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리메이크작 ‘오세이사’·‘만약에 우리’ 연말 극장가 나란히 개봉
검증된 멜로, 한국적으로 재해석
“국가와 시대를 막론한 보편적 감정”
[헤럴드뮤즈=이미지 기자] 한국영화 시장에서 메말랐던 멜로가 리메이크를 통해 부활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일 멜로 두 편이 연말 극장가에 출격한다.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와 ‘만약에 우리’가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 모두 한국 오리지널이 아닌 일본 소설과 중국 영화 원작이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주토피아 2’, ‘아바타: 불과 재’ 등 글로벌 대작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들이 멜로 열풍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헤럴드뮤즈에 “멜로 장르는 국가나 시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보편적인 감정을 다루기에 다양한 리메이크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배우가 연기하든, 어떤 언어로 표현되든 공감할 수 있는 정서가 존재한다”라고 부연했다.
리스크 줄이고 감성 살린 리메이크
배우들이 멜로에 대한 갈증을 늘 토로하지만, 현실적으로 멜로 장르가 제작되기는 쉽지 않다. 투자 시장이 흥행이 보증된 장르를 선호하면서 멜로는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편이다.
멜로 장르의 수요층이 크지 않은 현실 속에서, 검증된 원작을 바탕으로 한 리메이크는 비교적 안전한 선택이 되고 있다.
앞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청설’,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해외 멜로 리메이크작들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기존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한국에서도 큰 흥행을 거뒀고, 이후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권 영화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리메이크 작업도 예전보다 수월해졌다”라며 “같은 지역권에 속해 있고 감성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많아 리메이크에도 용이한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매일 하루의 기억을 잃는 서윤(신시아)과 매일 그녀의 기억을 채워주는 재원(추영우)이 서로를 지키며 기억해가는 청춘 멜로. 전 세계 누적 판매 130만 부를 기록한 이치조 미사키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 ‘옥씨부인전’, ‘중증외상센터’ 등을 통해 대세 청춘 배우로 자리매김한 추영우와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 ‘파과’ 등 장르물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신시아가 싱그럽고 아련한 청춘 케미를 완성했다.
데뷔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2024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과 2025년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김혜영 감독이 연출을 맡아 원작의 감성을 한국적 정서로 새롭게 풀어냈다. 가족과 꿈에 대한 갈등 부분은 축소하고 사랑과 우정에 초점을 맞췄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일본 영화 역시 국내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어 배우, 장소 등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리메이크한 ‘만약에 우리’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와 정원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펼쳐보는 현실공감연애. 구교환, 문가영이 밀도 높은 호흡으로 20대 청춘 시절의 찬란했던 순간과 10년 후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의 감정 변화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도영 감독이 다시 한번 섬세한 감정선을 이끌어냈다.
‘만약에 우리’ 관계자는 “원작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었던 만큼, 이를 로컬라이징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자신했다.
외화 강세 속 연말 흥행 정조준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에 이어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까지 흥행세를 이어가며, 한국 영화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여름 5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좀비딸’ 이후 흥행에 성공한 한국영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연말에 어울리는 멜로 두 편이 나란히 개봉을 앞두고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연초 개봉한 ‘청설’,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해외 멜로 리메이크 영화들이 안정적인 관객층과 흥행 성과를 보였다”라며 “이 같은 흐름이 이번 영화의 연말 개봉 시기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이런 감성의 멜로는 여름보다는 겨울과 더 어울리는 분위기가 있어 시즌적 특성도 개봉 결정에 영향을 줬다”라고 덧붙였다.
‘만약에 우리’ 관계자는 “지나간 인연의 기억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연말과 잘 어울릴 것 같다”라며 “관객들 역시 잠시 묻어두었던 지난 추억을 돌아보고, 마음 한켠에 남아 있던 감정을 정리하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다만 원작 팬덤이 탄탄한 만큼, 그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도 따른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만약에 우리’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청설’, ‘말할 수 없는 비밀’ 등의 뒤를 이어 입소문을 타며 ‘주토피아 2’, ‘아바타: 불과 재’의 견고한 흥행세를 뚫고 한국 멜로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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