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예능 ‘연애실험실’ 이진주PD 인터뷰

화려하고 자극적인 장면 이면에 ‘사랑의 본질’에 집중한 요즘 연프

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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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뜨거운 여름, 자극적인 도파민 처방도 한계에 다다랐다. 온갖 매운맛으로 무장했던 연애 프로그램(이하 연프) 시장이 최근 슴슴하지만 중독성 있는 평양냉면과 같은 ‘순한 맛’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환승연애’, ‘솔로지옥’, ‘돌싱글즈’ 등 얽히고설킨 다각 관계와 매운맛 갈등에 피로감을 느낀 시청자들이 오롯이 ‘두 사람’의 감정과 진정성에 집중하는 콘텐츠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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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자극적, 알맹이는 ‘대화’

최근 연프 트렌드는 겉보기엔 매워 보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지독할 정도로 담백한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환승연애’의 이진주 PD가 선보인 넷플릭스 예능 ‘연애실험실’이 대표적이다. 첫 만남에 침대에 눕는 ‘침대 소개팅’, 외부와 차단된 ‘고립 연애’ 등 자극적인 설정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정작 알맹이는 인간 대 인간의 깊이 있는 ‘대화’다.

이진주 PD는 헤럴드뮤즈와의 인터뷰에서 “초반에는 자극적인 설정을 통한 비주얼적 재미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3박 4일간 출연자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극보다는 그들의 진심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밝혔다. 억지 플러팅과 신경전 대신, 감정의 본질에 집중하는 법을 택한 것이다.

연애실험실 포스터, 이진주PD/넷플릭스, 헤럴드뮤즈DB
연애실험실 포스터, 이진주PD/넷플릭스, 헤럴드뮤즈DB

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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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때때때’의 <72시간 소개팅> 역시 이런 ‘순정 트렌드’의 정점을 보여준다. 단 3일간 해외에서 오직 대화로만 서로의 삶을 공유하는 이 프로그램은 오락적 장치를 철저히 배제했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묵직한 호흡과 연출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여기서 탄생한 실제 커플의 서사에 대중은 열광했다.

때때때 유튜브 캡처
때때때 유튜브 캡처

결국 핵심은 ‘진정성’과 ‘보편성’

제작진마저 몰입하게 만드는 요즘 연프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이진주 PD는 이를 “리얼리티의 정수”라고 정의한다.

그는 “요즘 시청자들은 출연자의 ‘진정성’을 최우선으로 둔다. 극단적인 설정보다 진짜 사랑에 빠진 이들의 내적 갈등에 더 크게 공감한다”며,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람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진짜 모습을 꺼내놓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때때때 유튜브 캡처
때때때 유튜브 캡처

결국 대중이 연프에 몰입하는 건 ‘지금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보편적 공감대 때문이다. 이 PD는 연프 흥행의 치트키인 출연진 선정 기준에 대해 “제작진이 진짜 친구가 되고 싶고, 또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싶은 매력적인 사람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귀띔했다.

‘연프 대가’로 통하는 이진주 PD에게 연애 프로그램은 단순한 매칭쇼가 아니다. ‘사랑’을 베이스캠프 삼아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거대한 실험실이다. 범람하는 숏폼 컨텐츠와 함께 터진 도파민 중독의 시대, 역설적이게도 ‘가장 순수한 진심’이 연프에서 다시 통하고 있다.