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뮤즈=김나율 기자]배우 정이찬은 임성한의 뮤즈가 쉽게 된 게 아니었다.
TV조선 ‘닥터신’(극본 피비/연출 이승훈)이 지난 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닥터신’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천재 의사와 하루아침에 뇌가 망가져 영혼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메디컬 스릴러 드라마로, 정이찬은 극 중 뇌체인지 수술에 천재적인 의사 신주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헤럴드스퀘어에서 헤럴드뮤즈와 만난 정이찬은 “아쉬움이 정말 크다. ‘닥터신’ 촬영 현장은 가족 같았고, 다들 저를 막내처럼 대해주셨다. 두 달 전쯤 마지막 촬영을 바닷가에서 했는데, 꽃을 바다에 던지는 장면이었다. 바다가 너무 예쁘고 슬프더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정이찬은 ‘닥터신’ 오디션을 통해 신주신 역에 발탁됐다. 다른 배우들과 달리, 정이찬은 신주신 대사만 읽어보고 주인공이 됐다. “다른 배우들은 하용중, 신주신 대사 등을 읽었다. 저는 신주신 대사만 했다. 작가님께서 캐스팅한 이유는 말씀해 주시지 않았지만, 감독님께서 얼굴과 목소리에서 보인 차가움을 작가님이 마음에 들어 하신 것 같다고 하시더라. 오디션을 볼 때도 더 드라이하고 차갑고 냉정하게 하도록 디렉팅 받았다.”
오디션을 붙은 데는 정이찬만의 노력도 있었다. 신주신 역할을 위해 의사 가운을 준비해 간 것은 물론, 헤어 피스까지 붙였단다. “작가님께서 대본을 쓰실 때부터 신주신은 장발이라고 하셨다. 샵에서 헤어 피스를 붙이고 갔다. 극 초중반 때는 헤어 피스를 엄청 많이 붙였다.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는 헤어 피스를 떼고 제 머리로 연기했다. 감독님께서 머리를 자르지 말아 달라고 하셨다. 장발이라 임팩트가 살기도 하고, 자기만의 세상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이른바 ‘임성한 월드’에 입성한 정이찬은 “‘임성한 월드’엔 계보 같은 게 있다. 선이 굵고, 중저음의 목소리에 진중하면서도 비밀스러운 이미지가 있다”며 “작가님께서 따로 제게 A4 용지에 타이핑한 걸 주셨다. 그걸 휴대전화 잠금화면으로 설정했다. 신주신과 관련해 질문을 드리면,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게 유도해주신다. 제게 힘을 항상 주지 말고, 어느 정상의 경지에 오른 사람처럼 힘을 뺄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상대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여유를 가지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닥터신’의 뇌 체인지 수술은 다소 파격적인 설정이었다. 정이찬은 “작가님의 작품은 충격적인 장면이 많지 않았나. 뇌를 바꾸는 의사에 관한 이야기인 데다가, 그 의사가 저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나 작가님의 대본을 읽어보면, 정말 섬세한 포인트가 많다. 신주신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할 법한 선택이다. 물론 파격적인 선택이지만, 막장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첫 의사 역할이라 따로 공부했다는 정이찬. 의사 역할 뿐만 아니라, 20대이지만 30대 중반 역할을 소화해 내기도 했다. “올해 27살”이라며 “목소리나 머리가 주는 느낌이 있다. 처음 배우끼리 자기소개할 때 ‘00년생’이라고 소개했는데, 다들 수긍했다. 이후 나이 차이에 관한 얘기가 배우들 사이에서 나온 적 있는데, 다들 제 나이를 듣고 놀라더라. 당시 00년생이 아닌, 90년생으로 알아들은 거다. 그러나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뮤: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nayu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