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슈가’, 기부로 영화의 선한 취지 잇다
‘착한 소비’, 문화 참여의 새로운 방식 되다
“영화 보면서 더 나은 세상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착한 소비’의 가치”
[헤럴드뮤즈=이미지 기자] 영화계에서도 ‘착한 소비’를 실천하려는 관객들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좋은 일을 하는 가게에 ‘돈쭐(돈+혼쭐)’을 내주는 문화가 확산된 가운데, 영화계에서도 이른바 ‘영화판 돈쭐’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미담이 전해진 가게를 찾아가 구매로 응원하듯, 선한 가치와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관람으로 응원하는 관객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24년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영화 ‘소방관’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그 바통을 ‘슈가’가 이어받는다.
‘슈가’ 관계자는 “관객들의 티켓 한 장 한 장이 모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착한 소비’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밝혔다.
곽도원 리스크도 이긴 진정성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
팬데믹으로 극장가가 위기를 맞은 것은 물론,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 운전 논란으로 인해 크랭크업 후 4년 만에 어렵게 개봉했다. 곽경택 감독은 곽도원 분량을 편집하지 않는 정면 돌파를 선택하며, 영화의 진정성으로 관객들을 설득하기로 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곽경택 감독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의 형이라는 이유로 일시적인 불매운동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영화의 진심과 ‘119원 기부 챌린지’가 더해지며 결국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119원 기부 챌린지’는 유료 관람한 관객 1인 티켓 금액당 119원을 대한민국 소방관 장비 및 처우 개선을 위해 현금 기부를 하는 챌린지로, 385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참여해 흥행과 의미를 동시에 잡았다.
특히 이 챌린지는 2025년 제33회 한국PR대상에서 엔터테인먼트·영화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사회적 선순환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국PR대상 측은 “‘소방관’은 단순한 극장 개봉을 넘어,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119 기부 챌린지’ 홍보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선순환을 이끌어냈다”라며 “유료 관람 티켓 한 장당 119원을 소방관 복지 향상을 위한 기부금으로 적립해 총 4억 5000만 원의 기부금을 조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들의 자발적인 참여, 언론 및 매체 홍보, 바이럴 콘텐츠 확산, 옥외 광고 캠페인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며 높은 공감대를 형성했고, 공익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영화계 최초의 한국PR대상 수상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라고 덧붙였다.
‘소방관’ 관계자는 “소방관을 위해 4억 5000만 원의 기부금이 조성된 만큼, ‘119 기부 챌린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라며 “이런 ‘착한 소비’의 확산은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어지는 흐름이라,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본다”라고 전했다.
스크린에 머무는 온기, 관객의 연대가 만든 ‘롱런’의 마법
‘슈가’ 역시 선한 영향력을 잇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슈가’는 1형 당뇨병 판정을 받은 어린 아들을 위해 법과 규제의 장벽을 넘어 직접 의료기기를 만들어낸 엄마 ‘미라’의 뜨거운 사랑과 성장을 담은 휴먼 실화 드라마.
1형 당뇨병 판정을 받은 아들을 위해 직접 의료기기를 제작하며 법과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낸 김미영 대표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이에 ‘슈가’ 측은 수익금의 일부를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번 기부는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를 실천으로 확장한 사례로, 전달된 기부금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우들의 치료비 지원 및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 등에 사용된다.
더욱이 ‘슈가’는 인도네시아,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등 아시아 주요 10여 개국에 판매돼 기부의 영향력에도 힘을 더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상영관을 대관해 관객들을 초청하는 ‘슈가 미라클 상영회’ 릴레이가 진행된다. ‘슈가 미라클 상영회’ 릴레이는 영화가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와 사회적 가치에 공감한 명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프로젝트다.
이들은 사비를 들여 상영관을 대관하고, 아직 영화를 관람하지 못한 관객들에게 무료 관람의 기회를 제공한다.
착한 영화가 극장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모인 응원의 마음이, 영화의 선한 영향력을 한층 넓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OTT 시장 확대로 관람 패턴이 달라진 요즘, ‘착한 소비’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문화 참여의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로 세상을 바꾸려는 관객의 마음이 이제 영화관에서도 조용하지만 확실히 빛나고 있다. 그 마음들이 모여 ‘좋은 영화가 세상을 조금 바꾼다’는 믿음이 현실이 되는 중이다.
‘슈가’가 ‘소방관’에 이어 또 하나의 선한 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따뜻한 연대의 물결이 한국 영화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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