 외관도 주목받는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외관을 요코하마의 역사적 건축물로 삼고, 내부는 토호 스튜디오에 대규모 세트를 설치하는 결정을 내렸다.

도시 속 세련된 초콜릿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도쿄와는 조금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의 유럽풍 건축물을 표현했는데, 묘하게 따뜻한 이 질감은 하나가 사는 방, 히로가 운영하는 재즈 바 등의 풍경에도 일치한 톤으로 이어진다.

눈과 귀가 즐거운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다 보면, 작품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특별 출연 배우들의 정체도 알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한국과 일본 시청자들도 이에 화답했다. 공개 직후인 지난 18일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일본 넷플릭스 1위에 올랐으며 한국에서는 4위를 기록 중이다.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넷플릭스 TV쇼 부문에 9위로 데뷔한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19일 7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다.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